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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지역의 아동복지시설인 베다니 보육원에서 한 양호교사가 시설의 비리를 폭로, 검찰에 진상규명을 요구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보육원에서 양호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신덕 씨(여.24)는 이 보육원이 아동학대와 이중장부 작성의혹 등 탈법운영을 해왔다며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였다.
베다니보육원에서는 보육원이 원생들에게 노동을 시킬 수 없게 한 '아동보호법'의 규정을 무시한 채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의 원생을 농사 짓는데 동원하고 심지어 보육원 간부들의 집안일까지 시키면서 입막음하기 위해 1-2만원을 손에 쥐어주고 원생들이 늦게 모였다거나 집안의 물건이 없어졌다는 등의 이유로 폭행까지 당하는 일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보육원이 원생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이는가 하면, 한겨울인 2월 초에 온수공급을 중단했고, 6월이 지나도록 방충망조차 설비하지 않고 있으며, 자신의 재직기간 중 서류상으로 보육교사 5명, 간호사 1명이 근무하고 있으나 실제는 보육사 1명과 간호사 1명이 70여명의 원생을 관리하게 했다는 것이다.
또 원생이 무단 퇴소했는데도 원생 명부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다 2중장부 관리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씨가 검찰에 진정서를 내자 이 보육원 설립자 박모씨(80)는 이틀동안 무려 7차례에 걸쳐 이씨집을 찾아 가족을 설득, 견디다 못한 이씨가 진정을 철회하도록 했다. 그러나 그 뒤 설립자의 아들인 원장(56)은 "주변에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라고 한다"면서 이씨를 협박하고 있다.
이 보육원은 국고 지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매사를 적법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원장은 한겨울 온수 공급을 중단한 것은 "태양열 집열장치 고장때문"이며, 해충이 들끓는 한여름에도 방충망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아이들이 구멍을 내는 등 부숴버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초등학교에 재학중인 원생에게 가사노동을 시킨 것은 가정교육 차원에서라면서 "대부분 부모가 포기한 아이들인 만큼, 정서가 산만해 도벽을 가진 아이는 매로 다스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혀 듣는 이의 귀를 의심하게 했다.
이 보육원은 또 6개월간 근무했던 이씨가 모르는 사람을 생활지도사로, 부설 유아원 운전수를 보육사로 등재했으며 원생은 67명 중 9명이 보육원을 떠났는데도 시청의 '수용아동현황'에는 67명 그대로 기록돼 있었다. 관리에 소홀했던 김천시는 경북지방의 신문사에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부랴부랴 다음날부터 감사에 착수하는 등 뒷북치기에 급급하다.
창고에 학용품을 쌓아두고서도 연필없이 학교에 보내고, 월 2천-3천원의 용돈도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깎아버리는 등 원생들의 기본권마저 짓밟아온 이 보육원은 아이들에게 원장을 '아버지', 설립자를 '할아버지'로 부르게 하고 있다. 고아를 돌보는데 헌신해 친자식만큼이나 원생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설립자와 원장 부자에게 원생들이 진심으로 그렇게 부르는지 의심스럽다.
참고로 40여년의 역사를 가진 이 보육원은 직원인건비, 생계보호비 등 연간 3억 4천여만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고 있으며 일가족이 보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김천시 내에서의 사회적 지위도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는 이유로 공공기관에서의 조치도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스물 네살의 이신덕 씨는 야간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다. 하지만 원생들에게 원생관리규정을 무시하고 이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동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며 홀대하고 있음에 분노를 느끼고 자신의 이름에 빨간줄이 그어져 사회복지학도로서 앞으로의 삶들에 치명적임을 각오하며 아이들을 위해 뛰어들었으며 현재 보육원측에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한 상태이다.
비리 구조나 운영 상태가 96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싸우고 있는 에바다 복지회 사건과 너무나도 흡사, 제2의 에바다 사건으로 확대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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