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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클럽 정치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그 중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예비후보 팬클럽인 'MB연대'와 '박사모'의 활약이 눈에 띈다. 저마다 지난 2002년 '무명'의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이끈 '노사모 신화'를 우리가 잇는다는 각오다. 과거 노사모는 대선을 '정치인들만의 잔치'에서 '시민들의 축제'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2007년, 이들은 무엇을 향해 뛰는가. <오마이뉴스>는 MB연대 박명환 대표와 박사모 정광용 회장을 만나 두 정치인 팬클럽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 MB연대가 지난 19일 대전에서 열린 한나라당 정책토론회에 앞서 공작정치를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지난 18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의 연합 팬클럽인 'MB연대' 박명환 대표는 모든 회원들에게 긴급 이메일을 보냈다. 다음날 대전에서 열리는 한나라당 정책토론회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리고 행사 당일 토론회장인 대전 평송청소년수련원에 MB연대 회원 20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최근 청와대와 범여권이 이 후보의 도덕성 의혹을 제기하는 등 공세를 퍼붓고 있는 것과 관련 '노무현 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다.

'민경이(민생경제 이명박)를 지켜내자'란 부제로 열린 규탄대회에서 MB연대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으로부터 '공작정치 3인방'으로 지목된 김대업씨, 설훈 전 의원, 전갑길 전 의원의 모습으로 분장한 사람 3명에게 '칼'을 씌우는 퍼포먼스를 했다.

출범 8개월만에 회원 6만5천명 넘어

지난달 29일 한나라당 정책비전대회가 시작된 이후 박 후보가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바싹 좁혀 오면서 MB연대 측은 잔뜩 긴장을 하고 있다. 19일 토론회에서 앞서 이례적으로 열린 규탄대회는 MB연대의 이 같은 '다급함'을 반영한다.

MB연대는 20일에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촛불집회를 열고 이 후보를 겨냥한 청와대와 범여권의 공세를 규탄했다. MB연대가 순수한 정치인 팬클럽이면서 이처럼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일 수 있는 데는 그 규모에 힘입은 바가 크다.

MB연대는 박근혜 후보 지지자 모임인 '박사모'에 비해 연륜은 짧지만 최근 무섭게 기세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공식 출범 이후 8개월 만에 회원이 6만5000명을 넘겼다.

<오마이뉴스>는 이 팬클럽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명환 대표(변호사)를 20일 촛불집회 직후 만났다. 박 대표는 취재진과 인사를 하기 무섭게 청와대와 범여권의 검증공세를 공작정치로 규정하며 이에 대한 분노를 토해냈다.

"최근에 박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 일부에선 정책토론회 이후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하지만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네거티브 공세에 더 큰 영향이 있다. 노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고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해 노력해야 할 막중한 책무를 망각하고 사조직을 이용해 이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네거티브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지난 2002년 대선 때처럼 그저 앉아서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게 올해 대선을 맞이하는 MB연대 측의 각오다.

"노무현 정권은 공작정치의 원죄를 짓고 탄생한 정권이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여권은 정권연장을 위해 국가기관까지 동원해 가면서 이명박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 제2의 김대업이 나타난다면 MB연대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극심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노사모는 정치조직이지만 MB연대는 순수한 팬클럽"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김(정일)노(무현)박(근혜) 커넥션'에 대해서도 경우에 따라 박 후보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위조된 운하 보고서로 이명박 후보에게 공세를 펴고, 정부가 발표도 하기 전에 박캠프에서 이 문건의 내용을 공개하는 등 김노박 커넥션의 의혹을 의심하게 하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MB연대는 사건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으며 결론에 따라 박 대표에게도 책임을 물을 생각이다."

정치인 팬클럽의 '신화'로 여겨지는 노사모와도 분명한 선을 그었다. 노사모가 팬클럽을 넘어 하나의 정치조직이라면 MB연대는 순수한 팬클럽일 뿐이라는 것이다.

"노사모는 팬클럽이라기보다 하나의 정치조직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MB연대는 개별적 팬클럽의 특성이 살아 있으면서 이명박이라는 후보의 정치철학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빠돌이'문화에서 벗어나 나눔과 봉사의 순수한 팬클럽 정신을 소중히 지켜가는 자발적 모임이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 박명환 MB연대 대표
ⓒ 오마이뉴스 김연기
- 한나라당 정책비전대회 기간에 MB연대와 박사모의 장외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정책비전대회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왔나.
"MB연대는 기본적으로 박사모나 다른 정치인들 팬클럽과는 달리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40여개 팬클럽이 모여 연대를 이루고 있는 '특별한 조직'이다. MB연대 홈페이지를 통해 서로 활발히 소통하고 협력하면서도 작은 팬클럽들의 개별적 특성을 선명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앙의 지시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여타의 팬클럽들과는 뚜렷한 차이점이 있다."

- MB연대는 정책비전대회에 앞서 "선거를 축제로 만들겠다"고 했으나 막상 정책비전대회는 축제 분위기로 가지 못했다. 어디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나.
"세 번에 걸친 정책비전대회가 민생을 걱정하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대결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는데,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하여 열린우리당의 무책임한 의원들 그리고 일부 캠프의 사사로운 이익이 더해져 이명박 후보에 대한 무분별한 네거티브의 장으로 전락한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6만5000명의 MB연대 가족들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정책비전대회기간 동안 이명박 후보에 대한 뜨거운 성원을 보내며 즐거운 마음으로 토론에 임했다."

- 3번에 걸친 정책토론회 이후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간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었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MB연대 입장에서는 정책토론회가 두 후보간의 지지율 격차 축소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보나.
"이명박 후보는 최고 50%를 넘어서는 역사상 유례 없는 뜨거운 국민적 성원을 받은 후보다. 이런 정도의 지지율이라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약간의 지지율 조정은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다.

오히려 지지율 격차 축소는 정책토론회 자체보다 지금 안팎에서 벌어지고 있는 확인되지 않은 네거티브에 더 큰 영향이 있다고 본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네거티브의 내용들이 구체적 근거를 갖추지 못한 정치공작일 뿐이라 것이 밝혀지면 자연스럽게 지지율은 회복되리라 생각한다."

"이명박이 챙기지 못하는 부분 보완하자는 게 설립취지"

- MB연대의 뜻을 이명박 후보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하는가.
"CEO 출신의 이명박 후보는 기본적으로 좋은 정책과 의견에 대해서는 네 사람 내 사람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MB연대 회원들이 내놓은 좋은 정책이나 의견들이 캠프에 전달되기도 하고 이 후보를 만나는 현장에서 직접 전달하기도 한다. 사실 MB연대의 설립 취지는 정치인 이명박이 바빠서 챙기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자는 것이다. 이 후보의 다소 딱딱한 이미지를 풀어주기 위해 소외계층을 챙기는 봉사활동도 적극 제안하고 있다."

- MB연대 회원들이 최근 청와대와 범여권의 검증 공세와 관련해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비롯해 '노무현 정권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청와대와 여권의 검증 공세에 대한 입장은.
"노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고 공정한 선거 관리를 위해 노력해야 할 막중한 책무를 망각하고 사조직을 이용해 이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네거티브에 몰두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을 중단하고 공정 선거관리를 위한 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국민의 고충을 해결하라고 준 대통령의 권한을 정권연장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이 정권에서는 더는 인내의 한계를 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가기관까지 동원해서 야당 후보 죽이기에 나선 한심한 대통령의 모습에 많은 민경이(민생경제이명박지지자)들이 울분을 토하고 있다. 청와대 앞 1인 시위뿐만 아니라, 공작정치저지를 위한 범국민 투쟁을 22일을 비롯해 앞으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대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 검찰이 '이명박 산악회' 등 이명박 후보 사조직에 대해 압수수색 등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우에 따라 MB연대도 표적이 될 수 있는데, MB연대는 앞으로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우선 논란이 된 '희망세상21'은 MB연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단체다. 그러나 이런 압수수색이 지금 청와대와 노무현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이명박 후보 죽이기'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MB연대는 기본적으로 선거법을 철저히 준수해 가면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공격이 있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 대선이 다가오면서 청와대와 여권의 검증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노무현 정권은 공작정치의 원죄를 짓고 탄생한 정권이다. 무능한 정권에 실망한 국민들이 두 번 다시 속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여권은 정권연장을 위해 국가기관까지 동원해 가면서 이명박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 제2의 김대업이 나타난다면 MB연대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극심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 청와대와 여권 못지않게 박근혜 후보 팬클럽의 이명박 공격도 거센 상황이다. 여기에 대한 대응책은.
"경선이 치열해지면서 박사모가 이명박 후보에 대해 근거 없는 네거티브를 대대적으로 유포하고 있는데 MB연대는 네거티브 대응팀을 통해 악의적인 비방의 글을 선관위에 고발하여 삭제하고 있다. 우리는 오직 국민에게 정책으로 승부할 생각이지만 박사모가 펼친 네거티브가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것이 검증위원회의 결과를 통해 밝혀지면 반드시 그 책임을 공개적으로 물을 계획이다."

"박근혜 관련 자료, 검증위 결론 지켜본 뒤 공개여부 결정"

- 이명박 후보 캠프 일각에서는 '김(정일)노(무현)박(근혜) 커넥션'을 근거로 박 후보 측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한 MB연대의 입장은.
"정부가 위조된 운하 보고서로 이명박 후보에게 공세를 펴고, 정부가 발표도 하기 전에 박캠프에서 이 문건의 내용을 공개하는 등 김노박 커넥션의 의혹을 의심하게 하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박 후보가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부정한 거래를 했다면 이는 박 후보가 사퇴를 결심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MB연대는 사건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으며 결론에 따라 박 대표에게도 책임을 물을 생각이다."

- 박근혜 후보와 관련해서 MB연대 측에 제보가 많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사실 확인을 어느 정도 마쳤는가. 그리고 당 후보검증위에 제출한 자료 일부를 공개할 생각은 없는가.
"박근혜 후보는 국가로부터 '환수권고'를 받은 1조300억 규모의 정수 장학회를 비롯, 육영재단과 영남대학교, 부산일보 지분 100%, 서울 MBC 지분 10% 등 막대한 재산에 대해 아직 분명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잘 알다시피 박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아무런 생산활동을 하지 않고 살아 왔는데 기업인도 아닌 박 대표가 어떻게 이런 막대한 재산을 가지게 됐는지 의문이며, 어두운 시절 위계에 의해 재산을 강탈당한 피해자들의 제보가 넘쳐나서 다 정리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21일 한나라당 검증위에 이런 내용들을 일괄 접수시킬 예정이며, 자세한 내용은 검증위원회의 결론을 지켜보면서 공개를 결정하겠다."

- 언론에서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한 노사모와 MB연대를 자주 비교한다. 스스로 노사모와 MB연대를 비교해 본다면.
"노사모는 팬클럽이라기보다 하나의 정치조직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MB연대는 개별적 팬클럽의 특성이 살아 있으면서 이명박이라는 후보의 정치철학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노사모의 '빠돌이'문화에서 벗어나 나눔과 봉사의 순수한 팬클럽 정신을 소중히 지켜가는 자발적 모임이다.

박사모가 네거티브 선봉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일 때도 우리 MB연대는 충청도 청양에서 전국의 MB연대 회원들이 모여 이틀 동안 모내기와 고추 따기 등의 농촌 봉사 활동을 벌였다. 그래서 혹간에는 MB연대를 정치인 팬클럽이라기보다 하나의 봉사단체라고 보는 분들도 있다."

- 대선이 끝난 뒤 박 대표는 무엇을 할 생각인가?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고 이 나라를 위해 그분이 지도자가 반드시 되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뿐이다. 2007년 12월 19일 우리 회원들과 함께 축제의 잔을 든 후에는 나 자신이 돌아와야 할 변호사로서의 본직에 충실할 생각이다. 그리고 요즘 가정에 너무나 신경을 못써주어서 이후에는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다."

태그:#이명박, #대선, #검증, #MB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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