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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 복주머니를 닮은 한라봉. 향이 상큼하고 맛이 달콤한 겨울철 대표 과일이다.
 노란 복주머니를 닮은 한라봉. 향이 상큼하고 맛이 달콤한 겨울철 대표 과일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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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가 복주머니를 닮았다. 향이 상큼하고 맛은 달콤하다. 오렌지와 달리 적당한 신맛도 섞여 있다.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과즙도 풍부하다. 흠이라면 껍질이 두껍다는 것뿐이다. 한라봉이다. 겨울을 대표하는 과일이다.

'한라봉'을 생각하면 제주도가 연상된다. 명산 한라산의 이름을 딴 데다 제주도의 생산량이 가장 많은 탓이다. 주산지다. 1990년대 초부터 재배됐다. 지역특성을 살려 이름을 '한라봉'으로 붙였다.

이 과일의 원산지는 일본이다. 1970년대 초 구마모토현 부지화(不知火)마을에서 개발됐다. 품종도 '부지화'다.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과즙을 자랑하는 한라봉. 신맛도 적당히 섞여 있다.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과즙을 자랑하는 한라봉. 신맛도 적당히 섞여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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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동 씨의 한라봉 하우스. 노란 복주머니를 닮은 한라봉이 주렁주렁 걸려 있다.
 김철동 씨의 한라봉 하우스. 노란 복주머니를 닮은 한라봉이 주렁주렁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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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 가장 먼저 들어왔어요. 87년에 처음 재배됐으니까, 30년 됐죠. 지금 저희 협회 고문으로 계시는데, 이영길 어르신이 일본에서 갖고 와 시험 재배를 했거든요. 시설재배를 시작한 건, 제주도보다 조금 늦은 95년이고요. 나주에서는 '부지화'란 이름으로 출하 했었죠. 제주에서 많이 재배하면서 '한라봉'으로 인기를 얻었고요."

'나주 부지화'가 '나주 한라봉'으로 이름을 바꾼 이유다. 전라남도 나주에서 6600㎡에 한라봉을 재배하고 있는 김철동(59) 나주한라봉생산자협의회 총무의 말이다. 김 씨는 협의회 창립 이후 지금까지 16년째 총무를 맡고 있다.

 김철동 씨가 자신의 한라봉 재배 하우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김철동 씨가 자신의 한라봉 재배 하우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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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의 한라봉 재배면적은 21만㎡에 이른다. 50여 농가가 참여해 연간 400여 톤을 생산한다. 3㎏들이로 13만 상자 남짓 된다. 생산량은 제주도의 1%에 불과하다.

품질은 여느 지역 것보다 낫다. 당도가 높다. 모래가 적당히 섞인 참흙인 데다 일조량도 많은 덕이다. 나주의 일조량은 제주보다도 연평균 400∼600시간 더 많다. 한라봉 첫 재배지라는 자부심도 농민들이 지니고 있다.

"300평당 3톤 정도는 거뜬히 딸 것 같습니다. 가격도 괜찮아요.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소매가가 3㎏에 2∼3만 원씩 하니까요. 작년보다 더 나아요."

한라봉을 따는 김씨의 얼굴이 환한 이유다.

 김철동 씨의 하우스에서 한라봉 수확이 한창이다. 지난 1월 13일이다.
 김철동 씨의 하우스에서 한라봉 수확이 한창이다. 지난 1월 1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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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동 씨가 수확한 한라봉을 손수레에 싣고 나오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철동 씨가 수확한 한라봉을 손수레에 싣고 나오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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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요즘 한라봉을 따느라 분주하다. 절정의 수확기를 맞은 데다 설날까지 앞두고 있어서다. 수확한 한라봉은 날마다 서울의 도매시장으로 많이 보낸다. 학교급식과 직거래 물량도 꽤 된다.

"맛 좋죠. 믿을 수 있는 안전한 과일이고요. 친환경 인증 상품입니다. 흙을 살리고, 한방자재 스물다섯 가지를 발효시켜 만든 효소를 뿌려주고요. 나뭇가지와 나뭇잎도 고스란히 땅에 되돌려 주고요. 나무도 다 10년을 넘어서 전성기를 맞았어요. 생산량과 품질, 생김새까지 다 으뜸입니다."

김씨의 말에서 한라봉 재배농민의 자긍심이 묻어난다.

 김철동 씨의 한라봉 재배 하우스. 노란 복주머니를 닮은 한라봉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김철동 씨의 한라봉 재배 하우스. 노란 복주머니를 닮은 한라봉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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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동 씨의 한라봉 재배 하우스. 노란 한라봉이 가지를 부러뜨리지 않을까 싶을 만큼 주렁주렁 열렸다.
 김철동 씨의 한라봉 재배 하우스. 노란 한라봉이 가지를 부러뜨리지 않을까 싶을 만큼 주렁주렁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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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과원에는 지금 한라봉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한 그루에 40∼50개는 족히 넘어 보인다. 진노랑 빛깔의 때깔도 아주 좋다. 복주머니 모양의 돌기(봉)도 예쁘게 돋아 있다. 탐스럽게 생겼다. 마을사람들의 말대로 '김철동이 것은 다르다'는 걸 실감한다.

김 씨의 한라봉 수확은 오는 3월까지 계속된다.

 김철동 씨의 한라봉 재배 하우스. 수확한 한라봉이 상자에 담겨 있다.
 김철동 씨의 한라봉 재배 하우스. 수확한 한라봉이 상자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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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남새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라봉#김철동#부지화#나주한라봉생산자협의회#이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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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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