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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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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단편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를 포함한 은희경의 단편소설집.

이제 은희경이라는 작가는 평론가들로부터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라고 평가받을만큼 90년대 이후 한국문학에서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견고한 자리를 마련한 듯하다.

'새의 선물', '상속', '마이너리그' 등 특유의 냉소적 위트와 농담으로 채색되어 있는 그녀의 전작들은 평상시에 문학과는 동떨어져 있는 나와 같은 사람도 한 번쯤은 읽어보았을 만큼 유명세를 탔고, 이번 단편집 역시 동인문학상 수상과 으로 알 수 있듯 작품성과 시장성을 겸비하였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책 안 읽기로 유명한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브랜드적 가치를 인정받고있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평단과 독자의 호응이 높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그녀의 이야기가 가지고 있는 서사적 구조의 짜임새가 치밀하고, 남들과 차별화되는 문체를 지니고 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곧 은희경은 그녀의 소설이 소비되는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을 섬세하고도 명확하게 드러내면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데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단편집에서도 그러한 경향은 어김없이 드러난다.

다이어트 이야기인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해외여행과 블로그를 소재로 삼고 있는 '지도 중독' 등은 그녀가 우리 삶에 알게모르게 깊이 파고들어있는 키워드들을 얼마나 잘 끄집어내고 있는지 보여준다. 단순히 그 뿐만이 아니다. 은희경은 그렇게 2007년을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을 상징하는 키워드를 통해 그 내면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현대 한국인들의 삶을 그려내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고 있는 은희경, 그녀의 소설들에게서 이제는 한국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인류 보편적인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은 비단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점점 더 좁아져가고 있는 세계에서, 서로 소통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우리에게 그녀와 같이 우리의 삶이 어떠한지를 우리가 모르는 부분까지 세밀하게 그려내주는 이야기꾼들은 또 하나의 축복이자 나눔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정민의 블로그 Life is Beautiful(http://www.b4sunrise.pe.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은희경 지음, 창비(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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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은희경,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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