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팬클럽 정치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그 중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예비후보 팬클럽인 'MB연대'와 '박사모'의 활약이 눈에 띈다. 저마다 지난 2002년 '무명'의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이끈 '노사모 신화'를 우리가 잇는다는 각오다. 과거 노사모는 대선을 '정치인들만의 잔치'에서 '시민들의 축제'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2007년, 이들은 무엇을 향해 뛰는가. <오마이뉴스>는 박사모 정광용 회장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 박사모는 이명박 후보 지지자 모임인 'MB연대'에 비해 가입자 수는 적지만 긴 연륜을 바탕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4일 수원 당원 간담회에서 박사모 회원이 박근혜 후보에게 장미꽃을 전달하는 모습.
ⓒ 오마이뉴스 이종호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양빌딩 현관 앞.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의 팬클럽인 '박사모' 정광용 회장의 휴대폰 벨이 울렸다.

"다 따라잡았대요. 이젠 뒤집을 일만 남았네요."

전화를 끊고 나서 정 대표가 큰소리로 말했다.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와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4.4%p로 좁혀졌다는 소식을 막 전해들은 것.

정 회장은 이날 한나라당 후보 검증위에 이명박 후보와 관련한 검증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검증위 사무실이 있는 이 곳을 찾았다. 50여 건의 검증자료를 꼼꼼하게 정리하기 위해 정 회장은 사흘밤을 꼬박 세웠다. 몸은 녹초가 됐지만 지지율 상승 소식에 표정만은 밝았다.

박사모 위해 생업인 광고감독마저 포기

정 회장은 요즘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검증자료를 수집한 뒤 일일이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5만명에 달하는 박사모 회원들을 관리하려면 하루 24시간이 짧기만 하다. 그래서 생업(광고감독)마저 때려치우고 지금은 박사모에만 매달렸다.

박사모는 이명박 후보 지지자 모임인 'MB연대'에 비해 가입자 수는 적지만, 긴 연륜을 바탕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박 후보가 이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떨어진 터라, 팬클럽들 사이에서 만큼은 상대 측을 압도하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그 같은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일까. 최근 박 후보가 무섭게 기세를 올리면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근소한 차이로 좁혀졌다. 정 회장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박사모는 네거티브 공방은 하지 말자는 게 원칙입니다. 우리가 오늘 검증위에 제출한 자료도 전부 팩트(사실)에 근거한 것들이에요. 앞으로 당 검증위가 철저하게 사실을 가려내고 나면 지지율 역전도 멀지 않은 일이에요."

박사모는 현재 MB연대와 후보 검증을 놓고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이 이번 대선에 정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철저한 후보 검증을 통해 걸러진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 박사모의 신념이다.

"최태민 목사 의혹, 우리도 이미 검증했다"

그래서 최근 박사모의 후보 검증 공세를 네거티브 운동으로 몰아세우는 것에 대해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 후보뿐만 아니라 박 후보 역시 철저한 검증 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견이 없다.

"근거도 없고, 순전히 거짓말이 뻔한 '김노박', 이런 주장을 들고 나오는 것이 바로 네거티브다. 나도 이른바 '박근혜 X 파일'이라는 것을 들었다. 한 마디로 웃기는 것들이었다. 우리가 먼저 검증했다. 우리는 검증을 피할 생각이 추호도도 없다. 기왕이면 빨리 공개해 검증 받았으면 좋겠다."

범여권이 "이명박보단 박근혜가 (대선에서 이기기) 쉽다"는 식으로 박 후보를 깎아내리는 것에 대해선 "본선에서 붙어보면 알 것"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가장 무서운 상대를 폄하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어차피 이명박은 검증에서 쓰러질 것이라는 견해가 많지 않은가. 그러다보니, 박근혜 후보만 남게 되는데, 미리 '초치기' 하는 것이다. 잘 됐다. 쉬운 상대와 싸워보자. 범 여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

고 최태민 목사 관련 의혹이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박사모에서도 검증을 했지만 문제될 만한 사안이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후보가 약점이 없으니, 돌아가신 분을 들고 나오는 것인데, 돌아가신 분이야 말할 수 없으니까 그런 것 같다. 의혹을 제기하는 측도 웃긴다. 사기를 쳤다는데 사기 피해자는 한 사람도 없고, 횡령을 했다면서 처벌받은 적도 없다. 무슨 의혹이 이러냐. 우리도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검증했지만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은 없었다."

다음은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 정광용 박사모 대표. (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이명박 후보 측은 '김(정일)노(무현)박(근혜)' 커넥션 의혹을 문제삼으면서 검증공방에 대한 화살을 박 후보 쪽으로 돌리고 있다. 검증 공방을 이명박 후보에 대한 무분별한 네거티브로 몰아세우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네거티브의 원래 의미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근거없는 흑색선전, 비방, 이런 게 네거티브다. 사실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을 네거티브라고 주장하는 나라는 전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없다. 한 마디로 난센스이다.

어떤 의혹이나 검증 주제가 제기되면 성실하게 답변하고, 국민의 심판을 기다리는 것이 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기본자세이다. 그런데 무조건 사실을 가지고 질문을 던져도, 정직하게 답변할 생각은 하지 않고, 무조건 '네거티브'라고 하는 것은 억지다. 국민이 그걸 모른다고 생각하는가.

예를 들면 근거도 없고, 순전히 거짓말이 뻔한 '김노박', 이런 주장을 들고 나오는 것이 바로 네거티브다. 이런 주장은 법적으로 아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설사 이명박 후보 본인이라 하더라도 직접 이런 흑색선전을 들고 나올 경우에는 처벌해야 한다.

'위장전입'만 한번 보자. 결국 이명박 후보 본인이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지 않는가. 사립초등학교 입학을 위한 위장전입은 괜찮다고 하던데, 그럼 총리 지명자를 두 차례나 낙마시킨 한나라당은 뭐가 되는가. 총리 지명자는 자녀교육 때문에 위장전입했다고 낙마시키고, 한나라당 후보는 자녀교육 때문에 위장전입했다고 봐주는 법이 어디 있나.

대통령은 자기 자녀 교육만 담당하는 자리가 아니다. 내 자식 좋은데 보내려면, 다른 자식은 나쁜 데 가야 되는가. 대통령은 남의 자식 교육을 책임지는 자리이다. 내 아들·딸 교육 문제를 자시 자식만 챙기는 사람에게 맡길 국민이 어디 있겠나. 이런 것이 바로 '과거의 사실과 행적에 근거한 검증'이라는 거다."

- MB연대 회원들이 최근 청와대와 범여권의 검증 공세와 관련해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비롯해 촛불집회를 여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는데….
"청와대가 야당의 경선에 개입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당장 그만둬야 한다. 청와대의 야당 파괴음모는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사과해야 할 문제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자기 앞가림이나 잘하라는 것이다. 자기가 만든 당은 난파선이 되어 버렸는데, 무슨 할 말이 있나. 오지랖 넓은 행위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MB연대 회원들의 시위나 촛불 집회를 바라보고 있다."

"들어보면 엄청난 제보도 있어... 곧 검증자료 추가제출"

- 이명박 후보 검증과 관련해서 박사모 측에 제보가 많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사실확인을 어느 정도 마쳤는가. 그리고 당 후보검증위에 제출한 자료 일부를 공개할 생각은 없는가.
"아직은 공개할 생각이 없다. 제보는 참 많이 들어온다. 들어보면 엄청난 일도 있다. 하지만, 사실확인도 해야 하고, 자체적으로 검토도 마쳐야 한다. 검증위가 1주일 접수 기간을 늘렸다고 하니 환영한다. 상당한 양을 추가 제출할 계획이다."

- 대선이 다가올수록 청와대·여권의 검증 공세가 더 거세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박 후보는 100% 안전하다. 한마디로 죄 없는 곳에 벌이 있겠는가. 나도 이른바 '박근혜 X파일'이라는 것을 들었다. 한 마디로 웃기는 것들이었다. 우리가 먼저 검증했다. 우리는 검증을 피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기왕이면 빨리 공개해 검증받았으면 좋겠다."

―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박근혜가 더 쉽다"고 했는데….
"이것이 그 쪽의 전략이다. 가장 무서운 상대를 폄하하는 것. 어차피 이명박은 검증에서 쓰러질 것이라는 견해가 많지 않은가. 그러다보니 박근혜 후보만 남게 되는데, 미리 '초치기' 하는 것이다. 잘 됐다. 쉬운 상대와 싸워보자. 그 쪽, 범여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최근 "이명박·박근혜 두 사람 중 하나가 한나라당 후보가 될 경우 승리할 수 있는 자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이른바 '아니면 말고' 식이다. 빨리 꺼내놓아야 '정치공작'이라는 비판을 면할 것이다. 자료가 있다면서 왜 공개 못하나. 제2의 김대업을 내세울 것이라는 말 아닌가. 지금 꺼내놓으면 사실 확인이 되어버릴 테니까, 사실 확인할 시간도 없이 의혹만 키워서 대선 끝내겠다는 것 아닌가. 음모의 달인들이다."

- 노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의 친위조직인 '참여정부 평가포럼' 강연에서 "한국의 지도자가 독재자의 딸이니, 해외신문에 그렇게 나면 곤란하다"며 박 후보를 공격했는데.
"남의 눈에 티끌은 보이고 제 눈에 들보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난파선 선장이 무슨 말이 그렇게 많나. 타이타닉 선장처럼 그냥 함께 침몰할 수 있는 용기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필요하다. 무능한 얼치기 좌파 정권은 이번에 종식시켜야 한다."

"최태민 의혹이 불거진 기간은 전두환 통치기간이었다"

― 최태민 목사 관련 의혹이 아킬레스건이 될 거라는 말이 있다.
"박근혜 후보가 약점이 없으니 돌아가신 분을 들고 나오는 것인데, 돌아가신 분이야 말 할 수 없으니까 그런 것 같다. 사실 최태민의 의혹이 불거진 기간은 전두환의 통치기간이었다. 전두환은 박정희 대통령을 가장 많이 폄훼하고 자신을 그 위에 올려놓기 위하여 발악을 하던 사람이다.

'땡전 뉴스'라는 게 있었다. 저녁 9시가 '땡' 하면 '오늘 전두환 대통령께서는...'으로 모든 뉴스가 시작되었다. 박근혜 후보는 당시 '유배'를 당하고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의 묘소가 있는 동작동 국립묘지도 공식참배하지 못했다. 전두환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을 꿇고 나서야 이 '유배'는 풀렸다. 엄청난 감시와 탄압 속에 있었는데, 최태민 목사가 무슨 짓을 했겠는가.

만약 조금이라도 수상한 짓을 했다면, 남산 정보부로 서빙고 분실로 끌려 다니면서 맞아 죽었거나 병신이 되었을 것이다. 의혹을 제기하는 측도 웃긴다. 사기를 쳤다는데 사기 피해자는 한 사람도 없고, 횡령을 했다면서 처벌받은 적도 없다. 무슨 의혹이 이러냐. 우리도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검증했지만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은 없었다."

- 청와대와 여권 못지않게 이명박 후보 팬클럽의 박근혜 공격도 거센 상황이다. 여기에 대한 대응책은.
"그 분들도 나중에는 동지가 될 사람들이다. 지금이야 당연히 서로 싸우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크게 보면 이 모두가 한나라당의 흥행요인들이다."

- 박사모 스스로 박 후보에 대한 검증은 거쳤는가.
"웬만한 루머는 모두 검증해 보았다. 너무 깨끗한 후보다."

- 박사모 입장에서 이번 경선에서 박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 박 후보가 반드시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박근혜 후보보다 캠프가 보완해야 할 점을 말하고 싶다. 박근혜 후보가 보완해야 할 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박근혜 후보의 캠프가 모두 나서서 스킨십을 강화하라고 말하고 싶다."

"이명박 후보, 토론회 보청기라도 하고 나와야..."

- 3차 정책토론회가 끝난 이후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4.4%포인트로 좁혀졌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가장 근소한 차로 접근했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나.
"크게 두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는 이번 3차 정책토론회는 박근혜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인 '원칙' '국가관' '통일·외교·안보관'이 이번 토론을 통하여 국민에게 알려졌기 때문인데, 나머지 4명의 후보가 모두 박근혜 후보에게 집중타를 날렸지만, 오히려 박근혜 후보를 부각시키는 측면이 강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 산발적으로 질문을 던졌지만, 답변은 일관되었다. 평소의 '소신'이라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거다.

반면에 이명박 후보의 토론은 불쌍할 정도였다. 홍준표 의원으로부터 다시 '무대뽀' 소리를 들어야 했고, 질문과는 전혀 동떨어진 답변을 함으로써 노령으로 인하여 '보청기'라도 하고 나와야 되는 것 아닌가, 걱정하게 했다."

- 이명박 후보에 대한 평가가 너무 가혹한 것 같다.
"실제 예를 들어 볼까. 지난 3차 토론회에서 고진화 후보가 '이명박 후보의 포용전략과 9·19, 2·13합의에 대한 설명에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묻자, '어…' 하더니 '제가 말씀드리는 정책은 어…' 하다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모조리 동문서답하면서 엉뚱한 답변으로 채워 버렸다. 이러다가 나중에 고진화 후보로부터 '질문에 답을 안하세요'는 지적을 받았다. 토론장에는 웃음이 퍼져나가기 시작한 게 이 때부터였다."

― 박 후보가 경선에서 지면 박사모는 승자를 도울 것인가.
"수 차례 약속한 사항이다. 우리는 박근혜 후보께서 약속한 바를 따를 것이다."

- 박근혜 후보와 직접적인 만남은 자주 갖는가. 박 후보를 만날 경우 주로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나.
"이 문제는 수차례 언급한 사실이 있다. 우리가 직접 만나 교감을 나누는 것은 위험하다. 우리의 행보가 완벽하리라는 보장이 있는가. 우리도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할 우려가 있다. 만에 하나 그런 실수가 일어났을 때, 박근혜 후보에게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만남은 자제되어야 하고, 이건 박사모 창설 초기부터 약속된 대국민 약속 사항이다."

- 언론에서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한 노사모와 박사모를 자주 비교한다. 스스로 노사모와 박사모를 비교해 본다면.
"노사모는 운동권 출신들이 장악함으로써 이념화돼 버렸다. 박사모는 대부분 일반 시민이다. 순수함의 의미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박사모야 말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사랑의 단체'다."

- 올해 대선 이후 정 회장 개인의 거취는.
"여러 번 약속한 바 있다. 박사모 회칙에도 나와있듯이 박사모는 정치인의 참여가 금지되어 있고, 박사모 회원이 정치에 참여하려면 박사모를 탈퇴해야 한다. 저는 대선 이후, 가장의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다. 그동안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가족들에게 미안했던 점을 보충해 주고 싶다."

태그:#박근혜, #박사모, #이명박, #대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