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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명동 프리스비 매장에서 애플워치를 살펴보고 있는 고객들
 26일 서울 명동 프리스비 매장에서 애플워치를 살펴보고 있는 고객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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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입고 계신 옷과 잘 어울려요."

굳이 새벽부터 긴 줄을 설 필요는 없었다. 애플워치 국내 출시일인 26일 오전 10시쯤 서울 명동에 있는 애플 전문 판매점인 프리스비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제품을 착용해 볼 수 있었고 구입도 가능했다. 이날 새벽부터 이미 한바탕 전쟁을 치른 탓인지 매장 안엔 손님보다 직원들이 더 많아 보였다.(관련기사: 애플워치 26일 한국 상륙... "2주 내 발송 가능"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대표하는 스마트시계답게 매장 분위기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때와 사뭇 달랐다. 애플워치 로고가 그려진 파란색 티셔츠를 입은 '시착(시험착용)' 담당 직원도 제품 기능이나 성능 설명보다는 '패션'을 더 강조했다. 손목이 가는 여성은 38mm 실버 알루미늄 케이스에 흰색 줄(화이트 스포츠밴드)이나 핑크색 줄을, 남성은 42mm 스페이스 그레이 케이스에 검은색 줄(블랙 스포츠밴드)을 더 선호한다는 식이었다.

43만9천원에서 2200만원까지 천차만별... 보급형 주로 구매

애플워치 42mm 케이스(왼쪽)와 38mm 케이스
 애플워치 42mm 케이스(왼쪽)와 38mm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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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판매 가격은 예상보다 비쌌다. 보급형인 '애플워치 스포츠'도 38mm가 43만9천 원, 42mm도 49만9천 원에 달했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삼성이나 LG 스마트워치 가격이 20만~30만 원대인 걸 감안하면 확실히 비쌌다. 여기에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를 사용한 애플워치 기본형을 사려면 최소 67만 9천 원에서 최대 135만 9천 원으로 웬만한 명품시계 값이었다.

그나마 이날 오전 기본형 14종 가운데 38mm 한두 종만 빼고 모두 매진된 상태였고 실제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은 보급형 제품군 정도였다. 프리스비는 전날 밤부터 100여 명이 일찌감치 줄을 서 번호표를 나눠줘 돌려보냈고, 이날 비가 내리는 데도 오전 6시부터 300여 명이 한꺼번에 줄을 서는 바람에 1인당 1대씩만 파는데도 일부 모델은 1차 입고분이 품절됐다고 밝혔다.

애플워치가 국내에 처음 출시된 26일 아침 서울 명동 프리스비 매장 앞에서 고객들이 줄서 기다리고 있다.
 애플워치가 국내에 처음 출시된 26일 아침 서울 명동 프리스비 매장 앞에서 고객들이 줄서 기다리고 있다.
ⓒ 프리스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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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의 가격을 좌우하는 건 밴드였다. 원하는 모델을 구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밴드를 따로 판매하는데, 가장 싼 스포츠 밴드가 6만 5천 원이었고 가장 비싼 건 56만5천 원으로 웬만한 시계 가격과 맞먹었다.

30,40대 직장인에서 70대 노인까지 호기심 반 이날 매장을 찾은 손님들은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에 눈길을 주다가도 가격이 80만 원이 넘는다는 말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실제 이날 많이 판매된 제품도 대부분 보급형 스포츠 모델이었다 

18K 골드 애플워치 에디션 차보니... 성능은 같아도 묵직한 금 맛

26일 서울 명동 프리스비 매장에서 착용해본 애플워치 에디션. 18K 골드를 사용한 제품으로 가격이 1900만 원에 이른다.
 26일 서울 명동 프리스비 매장에서 착용해본 애플워치 에디션. 18K 골드를 사용한 제품으로 가격이 1900만 원에 이른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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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프리스비 명동점에선 18K 금으로 만든 '애플워치 에디션'도 함께 전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착용해 보려면 예약한 뒤 10분 이상 기다려야 했고, 다른 제품들과 달리 예약 판매만 가능했다. 우리나라에서 이 제품을 착용해 볼 수 있는 곳은 이곳과 청담동에 있는 명품매장인 '분더샵 청담', 단 두 곳뿐이었다.

시착용 제품은 42mm 18K 옐로 골드 케이스에 '미드나이트 블루 클래식 버클'이란 이름을 붙은 가죽 줄이었다. 가격은 1900만 원에 이른다. 가장 비싼 모델은 '38mm 18K (로즈) 골드'와 '모던 버클'로 무려 2200만 원이다.

일반 금보다는 가벼운 소재를 사용했다고 하지만 먼저 차본 다른 제품들에 비해 확실히 묵직했다. 실제 알루미늄 42mm 케이스가 30g 정도인 반면, 스테인리스 스틸은 50g, 18K 골드 제품은 67g으로 두 배가 넘었다.

이렇듯 외장을 제외하면 제품 기능이나 성능은 일반 제품과 동일했다. 다만 에디션은 일반 제품과 달리 충전과 거치대를 겸한 가죽 상자를 따로 제공했다. 가격은 시계줄에 따라 최저 1300만 원에서 최고 2200만 원에 달했다. 미국 판매 가격 기준 최고 1900만 원 정도라던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다.

프리스비, 윌리스 등 오프라인 매장 뿐 아니라 애플코리아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스토어(http://store.apple.com/kr)에서도 이날 오후 2시 1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금장시계로 눈요기까지 마치고 선택한 모델은 애플워치 스포츠 스페이스 그레이와 블랙 스포츠 밴드였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기도 했지만 달리기 등 운동 용도로 사용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38mm는 남성이 차기엔 좀 작아 보여 42mm를 골랐더니 가격은 50만 원에 육박했다.

애플워치 스포츠 42mm 스페이스 그레이와 블랙 스포츠 밴드
 애플워치 스포츠 42mm 스페이스 그레이와 블랙 스포츠 밴드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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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1,2만 원 정도에 판매하는 액정보호 필름이나 유리도 필수였다. 주로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스마트폰과 달리 손목에 차고 다니는 시계는 여기저기 긁히기 쉽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온-엑스' 강화 유리를 쓰는 스포츠 모델은 '사파이어 크리스탈'이 들어간 기본형이나 에디션에 비해 경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워치 포장 상자는 아이폰 상자 2개를 세로로 길게 붙여놓은 듯 했다. 상자 안에는 시계가 담긴 길쭉한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겨있고, 기본 크기보다 짧은 시곗줄도 여분으로 들어 있다. 유도 방식 충전 어댑터는 자석처럼 시계 뒷면에 붙여 충전하는 방식이다.

6,7년 전 한창 마라톤을 할 때는 4,5만 원대 카시오 전자시계를 스톱워치를 겸해 차고 다녔다. 그사이 시계 대신 아이폰을 들고 달리던 이들에게 애플워치는 불가피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시 전자시계 값보다 10배가 넘는다는 말에 주변 사람들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

"1900만 원짜리 금장 시계도 차봤는데 성능은 똑같은 거야."

40,50만 원대 고가 시계마저 값싸 보이게 만드는 2000만 원대 애플워치 에디션의 마법. 이게 바로 애플의 노림수가 아니었을까?

(다음 주 애플워치 사용기가 이어집니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애플워치, #애플, #아이폰, #스마트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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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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