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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 전공수업시간에 이런 말을 배운 기억이 난다.
"예측가능한 정치가 민주주의이다. 왜냐하면, 그만큼 정치의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정치인들의 신의가 지켜진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맞는 말이다. 민주주의가 가장 잘 발달되어 있다는 미국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물론 자유와 기독교를 양손에 쥐고, 미국이 아닌 타자에게는 그들의 룰과는 전혀 다른 규칙을 적용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예상이 되는 정치를 하고 있다.
르윈스키 스캔들의 마무리 작업이 그랬고, 엘 고어와 부시의 대통령 예비선거 때도 어느 정도의 예상이 되었다. 이건 분명히 내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정치가 그만큼 열려 있고, 약속한 대로 신의를 지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놈의 우리 정치는 대학에서 4년 동안 정말 열심히 정치학을 배웠는데도 도저히 예상을 할 수가 없다. 마치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럭비공과도 같다.
특히 이번 이한동 씨의 총리임명이 더욱 이런 느낌을 들게 한다. 그렇게 입에 침을 튀겨 가며, 국회의사당 앞에서 "야당선언"하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포천 연천 지구당 대회에서 "공동정부는 영구히 없다"라며 서슬퍼렇게 외치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순진한 우리 대다수 국민은 이런 사람이 총리가 될 줄 예상했겠는가?
물론 저명하신 분들은 정치권력의 속성과 DJ, JP의 성향을 토대로 이런 결과를 예측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이것 한 가지만 묻자!
똑똑한 몇 사람만 예측가능한 것이 민주정치인가? 아니면 시골의 촌부도 나같은 무지랭이도 예상할 수 있는 정치가 민주주의인가? 과연 어느 것이 정치의 투명성과 신의가 지켜지는 정치인가?
이제 제발 나같은 사람도 술먹으면서 "우리 정치 이렇게 될 거야"라고 하면, 그대로 한번만이라도 되어 체면 좀 세우고 살자!
이것 단 한 가지만 지켜준다면, 나같은 사람도 정치를 배웠다고 큰소리 치며 살 수 있을텐데.
"자기 입으로 내뱉은 말, 반만이라도 지켜주십시요! 이것이 민주주의의 첫 단추입니다. 기억력이 아주 아주 나쁜 어르신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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