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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두 어린이 유괴ㆍ살해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경찰청 수사본부가 지난 20일 피의자 정모(39)씨의 대학 선배를 소환해 조사한 가운데 정모씨 집 화장실과 범행도구에서 나온 혈흔과 체액이 정씨 대학 선배 A씨의 것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병록 안양경찰서 형사과장은 "범행도구에서 나온 체액과 화장실 벽에서 채취한 혈흔의 유전자 분석 결과 A씨의 것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며 "체액과 혈흔이 각각 누구에게서 나온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날 조사 과정에서 (대학선배) A씨가 두 어린이의 실종 당일인 작년 성탄절 오후 10시께 정씨와 통화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후배인 피의자 정씨를 만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정씨도 같은 주장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의 이런 말이 사전에 입을 맞춘 '짜맞추기 진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A씨의 당일 행적을 중심으로 폭넓은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수사본부는 이에 앞서 20일 오후 브리핑에서 "피의자 정씨 집과 화장실에서 (정씨 것과 다른) 혈흔과 모발이 발견돼 국과수 DNA검사 결과, 다른 남성의 혈흔과 모발로 확인해 추가 범죄 및 공범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혜진양 암매장 인근 여성 시신 정씨와 무관한 듯

 

이와함께 경찰은 안양에서 실종됐던 이혜진(당시 10세)양 시신 암매장 지점과 가까운 수원과 의왕시 경계에 있는 왕송호수에서 발견된 30대 여성 시신은 두 어린이 납치·살해사건 피의자 정모(39)씨와는 무관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건을 수사중인 군포경찰서는 지난 20일 "시신의 부패 정도로 미뤄 최근에 유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정씨가 이 사건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히고 별도의 수사팀으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시신 검안에 참여했던 의사의 말을 인용, "물에 잠긴 피부에 생긴 수포로 미뤄 저수지에 버려진 지 3∼4일 정도 경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경찰은 숨진 여성의 신원도 밝혔다. 이 여성은 화성시에 주소지를 둔 박모(38)씨로 남편과는 이혼한 상태로 드러났으며 실종 신고는 없었다. 경찰은 이 여성의 주변 인물중 1명을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보고 신병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시신은 지난 19일 발견 당시 알몸인 채로 왼쪽 팔 중간에 피하출혈이 있었고 목에서 손으로 졸린 흔적이 발견됐다. 또 양손은 앞으로 묶여 있었고 열 손가락 모두 지문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예리한 흉기로 훼손돼 있었다.

 

특히 시신이 발견된 왕송호수는 이혜진양의 시신이 암매장돼 있던 봉담~과천 고속화도로 호매실 나들목 부근과는 직선 거리로 3㎞ 안팎이어서 두 어린이 살해사건 피의자 정씨와 관련이 있는 지 주목을 받아왔다.

 

한편 경찰은 현장검증을 주말인 22일 실시할 계획이나 피의자 정씨에 의한 어린이들 살해동기와 시간대별 범행과정 등의 조사가 덜 끝나고 정씨가 범행동기를 계속 번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건 전모를 파악하지 못한 경찰이 예정대로 실시할 지가 미지수다.


#안양#어린이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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