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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21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결과보고장에서 한국측  조석래 전경련회장(왼쪽), 일본측 미타라이 후지오 경단련회장(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21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결과보고장에서 한국측 조석래 전경련회장(왼쪽), 일본측 미타라이 후지오 경단련회장(오른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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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한미간 쇠고기협상의 타결과 관련 "선택이 한국쪽에 있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양보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우리가 미국 고기를 안 먹겠다고 결심할 문제인가, 그런 얘기는 정치논리"라고 주장했다.

미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1일 수행기자단과의 조찬간담회에서 이 같은 인식을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제한 조치를 취한 이유를 사실상 '정치논리'로 규정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농림수산부 등 정부 당국은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 검역기준을 번번히 위반해옴에 따라 국민건강권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수입제한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 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 없이 '정치논리'에만 초점을 맞췄다. 

이 대통령은 "쇠고기 협상을 일찍 할 수 있었으면 전혀 관련이 없는데, 미루다가 이렇게 됐다"며 "(우리는) 고기를 사는 입장이니까 맘에 안들면 적게 사면 되는 것 아니냐, 강제로 공급하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낙농업 하는 분들의 숫자가 적으니까, 보상 문제는 나중에 별도로 하고, 도시 근로자가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쇠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도시 근로자들이 질 좋은 고기를 값싸게 먹도록 한다는 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져서 그런 말이 나오는데, FTA 문제가 없더라도 어떻게든 해야했던 문제"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이번에 계기는 좋았다"며 "미국 정부도 상당히 고맙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 말해 FTA와의 관련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 비준 전망과 관련 "부시 정부가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금년 안에 (비준안이 처리)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오바마나 힐러리도 'FTA를 반대한다'면서도 '한미관계는 강화돼야 한다'는 말을 뒤에 꼭 붙이더라"고 말했다. FTA를 반대하고 있는 미 민주당 후보들이 차기 정권을 잡더라도 한미 FTA가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보기 때문에 찬성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캠프데이비드에서 골프 카트 직접 운전한 것은 이 대통령 제안

이 대통령은 이번 한미 첫 정상회담에 대해 "국가 정책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경을 썼고 힘도 많이 들었다"며 "미국측이 배려를 많이 했고 비교적 성공적인 방문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 대해 일각에서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는 등 숙박료를 너무 많이 지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것에 대해 "캠프데이비드에서 하룻밤 잤다고 일부 언론에서 그렇게 쓴 것을 봤는데,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번 한미 협상 과정에 미국 정부가 사전에 자세를 어떻게 확립했느냐가 중요하다"며 "미국 측은 한미관계 복원이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에 불리하거나 정치적 문제가 될 것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체 얘기하지 말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미사일방어(MD) 체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 민감한 현안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은 "공사석에서 전혀 아젠다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이 대통령이 힘들어하거나 어려운 입장은 얘기하지 말자'고 했다"며 "분위기로 봐서 PSI 등의 문제는 당분간 안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캠프데이비드에서 부시 대통령 대신 이 대통령이 직접 골프 카트를 운전한 것은 이 대통령의 즉석 제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례상 캠프데이비드를 방문하는 외국 정상을 영접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이 직접 카트를 운전했으나, 이번에는 이 대통령이 운전대를 잡았고, 이는 부시의 제안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내가 먼저 부시 대통령에게 '운전해도 되겠나. 내가 더 안전하게 할 수 있다'고 제안하자, 부시 대통령이 '그러냐, 그렇게 하라'며 굉장히 반가워 하더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1시간 40분동안 카트를 타고 경내를 돌면서 굉장히 친해졌기 때문에 만찬을 할 때는 10년 된 친구처럼 됐다"며 "부시 대통령이 내 손을 잡고 기도하자고 하더라. 굉장히 축복을 많이 해줘서 나도 깜짝 놀랐다"고 감회를 밝혔다.


#조공외교#부시 대통령#미국산 쇠고기#이명박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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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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