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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9일 역사적인 참의원선거 참패 이후 퇴진 압력을 받아오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임시국회 각당 대표의 질문을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해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선거 참패 후에 계속해서 곤경을 겪어온 아베 총리가 결국 퇴진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선거 참패 후에 구성된 제2기 내각이 발족된 지 1주일만인 지난 9월 3일에는 엔도 다케히코 농수산상이 국고 부정수령 문제로 낙마하고 말았다. 게다가 인도양에서 활동 중인 미군 등 다국적군에 대한 지원 근거인 테러특조법의 연장과 관련하여 민주당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잘못하면 국제적 망신을 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선거 참패나 부적격 각료문제 혹은 야당과의 불협화음에 더해, 아베 신조의 갑작스러운 사퇴를 불러온 또 하나의 요인으로서 그의 자질 문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아베 신조의 자질에 대한 불신이 어떠했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일본 하아토 출판사가 발행하는 월간지인 <리더> 2007년 4월호에 실린 시루미 요시히로 뉴욕시립대학 교수의 기고문 ‘아베는 총리 자격 없다’(安倍缺陷首相)를 검토해 보기로 한다. 시루미 교수의 글에서 나타나는 아베 총리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아베 신조의 파렴치함 때문에 일본이 추한 나라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아베가 천명해온 ‘아름다운 나라’의 이미지와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올해로 난징대학살(1937년, 일본 군인들이 난징에서 자행한 대학살·강간) 70주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베 신조 총리가 대동아성전이라는 미신을 퍼뜨리면서 “난징 대학살은 중국의 날조”라며 맞서고 있는 모습은, 전쟁범죄를 스스로 청산하고 있는 독일과 대조적인 것이라고 시루미 교수는 비판했다.

 

그는 “물고기도 나라도 머리로부터 썩는다”면서 국수적인 입장에서 일본의 잘못을 극구 부정하는 아베 신조로 인해 일본이 추한 나라가 되고 있다는 논지를 전개했다.

 

둘째, 아베 신조는 외교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루미 교수는 ‘일본이 북한과 국교를 정상화시켜야만 납치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핵위협도 해결할 수 있는데, 관계도 정상화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더러 납치문제 등을 먼저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본말전도의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일본이 북한과의 국교를 거절하는 것은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과거 일본군에 의한 조선인 납치문제가 부각될까봐 그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면서, 북한과의 관계를 제대로 풀지 못하는 것은 일본의 외교력 부족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셋째, 아베 신조는 진술의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시루미 교수는 과거사 문제에 관한 아베 신조 총리의 앞뒤 안 맞는 진술을 예로 들었다.

 

아베 신조 총리는 금년 3월 1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는 없었다”고 하면서, 일본군의 만행을 인정한 1993년의 고노 담화(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이 내각의 양해 하에 발표한 담화)를 뒤집은 바 있다.

 

그런데 그는 취임 직후인 2006년에는 한국과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1995년 무라야마 담화(태평양전쟁은 일본의 침략이었다는 무라야마 총리의 시인)를 재확인하면서 양국과의 관계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권위 있는 절차를 거쳐 내놓은 고노 담화를 뒤집은 것이나, 고노 담화를 뒤집기 전에 그 고노 담화와 성격적으로 유사한 무라야마 담화를 재확인하는 등의 모순적 태도를 보인 것은 한국·중국은 물론 미국의 비웃음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고 시루미 교수는 비판했다. 

 

위와 같이 지난 4월에 발표된 한 글에서 아베 신조는 총리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시루미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파렴치함으로 인해 일본을 추한 나라로 만들고 있고 ▲외교력이 부족하며 ▲진술의 일관성이 없는 등의 결점을 보였다. 

 

2006년 9월 26일 전후 세대로는 처음이자 가장 어린 나이에 총리직에 올라 세계적 관심을 끈 강경파 아베 신조 총리는 미국이 온건한 동북아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는 이 시기에, 개인적 자질 문제에 더해 참의원선거 참패에다가 각료들의 자질문제까지 덮쳐 취임 1년도 안 되어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아베 신조#일본 총리#사퇴#참의원선거#일본 우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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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일제청산연구소 연구위원,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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