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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퓨쳐'는 전문가들의 자발적인모임인 '지속가능한우리사회를위한온라인포럼'이 현 사회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기 위해 '굿모닝충청'과 '오마이뉴스'를 통해 우리사회와 대화하는 창구입니다.[기자말]

 Solar power plant
 Solar power plant
ⓒ zburival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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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이라는 용어는 다양한 정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에너지전환은 공급 및 소비와 관련된 에너지 시스템의 중요한 구조적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 정의에 따르면, 에너지전환은 단순히 연료를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에너지시스템 전체의 구조적 변화를 포함합니다. 하지만 연료전환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의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두 번의 중요한 에너지전환을 경험했습니다. 첫 번째 전환은 19세기에 바이오매스에서 석탄으로의 전환이었으며, 이는 산업혁명을 촉진해 생산성의 급격한 향상과 도시화를 가져왔습니다. 두 번째는 20세기에 석탄에서 오일 및 가스로의 전환이었으며, 이는 대규모 자동차 산업과 글로벌 경제의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세 번째 에너지전환, 즉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주로 태양광 및 풍력)로의 전환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석탄이 상업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후,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는 데 약 100년이 걸렸습니다. 비슷하게, 오일과 가스가 등장한 이후에도 전체 에너지의 50%를 차지하는 데 약 100년이 소요됐습니다. 이러한 패턴을 고려할 때, 20세기 후반에 등장한 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소비의 50%를 차지하는 시점은 21세기 후반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원자력은 에너지전환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재생에너지가 아닌 다른 에너지원이 에너지전환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없을까요? 20세기에 도입된 또 다른 에너지원으로는 원자력이 있습니다. 원자력은 1950년대부터 상업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으나, 그 성장세는 여러 가지 이유로 제한적이었습니다. 안정성 문제와 고비용 구조가 그 주요 원인입니다.

그 결과, 원자력은 2001년 세계 에너지 소비의 6.71%를 차지했으나, 2022년에는 그 비중이 3.99%로 줄어들었습니다. 2023년 UAE에서 열린 COP28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25개국이 2050년까지 원자력의 비중을 현재의 3배로 확대(Declaration to Triple Nuclear Energy by 2050)하는 데 동의했지만, 이 목표가 달성되더라도 2050년에는 전체 에너지의 10% 이하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원자력이 에너지전환의 중심이 될 가능성은 아주 낮습니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그 가능성과 함께 이미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는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세계 전력 생산 증가분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은 이 기간 동안 전력 생산량이 각각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2023년 글로벌 재생에너지 투자 규모는 약 1.7조 달러에 이르러, 화석연료 투자 규모를 처음으로 앞질렀습니다. 이러한 통계는 재생에너지가 향후 에너지전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COP28에서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현재의 3배 이상으로 증가시키겠다는 'Global Renewables and Energy Efficiency Pledge'에 133개국이 서명했습니다.

국가의 안정적 미래를 위한 필수적 조치는

하지만 현 정부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보다 원자력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원자력 기술이 상대적으로 성숙돼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화와 재생에너지의 급속한 성장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전략일 수 있습니다. 원자력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장기적으로 에너지전환에서 뒤처질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2023년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액은 약 1703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이중에서도 원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비중이 상당히 컸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에 약 862억 달러를 지출했으며, 이는 전체 에너지 수입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러한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우리나라의 에너지안보를 위협할 수 있으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에 따라 경제적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자국 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따라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함으로써 에너지 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것이 국가의 안정적인 미래를 위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에너지전환의 첫걸음은 재생에너지가 주도하는 에너지 체계로의 변화를 인정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데서 시작돼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아직 세번째 에너지전환의 첫걸음도 제대로 떼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앞으로 몇십 년간 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이때 기술혁신, 에너지저장 기술의 발전 그리고 국제 협력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한국은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기술개발과 인프라 확충에 집중해 지속가능한 에너지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정부와 기업은 협력하여 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이를 통해 경제적, 환경적 안보를 동시에 달성하는 길을 열어야 합니다.

에너지전환은 근본적인 에너지시스템의 혁신을 요구합니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에너지전환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그 변화의 시작점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신속하고 과감한 정책적 결단, 예를 들어 재생에너지 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와 관련 법제 정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대경씨는 컨설턴트로 아시아개발은행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전환#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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