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수입은 얼마나 될까? 그건 아마도 교회별로 천양지차를 보일 것이다.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서 언급하고 싶은 것은 교회의 헌금은 목사가 모두 가지는 게 아니다라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같지만 의외로 잘못된 이해를 가지고 있는 일반인들이 많은 것 같다.
우선 목사의 봉급을 흔히들 월급이라 하지 않고 '생활비'라고 부른다(혹 어떤 교회는 '사례비'로 부르기도 한다) 월급 혹은 인건비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는 목사가 교회에 고용된 고용인이 아니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 어떤 교회에서 매월 열리는 제직회 석상에서 '목사 월급으로 얼마를 지출했다'라고 보고 하자 그 자리에서 목사에게 혼이 났다고도 한다.
사실 이 문제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목사와 교회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목회의 방식과 스타일, 내용이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목사가 교회의 고용인이 아니라는 인식 속에서 '교회 파시즘'이 싹트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회는 목사가 독재해야 한다'라는 말이 교회 내에서는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고 또 그렇게 하는 목사가 소위 목회를 성공적으로 잘하는 사람인 양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소신껏(?) 목회를 하지 못하는 일부 교회에서는 월급, 봉급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한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목사는 한 달 수입은 얼마가 될까? 목사의 수입은 직접 현금으로 받는 것과 부수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지방의 400명 정도 모이는 교회의 10년 시무한 40대 중반의 담임목사의 경우를 살펴보자.
우선 월고정적으로 나오는 생활비가 180만원이다. 목회비(판공비)라고 해서 10만원, 교육비 10만원 여기에 각종 공과금(전기세,수도세,의료보험,전화요금)은 나오는 대로 교회가 지급하는데 대략 10만원이 조금 넘는다.
이외에 차량유지비로 유류대와 수리비를 합해서 연간 400만원 수준이 된다. 또 자녀교육비로 연간 300만원 정도가 지급된다.
그외에 보너스 형태의 상여금은 6월과 12월에 각각 생활비의 100%가 지급된다(다른 교회는 대개 400%인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공식적인 회의나 모임, 세미나에 참석할 때 경비는 따로 지급된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월 평균 250만원은 족히 된다. 물론 주택이 제공되는 비용과 성미라고 하는 쌀(25되)이 지급되는 것과 각종 부수입(?)까지 합하면 아마 300만원은 충분히 된다고 본다.
반면에 부목사의 경우 생활비 90만원과 각종공과금 10만원, 유류대 월 10만원, 쌀(20되) 그리고 상여금은 동일하게 200%이다. 물론 사택은 제공된다. 대략 담임목사의 40%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이외에 전도사의 경우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물론 그는 일종의 아르바이트생 개념인 파트 타임으로 사역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수입명세서를 밝히는 것과 비교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하는 것이다. 그것은 한국 교회의 급속한 부흥과 팽창으로 인해 목사가 과거와는 달리 일종의 '안정된 직업'으로서의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어느새 목사의 수입이 목회적 성공의 한 잣대가 되어가고 기준이 되어간다고 하는 것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간다고 하는 현실이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목사가 굳이 굶어야 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일만 악의 뿌리가 되는 돈'에 대해 좀더 초연한 목사가 그리운 시대임에는 틀림이 없다.
덧붙이는 글 | 오늘도 농어촌 목회와 개척교회에서 힘들게 사역하시는 분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교회 속 보기>는 세상 앞에 교회를 다 드러내는 작업입니다. 이것으로 인해 교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한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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