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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은 안 먹어도 머리 손질은 빼먹을 수 없어요.
 밥은 안 먹어도 머리 손질은 빼먹을 수 없어요.
ⓒ 이승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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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창 멋을 부릴 나이에 서 있는 14살 소녀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를 하고 머리를정리하기 위해 반쯤 감은 눈으로 매직기로 머리를 편다. 오빠는 항상 그런 나를 보곤,

"야, 유설아. 머리 좀 그만 해. 너 그런다고 예뻐지는 거 아니거든"
"내 머리니까 내 맘대로 할거야~"

나는 조금 창피해서 대답을 항상 이런 식으로 얼버무린다. 솔직히 나도 잠이 많은 편이라서 아침에 일어나 매직기를 하는 것이 조금은 힘들고 귀찮을 때가 많다. 하지만 외모를 단정하고 깨끗하게 하지 않으면 거울 속에 비추어지는 내가 왠지 초라하게만 보여진다.

내가 아침마다 머리를 펴는 까닭은?

내 친구 중에는 예쁜 여자애와 조금 못생긴 여자아이가 있다. 그 예쁜 여자애는 남자애들과 여자애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물론 그 여자아이가 센스도 있고 유머감각도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내 생각에 가장 큰 이유는 그 여자아이의 겉 모습이 예뻐서인 것이다.

반면 조금 뚱뚱하고 못생긴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남자애들에게 무시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 아이의 성격이 안 좋아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그 아이가 못생기고 뚱뚱해서인 것이다.

한 번은 내가 학교 친구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야, 너는 너의 외모 때문에 좌절하거나 상처 받은 경험이 있었니?"
"응, 실망한 적이 꽤 많은 것 같아."

친구들의 대다수는 외모 때문에 실망한 적이 많다고 했다. 아이들의 말을 듣고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모를 많이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

화장한 학생들, 학생이 맞나?

토요일(8일) 날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필요한 물건을 사러 강화읍에 갔다. 읍에서는 확실히 온수리에 있을 때보다 많은 학생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중 여자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눈에 확 띄었는데, 그 언니들은 교복을 터질듯하게 줄이고 긴 파마머리를 묶지도 않고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다니고 있었다.

내가 더 어이없게 느꼈던 것은 그 언니들의 얼굴이었다. 하얗게 파우더를 하고 진하게 그린 아이라이너에 붉게 물든 입술을 보고 있으니 방금 학교를 다녀온 사람이 맞는 건가 하고 헷갈릴 정도였다. 그 언니들이 화장을 하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예쁜 사람을 더 선호하는 외모지상주의 사회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예뻐지고 싶어서 그 언니들은 화장을 했을 것이다.

내 친구 중에는 얼굴에 주근깨가 나 있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매일 이상하다고 하면서 주근깨를 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내 친구에게 주근깨는 너만의 개성이라고, 지금 모습이 너무 귀엽고 보기 좋다고 한다.

또 나를 보고는 내가 아침마다 손질하는 앞머리를 내 개성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나는 비록 아침밥은 먹지 않아도 매직기로 앞머리를 예쁘게 손질한 뒤 집을 나선다.

덧붙이는 글 | 유설아 기자는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태그:#외모 지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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