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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 구미취수장 상류에서도 죽은 물고기가 발견되고 있다.
 낙동강 구미취수장 상류에서도 죽은 물고기가 발견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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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구미유역에서 연일 수천 마리의 죽은 물고기가 떠오르는 가운데 구미시민의 식수원인 구미취수장 상류에서도 죽은 물고기가 발견돼 먹는 물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대구환경청과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29일 구미취수장 상류와 구미보 상류에서도 죽은 물고기가 수십 마리씩 발견됐다. 불산 사고가 난 국가산단 4단지를 흐르는 한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점 상류 500미터에서도 죽은 물고기가 발견됐다.

경상북도 물산업관리과에 의하면 죽은 물고기를 수거하는데 50명에서 80명이 동원돼 24일 1000마리, 25일 400마리, 26일 1000마리, 27일 1200마리, 28일 1000마리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이는 50명이 하루에 20마리 정도를 수거했다는 것이지만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는 전혀 달랐다. <오마이뉴스>와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이 포대에 담겨진 물고기를 세어본 결과 한 포대에 63마리가 담겨 있었고 25일에만도 150포대, 26일에는 이보다 더 많은 포대를 수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큰 물고기만 대충 세었고 눈대중으로 해서 정확한 숫자는 아니다"라며 "이마저도 경북도에서 알려준 숫자"라고 말했다. 따라서 대구환경청과 경상북도가 물고기의 폐사된 숫자를 의도적으로 줄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구환경청, 물고기 폐사 원인 알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구미취수장 하류쪽에서 30cm가 넘는 붕어가 죽은채 발견됐다.
 구미취수장 하류쪽에서 30cm가 넘는 붕어가 죽은채 발견됐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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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에서 폐사한 물고기의 아가미에서 선홍색을 띈 모습이 발견됐다. 선홍색은 산소가 부족해 죽었기 때문이라는게 물고기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낙동강에서 폐사한 물고기의 아가미에서 선홍색을 띈 모습이 발견됐다. 선홍색은 산소가 부족해 죽었기 때문이라는게 물고기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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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물고기는 구미시민들의 식수원인 구미취수장 상류인 구미보에서부터 남구미대교 하류 칠곡보에까지 약 14km이상에서 물에 떠올랐다. 물고기의 집단 폐사는 구미시민들의 식수원인 구미취수장 상류에서도 발견돼 먹는물에 대한 불안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구환경청은 처음 폐사한 물고기가 발견된 24일을 제외하고는 수질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산가스 유입이 우려되는 한천에서도 죽은 물고기가 발견되고 있지만 물고기 폐사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먹는물에 대한 안전성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도 조사를 하지 않았다.

대구환경청 관계자는 "한천에서 죽은 물고기가 발견된 것은 낙동강에서 죽은 물고기가 바람이 불어 한천으로 쓸려내려간 것이지 한천에서 죽은게 아니다"며 "불산으로 인해 물고기가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질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지난 24일 용존산소(Do)와 Ph를 측정한 결과 전혀 이상이 없었다"고 밝히고 물고기가 연일 폐사한 채로 물위에 떠오르고 있지만 "안전에 전혀 이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대구에서도 먹는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강정보 상류에 있는 매곡취수장과 문산취수장을 통해 하루에 55만 톤의 식수를 대구시민 70%가 이용하고 있다. 강정보는 칠곡보 하류에 있어 결코 안전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대구의 취수장을 통해 공급되는 물은 안전하다"며 환경정책기본법에 매월 31개 항목에 대해 검사하면 되도록 되어 있으나 대구시는 매월 150개 항목을 검사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992년 낙동강 페놀사태를 잊지 못하고 잇는 대구시민들은 이번 물고기 폐사의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안심하고 마셔도 좋다는 관계당국의 해명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다.

시민 김민철(43)씨는 "대구시민들 대부분이 수돗물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는데 항상 안심하고 먹으라고만 한다"며 "관공서에만 가도 정수기가 설치돼 있는데 안심해도 된다는 말은 시민들은 먹고 탈이 돼도 괜찮다는 말이냐"라고 불끈했다.

또다른 시민 김아무개(31)씨도 "애가 어려서 배탈이 날까봐 수돗물을 먹이지 못하고 있다"며 "낙동강 상류에 공장 다 지어놓고 폐수 흘리고 물이 썩고 물고기가 죽어나는데도 아무도 원인을 모르면서 먹으라고만 할 게 아니라 빨리 원인을 찾아 불안을 불식시켜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산, 유출사고 이후 한천 통해 낙동강으로 확산

 낙동강 구미대교에서 산호대교방향의 모습. 곳곳에 폐사한 물고기들이 떠다니거나 물가에 밀려와 널렸다.
 낙동강 구미대교에서 산호대교방향의 모습. 곳곳에 폐사한 물고기들이 떠다니거나 물가에 밀려와 널렸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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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달 27일 불산가스 유출사고가 난 이후 휴브글로벌 인근 국가산단 4단지 인근에 확산되었던 불산이 지난 22일 비가 온 뒤 인근 한천을 통해 낙동강으로 확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환경연구소가 22일 오후 5시부터 강우에 따른 한천의 불산농도를 측정한 결과 1.2㎎/ℓ로 나타났다. 시민사회연구소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 2일 측정한 값 0.12㎎/ℓ에 비해 10배나 높은 수치로 불산 확산이 심각하게 진행되었고 강우를 통한 3차 확산이 우려가 아닌 현실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청은 해명자료를 내고 "대구지방환경청에서 측정한 10월 1일(0.13㎎/ℓ)과 10월 22일(0.07~0.12㎎/ℓ) 측정농도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신뢰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측정농도의 큰 편차는 조사지점 및 조사방법 등의 차이에 의해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환경청은 또 "하수처리장 방류지점 및 하류 2km 지점의 불소이온 농도는 사고 이전의 하수처리장 방류수 농도와 유사한 수준이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 한천의 불소이온 농도를 높였다고 추정할 만한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환경연구소 고도현 연구원은 "한달이 지났음에도 환경부에서 예기한 것보다 더 높은 수치로 나왔다"며 "환경부와 같은 조사방법으로 측정했는데 어떤게 잘못됐다는 것인지 근거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고도현 연구원은 또 "비가 온 후 낙동강 인근의 환경영향평가를 꼼꼼히 했어야 하는데 환경부에서 조사해 발표한 자료가 없다"며 해명을 일축했다.


#낙동강 물고기 폐사#식수#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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