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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인기드라마 <아줌마>.
원미경이 분한 오삼숙 아줌마가 우리 사회에 몰고 온 것이 무얼까? 행복한 이혼? 당당한 인생? 단지 그것만은 아니다. 그녀는 '가부장적인 집안의 순종적인 전업주부에서 자신의 삶을 위해 과감히 변신하는' 못된 며느리이며, '더럽고 치사한 남성 위주의 사회에 딴지일보보다 더 깊숙히 똥침을 찌르는' 우리 시대의 쟌 다르크다.
홀로서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오삼숙. 그녀가 창업을 위해 요리학원을 등록하자, 그녀를 따라 요리학원에 출몰하는 '아줌마'들이 많다는데? 그러나 서울 시내 대여섯 곳의 요리학원을 취재해 본 결과 실제로 드라마 <아줌마>를 보고 찾아오는 사람보다는, 진정한 자아실현을 이루기 위해 찾아오는 '아저씨'들이 더 많다고 한다.
더욱이, 7일부터 방영이 시작된 새로운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은 아예 '직업전문드라마'를 표방하며 '효동각'과 '황금룡'이라는 중국집을 무대로 <음식남녀>보다 더 화려한 중국음식을 선보인다는데, 그 곳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요리학원!
그 곳에 가고 싶다!
| | ▲ 영등포의 H 요리학원에서... ⓒ 배을선 | 20년전에는 신부수업을 위해, 지금은 창업과 입시를 위해...
2월 5일 월요일 오전 10시 30분. 영등포의 한 요리학원에는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저씨 서너 명과 아주머니 한 명, 그리고 서너 명의 젊은이들이 한두 명씩 요리학원 문을 열고 들어왔다. 10명 남짓 수강생들의 목표는 '조리사 자격증' 따기.
이 학원의 양준희 원장은 20년 전과는 요리학원을 찾는 수강생들의 목적이 판이하게 다르다고 설명한다. 70년대나 80년대에는 요리학원을 찾는 사람들은 크게 둘로 나뉘었다. 어느 정도 사는 집은 시집가는 딸의 신부수업을 위해 요리학원을 찾았다. 그리고 형편이 어려운 집에서는 배고픈 시절, 직장을 갖기 위해 요리학원의 문을 두드렸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 요리학원을 찾는 사람들은 무척 다양하며, 굳이 둘로 나누자면, 창업과 입시를 위해서라고 한다. IMF 이후, 명예퇴직을 한 아버지들이 창업을 위해 요리학원에 등록했다. 요리라는 것이 다른 전문 기술보다야 쉽고,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만큼, '조리사 자격증'은 그 당시 퇴직자들에게 필수품이었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대학문은 왜 그렇게 좁은지... 하지만 '조리사 자격증'이 있으면 특별전형으로 대학문을 두드릴 수가 있다. 그런 이유로 요리학원을 찾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 ▲ 요리가 되길 기다리고 있는 음식재료들 ⓒ 배을선 | '조리사 자격증'이 만병통치약인가?
'조리사 자격증'이 창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기술보다 쉽게 배울 수 있다고 해도, 요리는 재능과 기술, 맛과 멋, 그리고 어느 정도 예술적인 감각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가?
"자격증이 있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음식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재능도 필요하구요. 가게자리도 중요하더라구요. 지금은 오히려 더 막막합니다."
작년에 자격증을 따고서 조그만 분식집으로 무조건 창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게를 부동산에 내놓았다는 사당동의 김아무개 씨. 그는 '조리사 자격증'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며 한숨을 내뱉는다.
'조리사 자격증'으로 대학에 입학한 조아무개 씨. 그녀 역시 호텔조리학과를 작년에 졸업했지만, 그녀가 원하는 직장에는 취업이 되지 않아 백수생활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창업을 하자니 돈은 없고 막막하다.
양준희 원장은 음식과 요리가 돈을 벌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생각보다는, 학문으로서의, 자기계발을 위한 요리, 또한 자신이 정말 요리에 재능이 있는가를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리에 필요한 것은 '자격증'이 아니라 '맛, 정성, 청결'이라고 강조한다.
| | ▲ 요리가 만만한가? 자기계발과 학문탐구, 재능이 필요하다 ⓒ 배을선 | 요리학원에서는 무엇을 배우나?
하선정요리학원의 한 강사는 70년대 서울의 대표적인 요리학원은 단 세 곳이었다고 말한다. 하선정요리학원과 수도요리학원, 그리고 한정혜요리학원. 그럼 2001년 현재 요리학원으로 등록된 곳은 총 몇 군데일까? 한국학원총연합회의 윤기성 씨는 현재 마흔 여섯 곳의 요리학원이 등록되어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직업훈련소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 증가할 것이다.
서울 시내 요리학원의 '조리사 자격증' 과정은 보통 3개월이 소요된다. 학원비는 평균 20만원선. 이론과 실기를 함께 배우며 1년에 4번씩 있는 시험에 매번 합격하는 수강생들은 전체의 2/3 선 정도라고 한다.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복어 과정을 3개월 동안 배우고 자격증 시험을 치른다. 요즘에는 양식과 일식, 중식 등, 전문요리학원이 많이 생기고 있으며, 수강료는 조금 비싼 (25만원 이상)편이다.
그래도 한번 도전해 보자, '조리사 자격증'
노동부에서 주관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조리사 자격증' 시험에는 학력과 나이제한이 없다. 운전면허 시험과 마찬가지로 필기시험을 먼저 본 후, 실기시험을 치른다. 실기시험에 실패하고, 필기에만 합격했을 경우, 필기시험의 결과는 2년간 유효하다.
덧붙이는 글 | # 필기시험
① 객관식 4지택일형 (60문항)
② 합격기준 :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
③ 시험과목
- 식품위생 및 법규. 식품학. 조리이론과원가계산. 공중보건
④ 기능사 종목 중 필기시험을 면제할 수 있는 자격종목
- 인발, 단조, 포장, 석공, 지도제작, 도화, 항공사진, 조적, 미장, 타일, 온수온돌, 유리시공, 비계, 건축목공, 거푸집, 목재창호, 금속재창호, 건축도장, 도배, 철근, 방수기능사 등 21종목
# 기능사 자격증(1년에 4회 실시)
- 2회 원서접수 : 2001/04/09 ~ 2000/04/11
- 3회 원서접수 : 2001/07/02 ~ 2001/07/04
- 4회 원서접수 : 2001/09/24 ~ 2001/09/26
# 기능장 자격증(1년에 2회 실시)
- 29회 원서접수 : 2001/02/12 ~ 2001/02/14
- 30회 원서접수 : 2001/08/27 ~ 2001/08/29
# 특별전형 대학교
① 식품영양학과 - 경민대, 동남보건대, 장안대, 서울보건대, 안산대, 안양대, 동우, 고대병원, 한림대, 대전보건대, 서해대, 대구대, 카톨릭대, 상지대, 경남정보대, 애구공전, 수원여대, 서일대, 숭의여대, 부산여대, 삼육병설대, 진주대, 상지대, 충천대, 원광보건대, 경원대, 신흥대, 오산대 등.
② 식품가공과 - 광주보건대, 동아대, 경북대, 서일대, 동명대, 양산대, 김천대
③ 호텔조리학과 - 경주대, 대경대, 문경대, 성덕대, 신흥대, 안산공전, 동해대, 양산대, 김포대, 태성대, 수원대, 영동대, 군장대, 혜전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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