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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버스기사 님과의 인터뷰 자신보다 아내가 더 걱정이라고 말씀하신 버스기사님
▲ 버스기사 님과의 인터뷰 자신보다 아내가 더 걱정이라고 말씀하신 버스기사님
ⓒ 성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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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뭘해도 어렵지,,, 그냥 하루하루 벌어서 이렇게라도 사는게 다행이지 머."

서울 강북구 번2동 145번 종점에서 자주 만나는 버스기사님의 말씀하셨습니다. "연말이라 그런지 추운게 문제지, 그래도 난 버스 안이니깐...다른 노인네들은 밖에서 일하려면 얼마나 힘들겠어."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 성장률을 4.7%로 전망했습니다. 고유가, 미국과 유럽 경제상황의 고전이 우리나라에까지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저성장에다 높은 물가와 경상수지 적자 문제는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상황이 여전히 빨간 불이며 서민들의 삶 역시 더욱 고달파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눈 앞에 다가온 대통령 선거 너나없이 경제를 되살리겠다고 외치지만, 과연 꽁꽁 얼어붙은 경제상황을 하루아침에 좋게 만들 수 있을까요?

하루 동안 번동에서 성북구, 동대문, 성동구청, 행당동 방면을 돌아다니면서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의 부모님, 형과 같은 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성북구에서 가스 배달업을 하고 있는 김모(38)씨는 딸 두 명을 둔 한 가정의 가장이였습니다. 작은 중소기업에서 일하다가 얼마전 그만두고 배달업을 하게 되었다는 그는 "번다고 버는데 그래도 언제나 빠듯하다"고 말했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급히 또 가봐야 한다는 그를 붙잡을 수 없었습니다.

가스배달원 짧은 시간의 대화밖에 못한 배달원 분
▲ 가스배달원 짧은 시간의 대화밖에 못한 배달원 분
ⓒ 성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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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시장 길가에서 약재를 파는 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머리카락이 모두 흰 얼핏봐도 80세는 넘으신 것 같은 할머니께서는 천으로 머리와 몸을 뒤집어 쓰고 "약재 사세요.몸에 좋아요,,,"라고 작은 목소리로 외치셨습니다. 말을 건네자 "학생 뭐 필요해? 하나 사가요,,,"라고 말하는 모습이 더욱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인근 약재상점 주인에게 시장 상황에 대해서 물어보자 요즘은 정말 약령시장을 찾는 손님들 수가 너무 줄었다고 합니다. "내가 여기서 20년 가까이 일해서 아는데 여기 사람이 안 보인다는게 경기가 안좋다는 뜻이지 머..."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경동시장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추운날씨 때문인지 더더욱 없어 보였습니다.

경동시장 한산한 경동시장 거리의 모습
▲ 경동시장 한산한 경동시장 거리의 모습
ⓒ 성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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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 시장 한산한 경동시장 거리
▲ 경동 시장 한산한 경동시장 거리
ⓒ 성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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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청 앞, 왕십리 역 근처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김모씨는 포크레인 옆에서 담배 한대를 피고 있었습니다. "공사 3달째 하고 있는데 추운게 문제지, 빨리 끝내야 하는데..."라고 말
했습니다. 실제 그를 비롯해 추운 날씨에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은 발을 동동구르면서도 오늘 할당된 일을 끝마쳐야 하는지 다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성동구청 앞 건설현장 오늘 할당된 일을 꼭 끝마쳐야 한다던 인부의 모습
▲ 성동구청 앞 건설현장 오늘 할당된 일을 꼭 끝마쳐야 한다던 인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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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당동, 이번에는 한양대 앞에서 호떡 장사를 하시는 아주머니에게 호떡이 많이 팔리냐고 묻자 다른 데에 비해서 학생들이 많이 다니기 때문에 장사가 잘 되는 곳인데 요즘은 그렇지가 않다고 했습니다. 근처 만두집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끄는 소수 음식점을 빼고는 가게가 자주 바뀐다고 하였습니다. 실제로 눈으로 보이기에도 연말이라 더 북적되어야 할 술집,고기집 등도 손님들이 없어 너무 한산해 보였습니다.

한양대 앞 호떡 장사 호떡 장사도 요즘은 잘 안되다고 합니다.
▲ 한양대 앞 호떡 장사 호떡 장사도 요즘은 잘 안되다고 합니다.
ⓒ 성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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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장사 그래도 학생들이 많이 보였던 만두장사 집
▲ 만두장사 그래도 학생들이 많이 보였던 만두장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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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거리 연말에도 썰렁한 왕십리 주변 술집과 음식점들
▲ 한산한 거리 연말에도 썰렁한 왕십리 주변 술집과 음식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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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음식점 대부분의 음식점에 손님이 없어 보였습니다.
▲ 썰렁한 음식점 대부분의 음식점에 손님이 없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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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우리의 경제상황은 언제나 어렵고 서민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을까요? 하루가 다르게 으리으리한 빌딩들이 올라가고 명품, 고급 브랜드가 불티나게 팔리지만 이렇게 2007년 12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이웃은 하루하루 생존을 위한 힘든 싸움을 해야합니다.

대부분의 서민들은 대단한 경제적 영화나 성공을 원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단지 두 딸들을 위해 열심히 더 뛰어야 한다는 가스 배달원의 모습, 자신보다 밖에서 일하는 아내가 더 걱정된다던 버스기사 아저씨의 모습에서 소박한 그들의 꿈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모습은 우리네의 부모님,할머니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코 앞으로 다가온 2008년 대선, 정치권과 언론에선 시민들의 정치적 관심과 참여율이 저조하다고 푸념합니다. 하지만 몇 백억원의 비자금, 주가조작 등의 문제에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시민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시민들의 고단한 삶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들의 가정을 그들 자신이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지도자를 바랄 뿐 입니다. 내년 12월 이맘 때, 그들을 다시 인터뷰할 때는 활짝 웃으며 살맛 난다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주위에 아무도 없이 연말 분위기를 혼자내고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더욱 쓸쓸해 보이는 하루였습니다.

성동구청 크리스마스 트리 왠지 외로워보이는 크리스마스 트리의 모습
▲ 성동구청 크리스마스 트리 왠지 외로워보이는 크리스마스 트리의 모습
ⓒ 성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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