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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 진포해양테마공원 위봉함
 군산 진포해양테마공원 위봉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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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지나고 9월 하순으로 접어드는 주말, 금강이 서해로 흘러드는 항구 도시 군산으로 가족 여행에 나섰다. 일제 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간직한 근대문화 유산의 도시 군산에서, 고려를 노략질하던 왜구를 크게 물리친 역사적 유적지에 세워진 진포해양테마공원을 첫 여행 목적지로 잡았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보다 진취적이고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는 여행지를 먼저 찾아보고 싶었다.

금강 하굿둑이 바라보이는 가까운 위치에 장항선 철도가 출발하는 군산역이 자리했다. 군산역에서 5km 거리에 있는 군산항 내항의 진포해양테마공원을 찾아갔다.

군산항의 부잔교(뜬다리)들 옆에 있는 진포해양테마공원은 고려 말에 창궐했던 왜구의 기세를 꺾은 계기가 된 진포대첩(1380년 8월)의 역사적 현장이다. 공원에는 상륙장갑차, 공군기, 탱크, 자주포와 해양경비정 등이 전시되어 위용을 드러내고 있고, 퇴역한 4,200t급 대형 수송함인 위봉함이 정박해 있다. 이 위봉함은 진포대첩 역사 문화 체험의 좋은 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진포대첩 최무선 장군 조형물
 진포대첩 최무선 장군 조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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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어귀에 우리나라 바다에서 역사적 활동을 펼친 인물들인 장보고, 최무선과 이순신 장군의 갑옷을 입고 큰 칼을 움켜쥔 조형물이 당당히 서서 관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장보고(張保皐, ?~846) 장군은 동아시아 바다를 누비던 신라의 장수였다. 남해에 청해진을 설치하여 동아시아 바다를 장악하고 국제 무역을 주도했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그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 있을 만큼 국제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최무선(崔茂宣, 1325~1395) 장군은 고려 후기 1377년에 화통도감을 설치, 화포를 제조한 발명가였다. 최무선은 1380년 금강 하구 진포대첩에서 고려의 전함에 화약과 화포를 싣고 왜구의 함선을 공격하여 대승을 거두었다.

이순신(李舜臣, 1545~1598) 장군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7년을 거치며 27전 27승의 전설적인 불굴의 명장이다. 옥포해전을 첫 승리로 하여, 사천포 해전부터 거북선을 활용하였고, 한산도 대첩을 이루었으며, 정유재란 중에는 12척 전함으로 133척 왜선을 격파한 명량 대첩을 이루었다.

 진포대첩 역사 전시실
 진포대첩 역사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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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테마공원의 중심 시설인 위봉함으로 들어섰다. 선실 1층은 '최무선과 함께하는 군산역사 여행'을 주제로 체험관의 동선이 구성되었다. 역사 속에서 최무선 장군을 만나고, 진포대첩 승리의 과정을 살펴보며, 4D 영상관을 체험하고, 여러 전시실을 둘러볼 수 있다.

전시실에서 먼저 군산항의 역사를 살펴보았다. 군산에는 고려 시대에 개성으로 세곡을 운반하는 진성창이 있었다. 조선 시대에는 군산창이 설치되어서 옥구, 전주, 진안, 장수, 금구, 태인, 임실 등 여러 고을에서 세곡이 이곳으로 모여서 조운선에 실어 한양으로 운송하였다.

 우리나라 선박의 발달사 전시 모형
 우리나라 선박의 발달사 전시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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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무선 장군의 활약을 화약(火藥, Gun poder), 함선(艦船, Battle ship)과 주화(走火, Running Fire)의 세 가지로 핵심 잡아 설명하여 이해가 쉬웠다. 최무선 장군은 우리나라 최초로 화약 제조 시작하였고, 해전의 개념을 바꾼 고려 수군의 원동력이 된 함선을 개량하였으며, 로켓 원리를 적용한 주화를 개발하여 고려 수군의 전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였다.

전시실에는 우리나라 화포의 발전 각종 화표의 실물이 전시되어 있었다.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별 배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게 배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바다 전투 처음으로 화포 활용하여 대승을 거둔 진포대첩의 역사적인 해전 전투 과정을 실감 나게 묘사한 그림과 모형들이 잘 전시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전함의 발달사 전시 모형
 우리나라 전함의 발달사 전시 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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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포대첩의 대승은 황산대첩(1380년 9월)에서 이성계 장군이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으로 나서는 계기가 되었다. 고려 말과 조선 초의 문신이었던 권근(權近, 1352~1409)이 진포에서 왜구의 함선 500여 척을 깨뜨린 진포대첩의 주역인 최무선 장군을 축하하여 쓴 한시가 전시되어 있어서 천천히 읽어보았다.

최무선 장군은 100여 척의 개량된 고려군 함선에 화약을 싣고 주화를 장전하여 화포 공격으로 금강 하구에서 왜구를 격멸하였다. 권근의 한시는 최무선 장군의 화포 공격 전술이 '신의 한 수'였다는 예찬이었다.

님의 재략이 때맞춰 내어나니
30년 왜란이 하루 만에 평정되도다
바람 실은 전선은 새들도 못 따라가고
화차(火車)는 우레 소리를 울리며 진(陣)을 독촉하네
주유(周瑜)가 갈대숲에 불 놓은 것이야 우스갯거리일 뿐이고
한신(韓信)이 배다리 만들어 건넜다는 이야기야 자랑거리가 될까 보냐
이제 공의 업적은 만세에 전해지고
능연각(凌煙閣)에 초상화 걸려 공경 가운데 으뜸일세
공의 화약무기 제조는 하늘의 도움이니
한번 바다 싸움에 흉포한 무리 쓸어버리네
하늘에 뻗치던 도적의 기세 연기와 함께 사라지고
세상을 덮은 공과 이름은 해와 더불어 영원하리

 진포해양테마공원 홍보 만화 영상
 진포해양테마공원 홍보 만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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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포대첩의 홍보 영상관에서 애니메이션 만화 영상을 시청하였다. 상영 시간 8분 분량의 영상은 제목이 '바다의 영웅'이었다. 이 영상은 진포해양테마공원의 군 장비를 주인공으로 고려 시대 군산에서 있었던 진포대첩 과정과 최무선 장군의 과학 정신과 화약 무기 개발 등을 어린이 눈높이고 알기 쉽게 만화 영상으로 제작하여 상영하고 있다. 영상이 종료되면 5분 휴식 후 다시 상영을 시작한다.

위봉함 선실 2층에는 해군 함정 병영 생활 공간이 공개되어 있다. '해군 체험'을 주제로 병영 생활을 체험할 수 있으며, 위봉함 이야기와 우리나라 해군의 위상과 미래 비전을 알리는 공간이 들어서 있다.

군산 내항의 진포해양테마공원은 고려말 최무선 장군이 최초로 화포를 활용하여 왜구를 물리친 진포대첩을 기념하며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 체험학습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의미 깊은 관광지이다. 이 공원에서는 어린이들이 앞장서서 목표물을 정하고, 관광객들은 어린이를 배려하는 체험학습이 가능한 눈높이 관광지이다.

진포대첩의 전투 현장이었던 금강 하구와 서해를 바라보며, 근대문화 유산의 도시 군산에서 올바른 역사의식 확립과 자긍심을 고취하는 여행의 첫 관광지로 선택한 진포해양테마공원의 탐방은 그 가치와 의미가 충분하였다.

당당한 승전 장소에서 근대문화 도시 여행을 출발하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진포해양테마공원 앞에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의 큰 건물이 보이고, 근대문화 중심도시 군산의 1930년대 시간여행 목적지가 펼쳐져 있었다.

 한눈에 보는 진포대첩
 한눈에 보는 진포대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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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진포해양테마공원#진포대첩#최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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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입니다. 향토의 역사 문화 자연에서 사실을 확인하여 새롭게 인식하고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여행의 풍경에 이야기를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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