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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3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제2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3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제2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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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증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장이 업자에게 1억 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방통위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관련기사: 방통위 '스폰서 국장' 의혹, 진실게임 국면 )

방통위는 28일 오후 4시쯤 황 국장 금품수수 사태와 관련해 최시중 방통위원장 주재로 확대간부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방통위 실·국장, 과장급 간부들과 산하 기관장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시중 위원장은 "인간이 추구하는 욕망은 '재물욕', '명예욕', '지위욕' 3가지인데 모두 탐하게 되면 결국 '감옥'에 간다"는 '4P' 원리를 거론하며 "공직 생활은 사회적 지위, 명예도 따라오는 존경받는 직책인데 재물까지 탐하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하늘의 그물은 넓고 성기나 새지는 않는다'는 의미의 '천망불루(天網不漏)' 말을 가슴에 새기고 공직생활에 임해야 한다면서 "하늘은 모든 것을 알고 있고 하늘의 죄는 양심의 가책"이라면서 "금품 거래나 해코지는 자신이 가장 잘 안다, 양심의 가책되는 일은 절대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윤리의식 받쳐주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져"

이 자리에선 방통위 간부들도 돌아가며 이번 사태를 겪으며 느낀 소회와 함께 자성하는 발언을 했다.

한 실장급 간부는 "백 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문제"라면서 "한 노교수가 공직자는 자기 자리에 항상 죄의식을 가져야 한다, 그 자리에서 잘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어서 자기 자리에 책임 갖고 잘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말을 경고 삼아 마음 잡고 나가자"고 밝혔다.

한 과장급 간부는 "지금까지 공무원 자질은 업무 능력이나 태도로 평가받았지만 이제는 윤리의식이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면서 "지금까지 막스 베버가 말한 책임감, 열정, 균형의식을 공직자 최대 덕목이라 생각했는데 윤리의식이 받쳐주지 않으면 한순간에 무너지는 걸 알았다"고 밝혔다.

이태희 방통위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 브리핑에서 "이날 확대간부회의는 1시간 정도 토론회 형식을 겸해 진행됐다"면서 "시종 침통하고 엄숙한 분위기였고 스스로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 2009년에도 방통위 과장 성접대 사건으로 큰 생채기를 겪었지만 결국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고 말았다. 이날 회의에서도 공무원 윤리규정을 설명하고 감사 강화 방안을 보고했다. 또 일부 참석자는 내부 감찰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통위에서 누구보다 감시와 견제가 필요한 건 '이명박 대통령 멘토'이자 2기 연임으로 강력한 권력으로 부상한 최시중 위원장 자신이란 사실도 명백하다.


#최시중#방통위#황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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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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