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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신동아>는 "소설 <강남몽>의 4장은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를 차용했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월간 <신동아>는 "소설 <강남몽>의 4장은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를 차용했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 창비-동아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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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황석영씨가 자신의 소설 <강남몽> 표절 논란과 관련해 1주일여 만에 입을 열었다.

황씨는 24일 <경향신문>에 보내온 이메일을 통해 "출처를 밝히지 못한 것은 저의 불찰"이라며 "필요하다면 <신동아>의 기사를 비롯해 참고자료를 <강남몽>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발간된 월간 <신동아> 11월호에서 "<강남몽> 4장 '개와 늑대의 시간'의 상당 부분이 조성식 <신동아> 기자가 쓴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의 내용을 빼다 박았다"고 보도하면서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 강남 형성사를 다룬 소설 <강남몽>의 4장 '개와 늑대의 시간'에는 조직폭력배가 등장하는데, 여기에서 전개된 내용들이 조성식 기자가 펴낸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에서 빌려 쓴 것이라는 주장이다.  

"표절에 해당하는가는 더 정밀한 논의가 필요할 것"

황석영씨는 "<강남몽>은 애초부터 다큐 소설로 설정되어 있었다"며 "여러 인터뷰와 대담에서 구상 단계부터 신문, 잡지의 기사와 인터넷 자료 등등을 참조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특히 표절 논란의 핵심인 <강남몽> 4장과 관련, 황씨는 "<신동아> 2007년 6월호에 실린 인터뷰 내용뿐만 아니라 인터넷상에 떠 있는 각종 회상자료와 인터뷰 내용 등을 참조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황씨는 "인터뷰를 바탕으로 근대화 기간 동안의 역사적이며 사회적인 사실을 인용하면서 인물에 따라서 인간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장면'에 조명을 가하여 소설적 윤색을 했던 것"이라며 "이것이 표절에 해당하는가는 더 정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는 "이 과정에서 소설 내용에 주를 달거나 전거를 일일이 밝힐 수 없었던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텐데, 이것이 학술논문도 아닌 데다 반세기에 걸친 현대사의 방대한 자료를 다루고 있어서 가능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하지만 황씨는 "그렇다 하더라도 출처를 밝히지 못한 것은 저의 불찰"이라고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다만) 인터넷상의 자료는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고, 이를 필요한 대목만 메모해 두었다가 사용한 터라 일일이 출처를 확인하여 밝히기란 일일연재하는 작자로서 사실상 유의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어쨌든 작품 집필에 도움이 되었던 많은 분들의 노고에 늦게나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며 "필요하다면 <신동아>의 기사를 비롯해 참고자료를 <강남몽>에 밝히고자 한다"고 '참고자료 표기'를 수습책으로 제시했다.

끝으로 황씨는 "이 일로 물의가 빚어진 것은 유감"이라며 "이것이 언론의 선정적 행태를 지양하고 창작자의 권한을 존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표절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그의 불편한 심정이 읽히는 대목이다.

소설 <강남몽>은 지난해 9월부터 인터넷 인터파크도서에 연재됐고 올 6월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인터넷에 연재될 당시 '조회수 640만건, 댓글 2만7000개'를 기록했고, 책 출간 이후에는 15만부 넘게 팔렸다. 

황씨의 해명과 수습책 제시로 표절 논란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애초부터 다큐 소설로 설정되어 있었다"는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표절 논란은 '이야기꾼'으로서 그의 명성이 예전같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동아>가 답변이 늦다고 사설에서 거론했지만 저간의 사정은..."

한편 황씨는 "지난 9월부터 새 작품 집필 관계로 중국에 머물고 있다"며 "<신동아> 송홍근 기자가 수차 연락을 취했다는데 외부와 연락을 두절하고 작품에만 전념하고자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던 터라 지난 토요일(16일) 밤 늦게야 국내에 있는 집사람을 통해 메일 내용을 겨우 전해 들었다"고 해명했다.

황씨는 "그때 이미 <신동아>는 제작 중이었을 터"라며 "이와 관련해 <신동아>가 발간되자마자 다음날 저의 답이 늦다고 <동아일보>가 사설에서까지 거론을 하였는데, 저간의 제 사정이 이와 같다"고 말했다.


강남몽

황석영 지음, 창비(2010)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 - 조성식 기자의 현장취재

조성식 지음, 동아일보사(2009)


태그:#황석영, #강남몽, #대한민국 주먹을 말하다, #조성식, #신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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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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