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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교회에서는 목사 부인을 '사모'라고 부른다. 사실 부인이라고 하는 호칭도 꽤 괜찮은 호칭임에도 불구하고 목사 부인을 부인으로 부르지 않고 사모라 부른다. 아마 그 이유중에 하나는 목사직에 대한 성격이 가르치는 개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목사 부인은 부인일 따름이지 교회의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직분이나 직책이 결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내에서 목사 부인은 거의 목사급 내지는 목사 이상의 위치에 있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바늘 가는데 실 가는 정도야 그렇다손 치더라도 실 가고 바늘 따라 가게 되면 문제가 된다고 보아야 한다. 단순히 교회내의 여성의 역할을 축소하거나 비하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목사 부인의 신분이 공식적인 자리가 아님을 말하기 위함이다.

며칠 전 아끼는 후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배님 이럴수 있습니까"
"뭐 때문에 그래?"
"우리 교회 사모님 때문에 피곤해서 그래요"
그리고 쭉 널어 놓는 이야기를 들으니 목사 부인이 사무실에 자주 나타나서 어디 갔다 왔느냐? 왜 갔느냐는 둥 매사에 그 교회 목사의 할 일을 마치 자기 일처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 모양이었다.

또 어떤 경우는 교회의 중요한 결정에 깊숙히 관여해서 공식적인 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이나 결의사항을 뒤짚는 수도 있는 모양이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의아하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게 교회이다. 교인들은 뒤에서 수군거리지만 어찌하지 못한다.

하지만 심한 경우 목사 부인의 처신 때문에 목사가 교회를 옮겨야 되는 경우도 물론 있다. 아직 우리사회는 남편의 신분에 따라 부인의 위상까지 달라지는 현실이 교회내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반면에 구세군은 훨씬 사정이 좋아 보인다. 왜냐하면 구세군은 그야말로 부부의 관계와 위치가 동역의 개념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편도 사관(목사)이고 부인도 사관(목사)이다. 남편 사관이 사정이 생겨 설교를 할 수 없으면 부인사관이 대신 행한다. 그래도 전혀 문제가 없다. 왜냐하면 공식적인 자리에 있으니까.

이제 목사 부인에게 새로운 호칭을 부여하면 어떨까? '사모'라고 불리는 권위적인 색채보다는 사람들을 섬기는 새로운 이름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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