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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 고덕·면천지역 주민 300여명은 16일 오전 충남도청 앞에서 '주물산업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항의시위를 벌였다.
 충남 예산 고덕·면천지역 주민 300여명은 16일 오전 충남도청 앞에서 '주물산업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항의시위를 벌였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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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물공단 입주를 반대하는 충남 예산 고덕·면천지역 주민들이 충남도청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안희정 도지사와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안 지사는 "환경을 파괴하는 공장 입주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6일 오전 충남도청 앞에 대형버스 6대를 나눠 타고 도착한 예산군 고덕·면천지역 주민 300여명이 나타났다. 이들의 손에는 '주물단지 결사반대', '주물단지 유치는 곧 죽음이다', '도지사님 우리를 그냥 고향에서 살게 해 주세요'라고 쓰인 피켓과 현수막이 들려있었다.

이들은 충남도와 예산군이 경인주물공단조합 소속 22개 주물생산업체를 2013년까지 충남 예산군 고덕면 상몽리 일원 48만㎡(약 14만 5000평)에 이전하려는 계획에 반발하는 해당지역 주민들이다.

주민들은 예산군과 이전기업들이 '신소재산업단지'라는 이름으로 주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피해 등으로 인해 인천과 안산지역에서 쫓겨난 기업들이 왜 하필 예산으로 와야 하느냐는 것.

특히, 주민들은 지난 달 경남 진해시 남양동에 위치한 진해·마천지방산업단지와 경북 고령에 위치한 다산주물산업단지를 견학하여 주변 농민들이 악취와 분진에 시달리고, 농작물 경작이 어렵다고 하는 증언을 직접 목격하여, 결사적으로 주문단지입주를 막아내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주민들은 꽹과리와 북 등을 치면서 "주물단지 입주를 즉각 백지화하라", "주민생명 위협하는 주물공장 반대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충남도의 '예산신소재산업단지' 조성 계획의 철회를 촉구했다.

주민대표, 안희정 지사와 면담... 안 지사 "환경 파괴하는 기업 입주 반대"

지역주민 대표들과 면담을 하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운데).
 지역주민 대표들과 면담을 하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가운데).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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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주민들의 집회 도중 주민대책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면담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권배 면천대책위원장은 "충남에 유치할 것이 없어서 저런 공장을 유치할 수 있느냐, 왜 다른 지역에서 쫒아내는 공장을 살기 좋은 농촌에 농민들을 쫓아내면서 까지 유치하려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주민들의 뜻을 충분히 잘 알고 있다, 지금 타당성 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등이 진행되고 있고, 산업단지심의위원회의 심사 등의 절차가 남아 있으니, 충남도를 믿고 지켜봐 달라"면서 "찬성이든 반대든 간에 적절한 절차를 거쳐서 결정되어야 올바른 민주주의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개발과 환경이 대립되는 경우, 저는 결코 개발을 택하지 않을 것이다, 환경영향평가에서 환경에 위해하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절대로 해당 공장이 들어서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그것은 원론적인 답이고, 우리도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그동안의 사례를 볼 때, 환경영향평가의 결과나 산업단지심의위원회의 올바른 판단, 그리고 충남도의 행정을 믿을 수가 없다, 당진의 현재제철이나 동부제철도 환경영향평가 다 받고 들어왔지만, 지금 그 지역에는 쇳가루가 날려서 배추를 먹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 지사는 "주민들의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으니, 그러한 절차가 결코 편중되지 않도록 하겠다, 믿어 달라"고 말하고, 실무 담당에게 "제가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에 해당 담당자는 "환경영향평가 위원으로 환경단체 관계자를 추천하고, 산업단지심의위원들에게 지역주민의 의견도 충분히 자료를 제공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또 다른 주민은 "신소재산업단지라고 주민을 기만하고, 주민 찬반여론도 자기들 맘대로 조작하고 그랬는데 어떻게 주민들이 믿고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 있겠느냐"고 항의했다.

또 다른 주민은 "그렇게 꼭 필요한 공장이라면, 지금처럼 밀어붙이지 말고, 참여정부에서 핵폐기장 부지 선정할 때처럼, 각 지역에서 위치 신청을 받아서 하면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심의과정에서 그러한 주민들의 불신이 다 해소 될 수 있도록, 도지사가 깐깐하게 브레이크를 걸고, 챙겨보겠다"고 말하고, 담당자에게 "심의가 단순히 다수결로 결정해 밀어붙이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안 지사와의 면담을 마친 주민대표들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주민들에게 면담결과를 한 뒤 집회를 끝마쳤다.


태그:#주물공단, #충청남도, #안희정, #주물단지,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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