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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군 내 학생수가 매년 빠른 속도로 줄고 있어 고교 입학정원 감축을 위한 중장기대책이 절실하다. 그럼에도 충남도교육청은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채 예산지역 고교의 2012학년도 입학정원을 오히려 늘리는 계획을 내놔 빈축을 사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은 10일 예산교육지원청과 일선학교에 2012학년도 고등학교 신입생입학정원에 관한 공문을 보냈다. 공문 내용에 따르면 학급당 학생수가 보통과(인문계열)는 30명, 특성화반(상업, 공업계열 등)은 28명으로 기존보다 각각 2명씩 늘어 전체 학급수는 변하지 않은 채 정원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추진된다면 2012학년도 예산 지역 고교의 신입생 정원이 지난해 1084명에서 88명이 늘어 1176명이 된다.

 

반면 올해 고입 전형을 치르게 될 중학교 졸업예정자는 965명으로 지난해보다 더 줄었다. 충남도교육청이 제시한 고입 정원 계획보다 211명이 부족한 수치다. 여기에다 외지학교로 빠져나가는 학생수를 감안하면 지역 내 자원이 300여 명 부족한 상황에서 신입생 유치전쟁을 치러야 한다. 예산군 내 고교들은 지난해 한해를 빼고는 수년째 대량 미달사태를 겪어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선 고교들은 신입생을 선발하는 게 아니라 정원을 채우는데 급급해 전체적인 학력 수준 저하와 생활지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의 일선학교 교사들은 "충남도 전체적으로 인구가 줄면서 학생수도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예산 지역만해도 현재 초등학교 1학년생이 560명으로 고교입학 정원의 절반 수준이다. 도교육청이 장기적인 대책을 내놓치 않으면 큰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충남도교육청 차원에서 매년 취학 전 영·유아를 포함, 중기 학생수용계획 수립을 위한 학생수 판단 자료를 파악하고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한 고입정원 중장기 계획이 나오지 않아 답답한 실정이다. 특히 초등학교나 중학교와는 다르게 고등학교는 신입생 정원 조정을 단계적으로 실시하면서 교사 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별다른 노력은 없어보인다.

 

예산 지역만해도 현재 상태로 진행된다면 현재 초등 1학년생들이 입학하는 8년 뒤에는 한 학년당 학급수가 현재의 40개 학급에서 20개 학급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예산군에는 공립보다 사립고교가 많아 정원감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충남도교육청이 적극 개입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한 고교 교사는 "예산 지역 고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원을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사학재단이나 학교장, 도교육청 모두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손을 놓고 있다. 이대로 가면 모두가 공멸하자는 얘기이고, 그 사이에서 피해를 보는 건 우리 학생들이다"며 "예산의 경우 도청신도시 이후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도청신도시에 신설고교를 세울 것인지, 기존고교를 이전할지 결정도 빨리 해야 한다. 도교육청이 당장의 대책에만 급급하지 말고 전체적인 지역 현실을 감안해 중장기 플랜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학교의 교장은 2012학년도 학급당 학생수 조정에 따른 정원 증가와 관련 "작년에 천안과 아산에서 고입 지도에 문제가 생기면서 미달이 됐고, 반면 예산은 수년 만에 정원을 채우는 이변이 일어났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기대를 하면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아산에서 내려오는 인원이 지난해처럼 많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한 뒤 "일선 정책 입안자들이 지역 학생들의 교육환경에 대해 애정을 갖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고교 정원 조정, #충남도교육청, #고입제도, #학생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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