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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의 미트 롬니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근소하게 앞서있다고 발표하는 CNN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의 미트 롬니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근소하게 앞서있다고 발표하는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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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대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도 승리했다.

CNN이 17일(한국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대선을 지금 실시한다고 가정할 경우 공화당의 유력한 후보인 롬니가 48%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47%의 오바마를 1%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롬니와 오바마의 지지율 차이가 표본 오차범위 내에 들어가는 수준으로 사실상 치열한 접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두 후보를 바라보는 미국 유권자들의 시선은 엇갈렸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인물을 묻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53%가 롬니를 지목했고 오바마는 40%에 그쳤다. 반면 일반 시민들의 현실을 누가 더 잘 이해하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53%가 오바마를 꼽았고 롬니를 선택한 쪽은 40%밖에 되지 않았다.

롬니는 성공한 기업인으로서 '경제 대통령'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막대한 재산과 화려한 경력이 일반 시민들에게 거리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는 친근감에서 앞섰지만 이번 대선의 가장 큰 이슈인 경제 분야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오바마는 공화당의 또 다른 경선 후보인 론 폴 하원의원과의 가상 대결에서도 48% 대 46%로 근소하게 앞서며 고전했다. 일각에서는 오바마가 대선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세' 롬니에 공격 집중된 공화당 토론회

이미 공화당 예비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2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롬니는 오는 21일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굳히기'에 들어갔다.

롬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공화당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 29%를 기록하며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18%), 론 폴 하원의원(15%),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15%) 등 경쟁 후보들을 압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공화당 경선의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아이오와에서는 롬니가 샌토럼에 불과 8표 차이로 힘겹게 1위를 차지했고, 뉴햄프셔는 롬니의 '텃밭'이라 승리가 예견된 곳이었기에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비로소 '진검승부'가 벌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더구나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이번 경선에서 '승자독식' 원칙을 적용하는 첫 지역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오는 8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최종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대의원 25명을 모두 확보하게 된다.

1980년 대선부터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표심'을 잡은 후보가 줄곧 공화당의 최종 대선 후보가 되었을 정도로 상징성이 큰 곳이다. 일부 후보들은 롬니의 강세 지역인 뉴햄프셔를 아예 건너뛰고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공을 들여왔다.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롬니에 공격이 집중되었음을 보도하는 <워싱턴포스트>
 1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롬니에 공격이 집중되었음을 보도하는 <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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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서 다른 후보들은 롬니를 공격하는데 집중했다. 그만큼 사우스캐롤라이나가 롬니의 대세론을 꺾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는 뜻이다. 

깅리치, 샌토럼 등은 롬니가 베인 캐피탈 최고경영자(CEO) 시절 경영난에 빠진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수많은 근로자들을 해고한 경력의 소유자라고 공격했다. 또한 최대 2억6천만 달러로 추정되는 롬니의 재산 내역을 모두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롬니는 "우리가 투자했던 기업들 중 4곳은 현재 12만 명의 고용을 창출했다"면서 "실질적인 경제 이해로 오바마와 맞설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다면 바로 나 밖에 없다"고 맞섰다.

또한 사우스캐롤라이나는 보수적인 복음주의 기독교가 대다수인 남부 지역이다. 소수파 종교 모르몬 신자인 롬니로서는 불리할 수 있지만 이들의 표심이 다른 후보들에게 분산될 경우 별다른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르몬에 반감을 가진 복음주의 기독교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밀어줄 경우를 경계하고 있다. 이미 사우스캐롤라이나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샌토럼 지지를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롬니 '아군은 늘고, 적군은 줄고'

아직 수많은 예비경선과 변수가 남아있지만 롬니의 대세론을 확신하는 여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미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와 맞붙었던 공화당의 전 대선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일찌감치 롬니에 대한 지지 선언을 했고 최근 경선 사퇴를 발표한 존 헌츠먼 주니어 전 주중대사도 롬니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지율 부진으로 경선에서 중도 사퇴하기로 결정한 헌츠먼은 "오바마를 꺾을 수 있는 인물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며 롬니를 지지했다. 헌츠먼 역시 롬니와 함께 모르몬 신자이기도 하다.

반면 롬니의 경쟁자들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경우 경선 사퇴 여부를 놓고 결단을 내려야한다는 압박감에 고민하고 있다. 역전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지고 선거자금 모금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샌토럼의 경우 자신의 지역구 펜실베이니아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피아세케 항공사와 군수업체인 JLG인더스트리에 거액의 개발비를 지원하는 선심성 예산 내역이 공개되면서 더욱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워싱턴포스트>는 "롬니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1위에 올라 3연승을 거둔다면 공화당 경선은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전했다. 선거자금이 롬니에게 더욱 집중될 것은 당연하다.

롬니가 과연 3연승으로 공화당 대세론을 굳힐지, 아니면 다른 후보가 이변을 일으킬지 이번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릴 '공화당 경선 3라운드'에 미국 정치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대선#버락 오바마#미트 롬니#릭 샌토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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