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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가 30일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3차 발표 방송을 방영했다.
 <뉴스타파>가 30일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3차 발표 방송을 방영했다.
ⓒ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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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과 검찰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의문을 풀 수 있을 것입니다."

이쯤 되면 '떠먹여주기'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대학 총장의 인적사항과 유령회사 연결 금융정보까지 취재해 공개하며 정부당국의 조치를 촉구했다.

<뉴스타파>는 30일 오후 8시께 '조세회피처 프로젝트' 3차 명단에 오른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 연극배우 윤석화, 이수형 삼성전자 전무, 전성용 경동대학교 총장, 조원표 엔비아이제트 대표이사 측을 직접 취재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김석기 "이수형·조원표 조세도피처인 거 알고 이름 줬다"

3차 명단 발표 이후 유령회사 에너지링크 홀딩스의 등기이사 중 하나로 지목된 이수형 삼성전자 전무는 "(김석기씨의) 회사가 유령회사인 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조원표 엔비아이제트 대표이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뉴스타파> 취재에 따르면 에너지링크 홀딩스의 설립자인 김석기씨는 이를 부정했다. 그는 "(두 사람에게) 버진아일랜드 법인이라고 정확하게 말했다"면서 "그분들이 헷갈리는 것 같다"고 답했다.

김씨는 혼자  유령회사를 운영하지 않고 조씨와 이씨를 끌어들인 이유에 대해서도 "많은 연줄이 있고 명망있는 사람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이 사업에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구체적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김씨는 이 회사와 관련된 탈세 의혹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에너지링크 홀딩스에 들어간 돈은 1달러 뿐이며 이 회사를 통해 어떤 투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어 "구상했던 만큼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이룬 것이 없으며 한국을 떠난 15년 동안 빚만 쌓였다"고 해명했다.

<뉴스타파> 측은 김씨의 이같은 해명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김씨가 독일의 투자회사 사핀다 그룹에 500만 유로를 투자했다는 보도가 있으며 사핀다 그룹 역시 그런 사실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사핀다 그룹의 자회사인 사핀다 아시아 역시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됐는데 회사 주소가 홍콩에 세워진 김씨의 주소와 일치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국세청과 검찰 의지만 있으면 의문 풀 수 있어"

<뉴스타파>는 이날 방송에서 조세피난처 유령회사와 연결된 싱가포르 OCBC은행 금융계좌의 존재를 밝혀내기도 했다. 연결 금융정보는 역외탈세 여부를 가려내는 데 필요한 핵심 단서로 꼽힌다.

이날 꼬리를 밟힌 주인공은 전성용 경동대학교 총장. 전씨는 2007년과 2008년 사이 중개인 없이 스스로 4개의 유령회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차명을 이용해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막았다. 이 방송은 "이같은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면서 계좌에 남겨진 개인정보를 추적한 결과 전씨가 4개 회사의 실소유주임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전씨 일가는 현재 경동대학교, 경복대학교, 동우대학 등 대학 3개와 고등학교 2개를 거느린 사학재단을 소유하고 있다. <뉴스타파>는 전씨가 유령회사를 만든 시기와 전씨 아버지인 재단 설립자 전재욱씨가 교비 횡령 혐의로 해외 도피했다가 귀국한 시기가 겹친다고 지적했다.

전씨가 만든 유령회사로 횡령된 교비가 빠져나갔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재욱씨는 교비 257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007년 9월 귀국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에 벌금 7억 원을 선고 받았다.

<뉴스타파>는 취재가 시작된 이후 1주일간 전씨가 출근을 하지 않았다면서 정부 당국에 진실 규명을 촉구하며 방송을 마쳤다.


#뉴스타파 #조세피난처#김석기#윤석화#전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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