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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산에서 바라본 주흘산의 모습
ⓒ 임재만
여행 삼일 째 되던 날, 김천에서 출발하여 추풍령으로 차를 몰았다. 추풍령은 높이 221m의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의 분기점으로,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이며, 예로부터 영남지방과 중부지방을 잇는 중요한 교통로였다.

지금도 경부선 철도의 추풍령역이 있고, 4번 국도가 통하며, 경부고속도로의 중간점으로 추풍령휴게소가 있다. 임진왜란 때에는 군사적 요충이 되어, 의병장 장지현(張智賢)이 의병 2,000명을 이끌고 왜군 2만 명을 맞아 분전 끝에 물리쳤고(1차 전투), 다시 밀려온 4만 명의 왜군에게 패하여 장렬히 전사한 곳이다

▲ 넓은 들판으로 길게 뻗어 있는 철로
ⓒ 임재만
바람도 쉬어간다는 추풍령 고개를 넘자 흰 구름이 둥실 떠 있는 넒은 들판이 짙은 초록색으로 아름답게 물들고 있었다. 그 넓은 초록 들판의 한가운데로 기차가 지나가고 있었는데 그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들판을 멋지게 달려가는 기차를 따라가자 곧 곶감으로 유명한 상주로 들어선다. 상주는 비교적 넓은 들판을 끼고 있는 조그만 도시였는데, 생각처럼 주변의 산이 그리 높지 않고 평온한 풍경이다.

▲ 레일바이크를 타는 모습
ⓒ 임재만
상주를 지나 작은 고개를 넘어서자 푸른 물이 굽이쳐 흐르는 영강천이 보인다. 문경시청으로 들어서는 이정표를 지나자 곧 문경의 옛길로 들어서는 안내판이 보인다. 옛길로 들어서자 오른쪽으로는 푸른 영강천이 눈부신 햇살에 반짝이며 소나무 숲을 돌아 흐르고 있고, 왼쪽으로는 레일바이크를 타는 사람들이 밝은 표정을 지으며 지나간다. 참 밝고 멋진 풍경이다. 차를 길가에 세워두고 이 멋진 모습을 담기 위해 카메라의 셔터를 바쁘게 눌렀다.

▲ 진남역 앞 다리밑 영강천에서 물놀이를 하는 모습
ⓒ 임재만
잠시 후 진남역에 이르자 휴가 나온 사람들로 북적되어 차를 주차 할 공간이 없다. 겨우 차를 길옆에 주차하고 주변을 돌아보니, 역 앞으로는 맑은 영강천이 흐르고 있었는데, 그늘이 드리워진 다리 밑에서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곳 진남역은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조그만 한 시골간이역이다. 20여대의 바이크가 동시에 출발하는데 아름다운 영강천을 따라 이동하기 때문에 더 즐거운 바이킹을 할 수가 있다. 거리는 약 2km정도로 반환점에서 다시 방향을 바꾸어 진남역으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뜨거운 햇살 아래서 타야하기 때문에 여자들은 양산을 쓰고 타는데 멀리서 보면 그 풍경이 마치 옛날에 멋쟁이 아가씨들이 나들이 나온 풍경이다. 소요시간은 보통 왕복 40분이 걸린다.

진남역에서 문경읍으로 영강천을 따라 15분정도 달리면 문경 온천 랜드가 있고, 단산 쪽으로 방향을 틀어 조금 올라가면 페러 글라이더를 탈 수 있는 활공 랜드가 있다. 이곳은 패러글라이더가 도착하는 곳으로 활공 랜드 관리사무소가 있다. 활공을 하기 위해 미리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바로 패러글라이더를 타기 위해 산 정상으로 출발할 수가 있었다.

해발 956m의 단산은 오정산과 운달산 사이에 있는데 길게 뻗은 정상부는 깊은 산속에 있는 산봉우리 같은 느낌을 준다. 지하자원이 풍부하여 조선시대 철의 생산지로 기록되어 있으며, 일제강점기와 최근까지 석탄산지로 유명했다. 1988년에는 41개의 탄광에서 7천여명의 광원이 있었는데 도내 석탄생산량의 57%를 생산하는 대표적 탄전지대로 운달산과 단산, 오정산을 중심으로 이곳에 광산이 모여 있었다.

▲ 페러글라이딩을 하는 모습
ⓒ 임재만
예전에는 광산이었던 이곳 단산은 활공 레포츠를 활성화시킬 목적으로 문경시에서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지금은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명소로 많은 동호인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다. 단산의 정상에 올라서자 시원한 바람이 끊임없이 불어오고, 주흘산, 성주봉등의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이곳을 감싸고 있었다. 특히 서쪽으로는 문경 읍내가 석양빛으로 그림처럼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는데, 그 광경이 너무 황홀하여 활공을 잊을 뻔 하였다.

잠시 후 페러글라이딩 전문가와 함께 활공을 시작하였다. 처음엔 다소 긴장했지만 하늘 높이 솟아오르자 곧 마음이 편안해지며 그림 같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새처럼 하늘을 훨훨 자유롭게 날고 있다는 기분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더구나 볼을 스치는 바람은 너무 감미롭고 시원하다.

높은 산봉우리를 돌아 창공을 이리저리 날며 서서히 도착지를 향해 내려갔다. 먼저 도착한 막내가 손을 마구 흔들며 반긴다. 곧 학이 풀밭에 앉듯이 사뿐히 내려앉았다. 푸른 하늘을 새처럼 훨훨 날았다는 생각에 날아 갈 듯 기분이 좋다.

어느새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며 어둠이 짙게 깔리고 있었다. 다행이 활공랜드 앞에는 “벤투스” 라는 팬션이 있어 이곳에 머물게 되었다. 이곳에는 숙박을 할 수 있는 팬션이 여러 곳이 있다. 저녁으로 오랜만에 라면을 끓여 먹고, 부족한 듯 하여 치킨을 배달시켜 먹었는데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한다.

▲ 영강천에서 물놀이를 하는 모습
ⓒ 임재만
문경의 옛길을 타고 달리다 보니 여행의 새로운 맛을 느낀다. 여기가 바로 별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풍처럼 둘러 처진 위풍당당한 바위산이 그렇고, 그 밑에 엷은 파도를 일으키며 힘차게 흐르는 계곡물, 그리고 주변에 다양하게 마련된 볼거리와 체험장 등, 어디 하나 나무랄 것 없이 완벽한 레포츠를 갖춘 이곳이 어찌 별천지가 아니랴?

덧붙이는 글 | 여행일정 김천-추풍령- 상주 - 진남역 -문경읍 - 단산


#문경#활공랜드#진남역#영강천#페러글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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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다니며 만나고 느껴지는 숨결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가족여행을 즐겨 하며 앞으로 독자들과 공감하는 기사를 작성하여 기고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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