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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과 여성의 문제는 사회운동분야에서조차 항상 우선 순위에서 뒤처져 발표문의 뒷부분에 언급되는 것이 예사인데 이번 아셈2000민간포럼의 민중의 비전이라는 영문발표문은 1.아동 2.여성 3.노동자 4.농부 5.인권 6.환경 7.전쟁의 방지라는 순서여서 신선한 작은 충격을 주었다.

동유럽 불가리아에서 온 여성운동가가 이태리, 터어키, 그리스에서 온 의류 자본이 세운 공장에서 일하는 불가리아 여성들이 하루 10-16시간의 노동을 하고 받는 월급이 35~40달러라고 해, 나는 잘못 들었는가 싶어 일주일에 받는 주급이냐고 물어 보니 월급이라고 했다.

또 스리랑카에서 온 여성운동가가 발표한 내용은 더 기가 찬 내용들이었다. 일본인 자본가가 세운 공장은 화장실 가는 토큰n을 발행하는데 여성 노동자들이 1주일에 10분만 화장실에 가야 한다고 했다. 월급은 40불 정도라고 했다. 또 초국적 자본가들은 중국에서 임금이 더 싼 노동자들을 데리고 오겠다며 가끔 협박을 한다고 했다.

필리핀에선 하루 12시간 노동을 해야하는데 5개월간만 고용된다고 했다. 그 이상을 고용하면 법적으로 노동자에게 더 나은 대우를 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싼 임금으로 고용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했다.

또 젊은 독신 여성 노동자들을 멀리 있는 곳으로부터 데리고 오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지역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소외되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장시간 노동에 피곤이 쌓여 3~5년 후면 많은 노동자들의 시력이 나빠진다고 했다.

다른 가난한 아시아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필리핀에서 장시간 노동, 저임금, 불안정한 이주 노동, 산업재해, 공장과의 단기간 계약이 끝난 후 갈 곳이 없는 여성들의 매매춘이 문제라고 필리핀에서 온 여성운동가들이 말했다.

노동조합법은 있지만 여성노동자들이 자신들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노동조합활동을 하는 것은 탄압받기 일쑤라고 태국, 필리핀 등 가난한 아시아와 불가리아에서 온 여성운동가들이 발표했다.

위와 같이 저임금 장시간 노동 때문에 남자를 만나 연애하고 결혼할 시간이 없는 것을 안젤라라는 영국에서 온 세계여성노동운동가는 여성권의 박탈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참으로 중요한 여성의 자아실현인 출산, 양육의 권리를 나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가 박탈하고 있는 현실을 잘 지적했다.

스웨덴에선 가장 안정된 계층인 전문직 여성들에게서 출산율이 가장 높다는 여성학 책내용이 생각났다.

유럽에서도 요즈음 세계화는 초국적 자본가가 아닌 민중에게는 나쁘게 작용해 실업률 증가, 사회복지제도의 축소 등으로 나타나 독일을 포함하여 몇몇의 유럽 국가에서 아이를 갖는 것은 가난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독일에서 온 여성인 알렉산드라 바그너 박사가 전체 회의에서 나누어준 문건에 발표했다.

아셈포럼은 아시아를 미국, 일본에 빼앗긴 유럽연합의 '신 아시아 공동전략'의 출발로 보고 경제협력 중심의 아셈에 우려와 비판을 제기했다. 이와 더불어 사회정의, 경제적 공평성, 지속 가능한 발전과 정치에 참여하는 민중 중심의 대안을 제시했다.

<아셈2000민간포럼 '민중의 비전'> 중에서 아동과 여성에 관한 발표의 요약은 아래와 같다.

정의, 평등, 지속 가능한 사회를 향하여

1. 아동

식량, 의복, 주거, 기초의료, 기초교육, 폭력으로부터의 보호 등 그동안 어린이들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위험요소들이 많이 제기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각국의 정부들은 CRC(아동권리협약, CONVENTION ON THE RIGHTS OF CHILD)을 비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지가 결여되어 있다. 스톡홀름 행동계획(THE Stockholm Agenda for ACTION)에 의하면 아동의 상업적 성착취 문제에 대해 2000년까지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권고 사항>

모든 ASEM회원국가들은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고 신장하는 데 있어서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약속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 투명해야 하며 NGO 그리고 지역단체들의 경험과 제안들을 충분히 반영하여야 한다. 또한 모든 ASEM회원국가들은 1998년 ILO에서 만든 '아동노동착취금지 협약'(Convention on the Intolerable Forms
of Child Labor)을 비준하고, 이를 반드시 집행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

2. 여성, 민주주의 그리고 개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철폐되고 성적불평등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발전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여성들이 가정,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경제부문에 있어서 노동이 임금으로 환산되지 않고, 또한 임금이 지불될 경우에도 남성들에 비해서 낮게 책정이 되어있다. 더구나 이러한 불평등한 구조가 무역자유화라든가 세계화를 통해서 더욱 더 악화되고 있다. 또한 여성들의 빈곤과 불안정과 착취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ASEM은 아시아와 유럽의 수많은 여성들의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권고사항>

모든 ASEM회원국가들은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 그리고 1993년의 '여성폭력추방을 위한 선언' 등의 국제인권협약사항들을 준수해야 한다. 그리고 비엔나, 카이로, 코펜하겐, 베이징 등에서 열린 UN회의에서 채택한 약속들에 대해서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ASEM회원국가들은 원조, 교역, 정치관계 등에 있어서 양성평등의 문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정치적 권력의 공유나 경제적 자원의 활용에 있어서 동등한 기회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ASEM회원국가들은 여성에 대한 여러 가지 편견을 없애도록 하는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을 이 사회의 주된 흐름에 있어서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


전체 회의가 시작되기 전에 비디오로 현재 세계화의 모습을 보았는데
90년대 후반기 2년동안 세계의 부자 200명의 재산은 2배로 된 반면, 2억명(? -정확히 기억을 못하겠으나 하여튼 많은 수의 사람들이었음)은 아주 가난하게 되었다고 했다.

현재처럼 세계화가 진행되기 전에 스리랑카의 차농장에서 여성 노동자 한 사람이 채취해야 하는 분량은 15kg이었으나 지금은 20-25kg을 채취해야 한다고 했다.

위 모임에 참석하면서 세계화가 인간적인 모습으로 진행되게끔 많은 사람들이 연대하여 사회, 국제적인 운동을 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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