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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라렌 교수의 책 표지 저자는 2000년에 저술된 이 책에서 미국에 대한 깊은 혜안을 보여준다
▲ 맥라렌 교수의 책 표지 저자는 2000년에 저술된 이 책에서 미국에 대한 깊은 혜안을 보여준다
ⓒ 아침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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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사람들이 미네르바의 신령한 예측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의 예측은 그가 읽었다는 광범위한 추천도서등 다양한 지식의 축적에서 나왔을 것이다. 미네르바의 추천도서는 아니지만 최근 출간된 피터 맥라렌의 '체 게바라 파울루 프레이리 혁명의 교육학'(강주헌 역/아침이슬 간) 역시 미래를 읽은 노 학자의 지성으로 가득한 책이다.

2000년에 출간되어 최근 번역된 이 책은 지금 세계가 겪는 문제의 근본원인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안까지 내놓았다는 점에서 탁월하다. 맥라렌은 언어학자로 비슷한 길을 가는 촘스키처럼 자국의 뿌리에 있는 문제까지도 철저히 분석할 수 있는 학자다.

촘스키가 언어학자로서 비판적 지성의 대표격이라면 피터 맥라렌은 파울로 프레이리와 더불어 비판적 교육학을 이끌어온 위대한 지성이다. 그는 프레이리와 더불어 '프락시스 철학'(자연이나 사회에 작용하여 그것들을 변혁시키려고 하는 인간의 의식적·능동적 활동)을 교육학에 적용해 남미는 물론이고 전세계 교단을 진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미국 핵심 산업은 제국주의적 야심으로 뭉친 금융 서비스

그럼 그들의 비판적 지식은 어떤 모습일까. 체 게바라와 프레이리의 삶과 철학을 바탕으로 2000년에 출간된 이 책의 혜안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 자 그 책의 몇 부분을 읽어본다.

"금융서비스가 핵심 산업이고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패권국이며 불량한 초강대국인 미국의 제국주의적 야심이 미 재무부와 국제통화기금 IMF를 통해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라면, 새로운 전지구적 팍스 아메리카나에 굴복하기 거부하는 나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44페이지)

그는 미국의 핵심 산업이 금융 서비스라고 일갈한다. 미 재무부와 국제통화기금이 조화를 부리면서 세계의 부를 가지고 장난하는 상황과 그에 대항할 수 없는 약소국을 말한다.

"현 시대를 미국 패권주의의 마지막 발악이라 해석할 수 있을까? 미국은 지금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 나라일까? 식민주의 족쇄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라틴아메리나 국가들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대우에서 미국이 역사적으로 잘못된 길을 택해 왔다면 미국의 패권주의에 철퇴를 가할 만한 중대한 세력이 앞으로 탄생할 수 있을까?"(45페이지)

이 말에서는 이미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를 느낄 수 있다. 금융 서비스를 통해 빚으로 연명하는 미국의 위기와 그 대안세력의 등장에 깊은 관심을 쏟는다.

"버거의 주장에 따르면, 글로벌 자본주의 세계는 하나의 감옥으로 압축된 세계이다. 이 세계에서는 모든 지식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강제로 맞춰지고, 사악한 탐욕을 채워주기 위해 존재한다."(47페이지)

우리에게 신처럼 소중한 존재로 받들여지던 글로벌 자본주의 세계의 실체를 이렇게 짧고 정확하게 표현한 글은 많지 않을 것이다. 

"글로벌 자본주의 세계는 하나의 감옥으로 압축된 세계"

책은 전체적으로 게바라의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면서 하이에크에서 밀턴 프리드먼으로 이어온 미 경제학자들의 자유주의의 다양한 갈래를 비판한다. 결국 급행 자본주의, 쇼군 자본주의, 허무 자본주의, 쇼군 자본주의로 흘러가는 더러운 자본주의 행태를 비판한다. 이런 과정을 교육받은 학생들은 결국 이 시대 종으로 전락한다.

"실질 임금이 줄곧 떨어지는 시대에도 학생들은 자본주의 국가를 지탱해갈 사람으로 키워지고 있다. 그리고 그 국가는 자본의 끊임없는  영토의 해체와 재구획으로 인해 불안정하지만, 자본의 힘은 정보의 이동 덕분에 금융시장에서 몇 번이고 회전되면서 더욱 커진다."(70페이지)

이 개념의 실제는 우석훈이 '88만원 세대'에서 풀어낸 것과 다르지 않다. 그가 말한 88만원세대의 한계를 한마디로 축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가 제발 미국이 회복해 세계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가길 기원한다. 그야말로 자유로부터의 도피이며, 금융제국에 대한 추종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주장한다.

"체의 혁명 정신을 뒤따르고자 한다면 비판적 교육학과 다문화 교육은 변신을 거듭하는 자본주의의 행태를 면밀하게 연구하고, 자본주의의 제국주의적 성격만이 아니라 정복을 통해 축적돤 역량의 그 특수한 발현을 쟁점화시켜야 한다, 달리 말하면, 비판적 교육학은 언제 교육개혁가들이 세계 자본주의의 이익에 맞춰 무분별하게 행동하는가를 정확히 파악하고, 사회적 부를 공정하게 활용하고 분배하는 시스템의 창조와, 소유관계의 변화에 초점을 맞춘 해방 프로젝트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179페이지)

교육학자이니 만큼 그는 새 시대에 맞는 분배 시스템과 해방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우리 모습은 어떤가. 교육에서 이런 희망은 사라진지 오래고 모두가 취업이라는 굴레를 보고 살아가다가 결국은 '88만원 세대'로 전락하고 있다.

종부세 폐지등으로 지자체나 가난한 자에게 갈 세금을 뺃어서 부자들의 쌈짓돈으로 넣어주는 이 지독하게 친절한 국가의 미래는 무엇인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거 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체 게바라 파울루 프레이리 혁명의 교육학

피터 맥라렌 지음, 강주헌 옮김, 아침이슬(2008)


#게바라#맥라렌#프레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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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케이아이테크놀로지 상무. 저서 <삶이 고달프면 헤세를 만나라>, <신중년이 온다>, <노마드 라이프>, <달콤한 중국> 등 17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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