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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에 책을 잘 읽지 않던 사람들까지도 독특한 매력으로 사로잡은 마력의 책. 10대 청소년들이 거의 신앙처럼 사랑한 책.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에는 이 책을 읽고 나면 결코 읽기 전의 상태로는 되돌아갈 수 없게 만드는 강렬한 목소리가 있다.

저자 포리스트 카터의 삶은 네다섯 살 때부터 체로키 인디언의 혈통을 이어받은 그의 할아버지와 떨어뜨려서는 생각할 수가 없다. 할아버지는 그를 이름이 아닌 '작은 싹', '작은 나무'로 부르며 자연과 교감하는 체로키 인디언들의 삶의 방식을 가르쳐주었다.

이 인디언 소년이 겪었던 자전적인 경험과 그가 펼쳐 놓는 자연과의 공존을 읽고 있노라면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진다. 그 소년은 맨발로 땅의 숨결과 기운을 느끼고, 온 살결로 바람의 노래를 감상하며, 영혼의 마음으로 동식물들과 소통한다.

21세기 산업화된 시대에 사는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소년의 하루하루는 가슴 한켠에서 차갑게 잠들어있던 우리의 감수성을 깨우는 것 같아 마음이 뭉클해지게 한다.

텍스트 속 'kin'이라는 단어는 소년을 포함한 체로키 인디언들이 인간을 대하는 방식을 가장 극명하게 나타내주는 상징이다. 지금은 친척이나 친족의 의미로 그 의미가 좁혀졌지만, 'kin'이라는 단어는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상대방을 표현하는 단어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아는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까지도 끝이 아닌 영혼의 새로운 만남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받아들인다. 자연의 섭리대로 흐르는 삶, 1800년대 체로키 인디언들은 문명의 탈을 쓴 잔인한 인간에게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할머니가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 뭔가 좋은 일이 생기거나 좋은 것을 손에 넣으면 무엇보다 먼저 이웃과 함께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말로는 갈 수 없는 곳까지도 그 좋은 것이 널리 퍼지게 된다.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하시면서.' - 작은나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은 1977년 초판이 간행되었을 때 극찬을 받은 이후로도 꾸준히 재간행되면서 기계화와 물질주의에 찌든 현대인을 위로하고 있다. 각박한 세상 속 우리가 진정 가치를 두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방향을 안내해주는 인디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주말을 따뜻하게 보내보는 건 어떨까.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아름드리미디어(2014)


태그:#포리스트 카터, #인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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