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서 구의원에 당선된 후 유령회사를 설립해 불법 수의계약을 맺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태숙 대구 중구의회 의장이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으로부터 제명됐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7일 윤리위원회 회의를 열어 배태숙 의장에 대해 만장일치로 제명 의결했다.
신봉기 윤리위원장은 "선출직 공직자로서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함에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민심을 이탈하게 한 사유가 명백하다"며 결정 이유를 밝혔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배 의장에 대한 제명을 의결함에 따라 시당 운영위가 과반수 이상 출석해 과반수 이상 동의하게 되면 제명이 확정된다.
배 의장은 징계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중앙당 윤리위원회에 이의 신청을 할 수 힜다.
비례대표인 배 의장은 자신이 스스로 탈당하지 않고 제명을 당하더라도 의원직은 유지하게 된다.
배 위원장은 소명서를 통해 "당시에 잘 몰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했지만 윤리위에 참석하지 않고 전날 5박7일 일정으로 호주로 공무국외출장을 떠났다.
앞서 경찰은 배 의장이 유령회사를 설립해 중구청과 8건의 불법 수의계약을 체결하고 168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실제로는 북구에 거주하면서 중구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 사무실에 거주하는 것처럼 신고해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배 의장을 위계공무집행방해,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재판에 넘겼다.
배 의장이 전날 호주로 해외연수를 떠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방문 장소 8곳 중 현지 관계자와의 만남이 예정된 곳은 2곳 뿐이어서 '외유성' 논란이 일기 때문이다.
호주 연수에는 배 의장과 김효린 부의장, 임태훈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 3명과 중구의회 사무처 직원 3명 등 6명이다.
이들은 지난 7월 중구 동성로가 관광특구로 지정된 것과 관련 동성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호주 도심지를 탐방하고 우수 관광사례를 벤치마킹한다는 목적을 밝혔다.
방문 장소는 바랑가루, 패딩톤 레저부아 공원, 블루마운틴 국립공원, 록스거리, 호주 현대미술관, 트랜짓몰·피트스트리트몰, 블랙타운 시의회, 오페라하우스 등 8곳이다.
하지만 현지 기관 관계자들과의 미팅은 트랜짓몰·피트스트리트몰과 블랙타운 시의회 2곳 뿐이다.
이들과 함께 당초 일본 오사카 해외연수가 예정돼 있던 김동현·김오성·안재철 의원은 공무국외출장 심사에서 현지 기관과 만나 정보를 얻는 것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지난달 2일 열린 중구의회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한 위원은 "호주 시드니나 오사카는 유튜브에 자료들이 워낙 많이 있어서 국외출장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도 현지 상황이나 이런 걸 충분히 알 수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또 다른 위원은 "유명한 관광지를 둘러볼 게 아니라 시나 의회에서 어떤 지원들을 하고 있고 어떤 정책들을 했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되는 것 아니냐"며 "그런 기회가 너무 적고 목적에 부합하는 일정도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국민의힘이 배 의장을 제명 결정한 것은 당연한 것으로 만시지탄"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외유성 국외출장을 간다는 것은 염치가 없는 짓이다. 당장 의원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