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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번기로 바쁜 농촌주민들이 일상을 접고 한자리에 모였다. 13일 동면초등학교 대강당은 곱게 옷을 차려입은 주민들로 가득 찼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바쁘지만 화순문화원(원장 이수철)이 마련한 전통문화예술공연을 보기 위해서다.

 

전통문화예술공연은 화순문화원이 공연 등의 문화를 접할 기회가 도시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농촌지역주민들을 위해 찾아가는 문화활동의 일환으로 열고 있는 공연행사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공연이 열린다고 해도 공연장을 찾을 여건이 안된다면 헛일. 농촌고령화에 동면도 예외는 아니어서 마을주민들의 대부분이 노인들인데다 공연장을 찾기 위해 버스를 타려면 족히 30여분을 걸어나와야 하는 곳도 태반이다. 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모처럼의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동네 청년들이 나섰다.

 

동면청년회(회장 이의영) 회원들은 공연이 열릴 즈음이 되자 소유하고 있는 승용차 등을 이용해 마을어르신들을 공연장으로 모셨다. 생활개선회 회원들도 주민들을 위해 따끈한 차를 준비하는 등 도우미로 나섰다. 중간중간 추임새를 넣으며 공연의 흥도 돋웠다.

 

 

오후 3시부터 시작해 2시간여동안 진행된 공연에는 전남도립국악단(상임지휘자 김만석)의 사물놀이, 남도민요, 부채춤, 퓨전사물놀이 '어화신명'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주민들은 성주풀이와 남원산성, 진도아리랑 등의 익숙한 민요가락에 어깨를 들썩이며 흥겨워 했다.

 

특히 경쾌한 꽹과리에 맞춰 상모돌리기와 장구춤, 소고춤, 접시돌리기 등의 기예가 함께 어우러진 퓨전사물놀이 '어화신명'이 펼쳐질 때는 모두 다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흥겨운 가락과 춤에 취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전남도립국악단 사무실이 화순군에 위치해 있고 1986년 창단된 이후 지금까지 1300여회의 공연을 했다고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이 국악단의 공연을 보기는 힘든 일이다.

 

국악과 딱히 절친한 관계가 아니다보니 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온갖 조명과 음향을 갖춰놓고 하는 공연을 쫒아가보기도 그렇고 특히나 60대이후가 태반인 농촌의 주민들, 그러니까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아무리 국악가락이 흥겹고 어깨춤이 들썩여진다고 해도 일부로 국악단을 공연을 보기위해 공연장을 찾는 일은 힘들터.

 

그런 의미에서 찾아가는 문화활동을 통해 도립국악단의 화려한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인 셈이다. 물론 찾아가는 문화활동이라는 것이 문화에서 소외된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공연을 열 만한 마땅한 공연시설이 없어 학교강당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그러면서 음향과 조명이 뒷받침되지 않아 공연이 진가를 발휘하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도립국악단의 공연과 함께 화순문화원에서 문화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는 강사와 주민 등으로 이뤄진 화순문화원예술단의 발리댄스와 남면출신 가수 김종뇌의 '변명하지 말아요'를 비롯한 트로트메들리, 대금과 함께 펼쳐진 가수 오목대의 신이별곡, 한백년, 칠갑산 등의 노래공연도 주민들을 즐겁게 했다.

 

이수철 화순문화원장과 문인수 화순부군수, 성치명 동면장, 최낙선 천운농협장 등 관내 기관사회단체장들도 공연이 끝날 때가지 2시간여동안 시종일관 자리를 함께하며 주민들과 함께 공연을 지켜봤다.

 

이수철 문화원장은 "주민들에게 직접 찾아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공연을 통해 활기넘치는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고 싶었다"며 "다양한 문화예술지원을 통해 주민들과 함께하는 문화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디지탈 화순뉴스와 SBS유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화순문화원#도립국악단#찾아가는 문화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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