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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천의 커밍아웃으로 수면 위로 부상한 동성애. 그 동안 동성애에 대한 뜨거운 논란이 계속 되어 왔고 여전히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이에 본 기자는 동성애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와 동성애자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다시금 우리 사회의 동성애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동성애 연속 인터뷰는 총 4명과 이루어졌으며, 다음의 순서로 연재한다.
1. 동성애 연구자, 윤가현 교수
2. 동성애 옹호론자, 성정치연대 박지영
3. 동성애 잡지 [버디], 한채윤 편집장
4. 동성애자, 이곤
첫번째로 동성애 연구자 윤가현 교수와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홍석천 파문 이후로 많은 이들이 동성애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동성애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막연히 두려워하고 비정상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이에 동성애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전남대 심리학과 윤가현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동성애에 관한 여러 연구-유전, 호르몬, 성장환경-의 의미는?
"아직 완전히 검증된 이론은 없다. 후에 연구 방법상의 발전으로 원인 규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 이론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아직 정확하게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동성애는 후천적인 요인보다 선천적인 요인이 더 결정적이다."
그럼 후천적이라는 주장의 의미는?
"'후천적이다'라는 말에는 동성애가 좋지 않은 것이고 고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후천적인 요인을 강조하는 이들은 동성애를 고쳤다고 하지만 그런 것은 일시적이고 다시 동성애로 돌아가는 편이다."
최근에의 동성애 연구는?
"동성애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1900년대 중반부터이다. 이제 약 40여 년 되었다. 그 전에는 이성애라는 말도 없었다. 최근에는 양성애 관점으로 동성애를 논의하고 있다. 앞으로 현재의 논의와는 전혀 다른 관점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선천적인 것-남자, 여자로 태어나는 것-은 고칠 필요가 없다라고 전제를 하자. 만약 훗날 동성애의 원인이 선천적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들을 억압해 왔다면 이것은 인권 유린이다. 반면에 후천적인데 그들을 인정했다면 이것은 인권 유린은 아니다. 두 가지 오류가 생길 수 있는데 어느 것이 더 큰 피해를 야기하는가?"
성적 지향성과 성적 정체성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이들이 가지는 의미는?
"정체성(identity)은 내가 누구인가라는 것이다. 성적 정체성(sexual identity)은 내가 남자인가 여자인가를 밝히는 것이다. 성적 지향성(sexual orientation)이라는 말은 선천적으로 특정 성(sex)을 좋아한다는 뜻으로 동성애가 있기에 생긴 것이다. 모두 다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좋아한다면 필요 없는 말이다.
성적 지향성이라는 단어가 생기기 전에 성적 취향성(sexual preference)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것은 특정 성에 대한 기호를 뜻하는 것으로 타고난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선택을 의미한다. 이 말을 동성애에 있어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틀린 것이다."
고대로부터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동성애를 어떻게 여겼는가?
"동양에서는 동성애에 대한 찬반 논의가 자체가 없었다. 우리는 예로부터 동성애뿐만 아니라 성에 대한 논의 자체를 금기시해 왔다. 그러나 중국 문헌을 보면 동성애-귀족들의 동성애-를 미화시키는 기록이 많이 등장한다. 우리 문헌-삼국유사, 조선왕조실록 등-에도 동성애에 대한 기록이 있다."
얼마 전에 기독교 원리에 입각한 반동성애 사이트가 개설되었다. 기독교는 어떠한 이유로 반대하는가?
"종족 보존과 가족주의의 보존을 들고 있다. 기독교가 왜 종족보존을 강조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유대인들이 살아온 삶을 살펴보자. 그들은 척박한 땅을 전전하면서 멸종의 위기를 느꼈다. 그러한 때에 아브라함이라는 유대인의 조상이 하나님으로부터 자신들이 계속 존속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번식의 씨를 가지고 있는 남자들이 종족 번식 목적 이외의 성행위는 하나님에 대한 거역이다. 동성애뿐만 아니라 자위행위도 처벌받았다. 하지만 모든 이가 가족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산에 들어가고 종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그들을 위의 이유로 비난하지는 않는다. 모두가 똑같아야 한다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모든 기독교 종파들이 동성애를 반대하는가?
"아니다. 기독교에서의 동성애는 최근이 아니라 옛날부터 금기시해 왔다. 일종의 원죄(sin)이다. 그들은 동성애를 정신 질환으로 여겼다. 이러한 것들이 일부 기독교 종파에서는 다르게 해석이 되고 있다. 기독교는 여러 문화권에 전파되면서 그 문화에 맞게 조금씩 바뀐다. 예를 들어 원칙적으로 기독교에서는 여자 사제를 금하고 있지만 여자 사제를 허용하는 곳도 있다. 이것처럼 일부 문화권의 기독교에서는 동성애자가 사제로 활동하고 있고 그들로 이루어진 곳도 있다. 예수는 사람을 사랑하라고 했지, 선택해서 사랑하라고 하지 않았다. 이웃을 사랑하라고만 했지 어떤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는지 규정하지 않았다. 모든 이를 포용하라고 한 것이 그리스도 정신이다. 훗날 사람들이 예수의 말씀을 정리하면서 동성애 금기 내용을 부각시킨 것이다."
기독교가 여성과 동성애를 바라보는 것은 어떠한 관련이 있나?
"고대 기독교에서 여자는 소유의 개념이었다. 아버지와 남편의 소유물이었다. 그렇기에 남의 여자를 범한 것은 물건에 손상을 입힌 것으로 봤다. 허나 그것은 하나님에 대한 거역은 아니었다. 단지 물건 손상에 대한 배상만 하면 되었다. 기독교뿐만 아니라 유교도 이러한 틀(남자를 우선)을 유지해 왔다. 이러한 틀에 있는 사람들은 차별의식이 생기게 마련이고 동성애에 대한 차별도 생기게 마련이다. 기독교 원리를 고수하는 사람들도 남녀간의 관계에 대한 정리가 선행되어야 한다."
여성 및 인종 운동과 동성애 운동은 어떤 관계인지?
"동성애자들의 주장은 흑인이나 여성 운동과 비슷한 맥락이다. 여성과 흑인은 숫자에서는 소수가 아니나 힘에서 소수자이다. 여자, 흑인, 장애자 및 동성애도 그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들을 비난할 이유가 없다. 동성애자들이 바라는 것은 별다른 것이 아니고 장애자들을 위한 시설이 생기는 것처럼 자신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길 바라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동성애와 지금의 동성애는 같은 것인가?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동성애를 미화시켰기에 관심 없는 이들도 동성애를 하는 분위기였다. 지금과는 다르다. 동성애자를 인정하는 것과 미화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동성애가 이성애보다 아름답다고 미화하는 것은 혼란을 야기한다."
만약 자녀나 가까운 이가 동성애자라면?
"일단 받아들이고 도와주겠다. 다만 누구나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본인이 성 연구를 20년 해 왔는데 동성애를 완전히 이해하는 데 10년이 걸렸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 동성애를 금방 이해하기는 어렵다."
여전히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들이 많은데?
"기존의 남녀관계 관점을 가진 사람들에게 동성애의 관계는 이상하게 여겨진다. 반동성애자들에게는 그들이 혐오스럽고 그들을 인정하면 세상에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심리가 있다. 허나 일반적으로 동성애자는 전체 인구에서 소수이다. 5%도 되지 않는다. 또한 그들은 선천적인 요인일 확률이 높기에 그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 동성애보다 남녀의 관계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남녀의 관계를 정확히 볼 수 있어야 다른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가장 기본이 남녀관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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