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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국회의원은 7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위안부 운동 30년, 여기까지 걸어온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윤미향 국회의원은 7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위안부 운동 30년, 여기까지 걸어온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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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국회의원(무소속)이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과 관련해 "진짜 천박하다"면서 "일분군 위안부 관련한 2015년 한일합의를 무효로 만들었듯이, 대위변제는 오래 못 가고 그야말로 몰역사에다 헌법 위반이며, 가해자에게 무조건 항복하는 것으로, 이런 외교 형태를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 열린사회희망연대, 노무현재단 경남지역위원회, 일본군위안부문제해결 경남수요행동, 창원촛불시민연대 초청으로 7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위안부 운동 30년, 여기까지 걸어온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강제동원 대위변제는 2018년 우리나라 대법원에서 했던 판결을 행정부가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이는 헌법 위반이다. 우리 헌법에는 3권분립을 하도록 돼 있는데 대통령이 헌법을 어긴 것이다"라고 개탄했다.

그는 "위안부와 관련한 2015년 한일합의를 무효화시켰다. 당시 국회에서 수많은 결의안이 나왔다"며 "이번 강제동원 대위변재에 대해서도 앞으로 국회에서 철회 내지 무효화를 위한 결의안이 나와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3자 대위변제는 가해자한테 사죄·배상을 거부하도록 해줬다. 그것을 대신해서 우리 기업에 돈을 받아서 배상금을 준다는 것이다"라며 "이는 피해자(15명)인 원고가 동의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의미가 없고, 일본 기업도 동의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원고 동의가 없으면 법적 효력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정부는 대승적 결단이라고 하는데 웃기지 말라. 이것은 해결도 아니다"며 "2015년 한일합의와 같이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만들어졌다고 보면 된다. 조금 힘들겠지만 우리가 반드시 넘어야 한다. 우리가 같이 하면 못할 거 없다. 우리가 함께 해서 2015년 한일합의를 무효로 하지 않았느냐. 대위변제도 오래 못 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015년 한일합의 발표가 있고 난 뒤에 바로 사드가 들어왔다. 이듬해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한일합의가 동맹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며 "이번에 윤석열 정부가 졸속으로 했다. 국민의 목소리를 거부하고 미국의 전략에 들어간 것이라 본다. 어리석은 외교라고 지적을 해야 하고, 막아내야 한다. 우리가 피해자들과 더 단단하게 곁에 서 있어야 한다. 어렵겠지만 그렇게 해서 평화를 다시 찾았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연대를 강조한 그는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을 다시 평화의 거리로 만들어야 한다. 폭력과 혐오, 차별이 난무하는 거리가 아니라 평화를 바라는 사람들로 가득 차야 하고 그것은 연대밖에 없다. 할머니들이 했던 말을 우리가 해야 한다. 연대는 희망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윤미향 의원은 "국회에 아직 평화의 소녀상이 없다. 국회부터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미향 국회의원은 7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위안부 운동 30년, 여기까지 걸어온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했고,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어보였다.
 윤미향 국회의원은 7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위안부 운동 30년, 여기까지 걸어온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했고,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어보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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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번 죽는 경험 하며 지내왔다"

지난 2년 8개월 동안 진행된 언론의 의혹 보도와 검찰 수사, 1심 재판에 대해 윤미향 의원은 "고향인 남해에서도 저를 옹호하고 힘내라고 하는 지지를 보내주기도 했는데, 답변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빠진 상태에 있었다"고 회상했다.

일본군 위안부를 비롯한 여러 활동을 설명하면서 윤 의원은 "여러 번 죽는 경험을 하며 지내왔다"면서 "수요시위도 현장에 가지 못하고 유튜브로 함께 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아래 정대협) 활동을 하며 저보다 더 힘든 세상을 경험했던 할머니들을 통해 간접 경험하면서 끝까지 견뎠다"고 털어놨다.

"김복동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위안부로 끌려가 군의관한테 강간을 당하면서 죽으려고 했지만 죽음도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자, 버티고 맞서 싸우기보다 수용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

저도 저를 향한 수십 명의 기자들, 막강한 권력을 가진 검찰과 어떻게 맞서 싸울 것인가, 그래서 수용하면서 버텨내자는 생각을 했다. 전쟁터에서 견뎌냈다. 14살에 끌려가 22살에 집으로 돌아온 김복동 할머니를 생각하며 마음을 바꾸니 살아지게 되더라."


윤 의원은 "아침 일찍 국회 사무실에 출근해도 기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1년 반 동안 밖으로 밥을 먹으러 가지도 못하고 사무실에서 도시락을 배달해 먹었다"며 "그럼에도 국회 상임위, 본회의에 참석했고, 어디든 오라는 곳이면 갔다. 그런 삶을 산 끝에 그래도 이렇게 정말로 끔찍하게 씌워졌던 올무에서 벗어났다. 결국 진실이 이기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지난 힘들었던 시간을 언급했다.
   
정대협 결성 과정을 설명한 그는 박정희 대통령 시대의 '기생관광' 문제를 끄집어냈다. 그는 "기생관광은 국가 범죄다.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기생관광은 업자들이 했다기보다 국가에서 관광청을 두고 저질렀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1950년 한국전쟁 뒤 유엔연합군을 위한 위안소가 운영되었고,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마산(현 창원)에 5곳이 설치돼 있었다고 한다. 박정희 정권 때 기생관광은 외화벌이 수단이었다.

기생관광을 반대했던 여성운동가들이 당시 투옥되기도 했다. 1980년대 기생관광 반대운동이 벌어지고 민주화 과정에서 정대협이 결성됐다. 그런데 기생관광에 대해 이후 어느 정권에서도 인정이나 반성, 사죄를 하지 않았다."


창원진해 출신으로 여성운동에 앞장섰던 이효재 선생과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했던 김학순 할머니를 설명한 윤 의원은 "이효재 선생 등의 활동으로 정대협이 만들어졌고, 김학순 기자회견은 우리 정부를 변하게 만들었으며, 이후 피해자 지원법이 제정됐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김학순 신고는 이후 남쪽에서 240명의 피해자를 끌어내게 했고, 북쪽으로 전해져 219명이 등록을 했으며, 남북연대가 적극 활발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할머니들에 대한 민간 지원이 벌어졌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1995년에 할머니들이 살아계시는 동안 병원 치료와 장례를 지원해 주었고, 강덕경 할머니가 그렇게 해서 장례식장까지 무료로 하게 됐다. 할머니들이 금강산 관광도 지원해 주었다. 그분 무덤에라도 찾아가 인사를 드리고 싶다"라고 덧붙했다.

베트남전에 우리 국군이 참전해 했던 여성폭력과 민간인 학살을 언급한 윤 의원은 "우리 국방부는 부정하고 있다. 일본 우익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말하면 우리한테 베트남전을 거론하며 지적하는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가 인정하고 사죄하게 해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은 유감을 표명했다. 베트남도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공식 사과를 요구할 것이다. 일본이 베트남전으로 우리를 공격할 때 우리가 할 대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하지 않더라도 민간이 나서서 베트남에 사과를 해야 하고, 피해자 후손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며 "지난해 개인적으로 윤미향 장학금 500만 원을 만들어 베트남 2개 학교에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강연 이후 이춘 작가의 사회로,이경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 대표, 정현태 노무현재단 경남위원회 대표, 김지현 창원대 학생, 박조홍 창원촛불시민행동 회원이 질의를 하고 윤 의원이 답변하기도 했다.
 
윤미향 국회의원은 7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위안부 운동 30년, 여기까지 걸어온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했고,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어보였다.
 윤미향 국회의원은 7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위안부 운동 30년, 여기까지 걸어온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했고,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어보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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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윤미향 의원, #일본군 위안부, #일제강제동원, #윤석열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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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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