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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네트워크>의 박준흠씨
 <가슴 네트워크>의 박준흠씨
ⓒ 컬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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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대기업 통신업체에서 '잘나가는' 사람으로 일했었다. 그때만 해도 박준흠은 자신이 한국 대중음악의 레지스탕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1999년 대중음악 비평 웹진 <가슴>의 출발은 인간 박준흠과 한국 대중음악에 많은 변화를 주는 신호탄이었다. 2008년 한국 대중음악계는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에 반해 문화는 예측을 불허할 정도로 달라졌다.

그 중 인터넷 환경의 변화는 인터넷 매체로서 변화를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봉착하게 됐다. 이에 박준흠은 대중음악 비평 웹진 <가슴>에서 대중문화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네트워크로의 환골탈태를 준비 중에 있다. '가슴 네트워크'로 개편을 준비 중인 박준흠씨를 만났다.

- 웹진 <가슴>에서 '가슴 네트워크로'의 전환은 어디에 방점을 찍고 있나?
"<가슴>은 2000년 기준으로 8년째 운영했다. 8년이나 운영했지만 방문자수가 대략 이천에서 삼천 정도였다. <가슴>에서의 담론들은 소수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통되다 보니 점점 게토화가 돼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웹진 <가슴>은 이곳에서 주목하는 음악가의 공연이 활성화되거나 음반판매가 되는 등의 실질적인 이익을 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서는 대중음악을 한국의 문화예술 안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했다. <가슴>에서 '가슴 네트워크'로의 전환은 수용자층이 지금의 10배만 되어도 소기의 성과를 이루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 웹을 통해서 다양한 문화예술들이 소개되고 창작자와 독자를 매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그게 핵심이다. '가슴 네트워크'에서는 문화예술 종사자들이 창작물을 홍보할 수도 있고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며, 비평도 존재한다. 초기 기획과 달리 작품홍보가 취약한 문화예술계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홍보 부분을 강화하고 이를 축적하는 아카이브로서의 성격도 추가했다."

- 문화예술계 비평이 약화되고 있는데 전신이 가지고 있던 비평이란 부분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비평웹진인데 홍보라니 간격이 크게 온다.
"간극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평론이나 비평에 갖고 있는 고정관념이기도 하다. 대중음악 평론가는 일반 사람들에게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것을 통해 창작자 집단이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래서라도 주례사 비평은 지양해야 한다. 좋은 평론가는 글 잘쓰는 사람보다 대상 선택을 잘하는 사람이다."

 <가슴 네트워크>의 박준흠씨
 <가슴 네트워크>의 박준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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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의 모토인 '모든 시민은 기자다'를 벤치마킹한다고 들었다.
"글 생산을 오마이뉴스처럼 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가슴 네트워크'는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기초예술전반까지 다루고 있다. 나 혼자 필자들에게 글 받아 편집해서 올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것들을 소화하려면 틀거리로 오마이뉴스를 택할 수밖에 없다. 1차 개발이 끝나는 대로 회원을 늘리고 양질의 필자를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자본이 필요하다. 기고료를 주는 시스템이 보장되면 다양한 필자와 양질의 글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 1월부터 가동하겠다고 했는데 개편은 지금 어느 정도 진척됐나?
"1차에 대중음악 데이터베이스, 커뮤니티, 뉴스레터는 개발했다. 2차에 문화예술인DB를 기획 중인데 기본적으로 위키피디아(누구나 정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는 백과사전) 방식을 이용할 것이다. 음반리뷰는 누구나 쓸 수 있게 유도하고 그 중에서 선택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다. 활성화가 된다면 대중음악에 관해 다양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리서치는 3차 개발요건이다. 이를 통해 문화예술 전반에 관한 정책개발 등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연결하고 싶다. 그리고 리서치를 연구모임, 정책연구소 대중음악 경영 연구소로 발전시키고 싶다. 이런 것들은 궁극적으로 연구자 그룹들에게 장을 만들어주고 싶어서다. 대중음악은 아예 없기 때문이다."

- 비평 틀 안에 갇혀 있는 대중음악 산업현실을 타계하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 대단하다.
"이런 기획을 하는 이유는 내가 오랫동안 활동을 하고 싶어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경을 만들어야 했다. 대중음악은 줄 곳도 없다. 그러니 내가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문화 기획자건, 평론가건 좋은 뮤지션이 좋은 음악을 만들지 않으면 존재 이유가 없다. 결국에는 내가 활동을 하려면 좋은 뮤지션이 좋은 음반을 내는 환경이 필요하다. 내가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그 이유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가슴 네트워크'를 문화포털로 만들고 싶다. 사람들이 포탈에 가는 이유는 모든 정보가 있기 때문이다."

- 앞으로 어떤 '가슴 네트워크'를 꿈꾸는가.
"포털에서 정치경제 사회를 없애고 문화예술 분야만 남긴 모습이다. 포털에서 문화정보를 가져와 아카이빙하는 부분과 오마이뉴스 틀거리로 비평을 생산하는 부분을 결합해서 만들어 갈 것이다. '가슴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건 문화예술인이 홍보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문화예술분야만 다루고 있고, 문화정보와 비평이 공존하며 홍보도 가능한 사이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2008년을 여는 시점에서 올해 기대되는 중요한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증명'이다. 웹진 <가슴>까지는 수익모델이 없었다. 인터넷에서 문화예술 수익 창출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은 수익모델을 전제로 만들었다. 이를 사람들에게 증명하고 싶다. 기초예술 중심의 컨텐츠를 가지고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것을 '증명'하고 싶다. 내년도 여름부터 운영비가 나온다면 증명의 첫 단계가 되지 않을까.(웃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컬처뉴스>(http://www.culturenews.net)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가슴 네트워크#가슴#박준흠#대중음악#대중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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