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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 영화의 바다에 대한 청사진이 발표되었다. 9월 4일 프라자호텔 그랜드 볼륨에서 가진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은 김동호 집행위원장, 김지석, 전양준, 한상준 프래그래머와 PPP 수석운영위원 정태성씨가 자리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영화제로 발돋움한 부산영화제는 개막작 부다뎁 다스굽타(Buddhadeb Dasgupta) 감독(인도)의 <레슬러>를 필두로 55개국 211편의 영화가 10월 6일 ~ 14일 총 9일 동안 부산에서 펼쳐진다.
폐막작은 올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과 기술상을 수상한 왕가위 감독(홍콩)의 <화양연화(花樣年華)>로 60년대 홍콩의 고전적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현재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작으로 선정된 <레슬러>는 '사랑'과 '구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휴먼 드라마이다. 우화의 양식을 빌어 정상인들이 가진 냉혹한 '무관심'과 비정상인들이 가진 순수한 영혼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영화 생산량 세계 2위인 인도의 새로운 물결, 제 2기 캘커타 뉴웨이브의 대표적인 감독 부다뎁 다스굽타는 경제학 교수, 시인이라는 특이한 경력을 지닌 55세의 감독이다.
제 5회 부산영화제의 큰 특징은 아사아 영화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명실상부한 국제영화제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는 것이다. 올 상영작중 1, 2회 PPP(부산 프로모션 플랜)를 통해 영화제작을 마친 아시아 주요 감독들의 작품들이 포함된 것에서도 이런 자신감이 엿보인다.
이런 자신감은 아시아 유일한 필름 마켓을 부산영화제에 접목시킨다. 한국영화의 세계시장 진출을 도모하는 인터스트리얼 스크리닝(Industrial Screening)이 신설되어 페스티발 스크리닝만 존재해왔던 국내 영화제에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세계 유수 메이저 영화제들은 페스티발과 마켓이 함께 가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이것은 부산국제영화제가 필름 마켓으로 첫발을 내딛는다는 단순한 의미보단 아시아에서 최고의 위상으로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의미이다.
영화제 집행위원회만의 호기로 이루어질수 없는 이런 변화는 세계 영화계가 인정한 부산영화제의 모습이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모습은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칸국제필름마켓에서 만났던 바이어들이 하나같이 손꼽아 인정하는 것, 그것은 다름아닌 PPP(부산 프로모션 플랜)였다.
홍콩영화제와 동경영화제가 벤치마킹을 시작한 것도 좋은 본보기이다. 4회까지 보여진 영화의 거리는 기념품 판매 부스대신 영화단체와 관계자들을 위한 부스가 설치, 국내외 영화인들이 교류하는 장으로 변모하게 되고, 한국영화 해외수출을 지원하는 한국 주요 배급사들의 세일즈 부스가 코모도호텔에 설치된다.
한국영화 와이드 앵글 시상부문인 선재.운파상이 시상형식이 아닌 펀드개념의 지원부문으로 바뀐다.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에서 다큐멘터리와 단편 한 작품을 선정, 각 1천만원의 제작지원금을 수여하는 방식이다. 이는 영화제의 성격을 지원/발굴에 맞추겠다는 집행위원회의 강력한 의지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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