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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를 하며..."

오늘(14일) 한반도 최북단이면서 민통선 지역인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자유의 마을' 대성동의 대성동초교에서 아주 특별한 졸업식이 거행됐다.

전교생 21명, 이중 4명이 오늘 정든 학교를 떠났다. 이들이 떠나는 졸업식장에는 졸업생이 4명밖에 안됐지만 축하의 열기는 그 어느 곳보다 뜨거웠다.

졸업식에는 이재창 국회의원(한나라당)을 비롯, 정전위원회 수석대표 안광찬 소장, 한국대표 유재형 공군소장, 영국대표 Brigadier G. baker, john 등 정전위원회 대표들과 송달용 파주시장 등 150여명의 내빈들이 참석했다.

다른 졸업식장과는 달리 학교가 한미연합사에서 관리하는 민통선 지역에 있어 스위스와 영국, 스웨덴 등 군사정전위원회 대표들이 축하객으로 참석했고 NHK 등 외신기자들과 국내언론사들의 취재열기도 뜨거웠다.

이번에 졸업한 김경유, 박재한, 김민준 군, 전소망 양은 모두 서울과 파주 시내 후방(주민들은 민통선 이남 지역을 후방이라고 부름)으로 유학을 떠난다. 마을에 중고등학교가 없고 출입이 제한돼 있어 후방으로 나와야 한다.

박군을 비롯, 남학생 3명은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에 있는 문산북중으로 진학하고 전양만이 서울의 연신중으로 입학한다.

졸업식장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재학생 17명이 졸업하는 4명의 언니 오빠를 축하하며 축가와 함께 꽃다발을 안기며 아쉬움을 달랬다.

또 4명의 졸업생들은 참가 내빈들이 증정한 상장과 상품, 기념품을 한아름씩 받았다. 한사람 당 최소한 4개 이상의 상과 푸짐한 상품을 받아들고 헤어짐의 슬픔도 잠시, 기쁨의 웃음으로 졸업식장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졸업생 박재한 군의 졸업생 소감발표 시간에는 식장이 숙연해 졌다. 박군은 6년간 보살펴 준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감사의 뜻을 밝히고 후배들에게 "선생님과 부모님의 은혜를 아는 훌륭한 어린이가 돼 달라"며 부쩍 커 버린 성숙함도 보였다.

또 박군은 "이별의 아쉬움보다는 희망찬 앞날을 위해 걸어나가겠다"며 애써 슬픔을 참았다.

한편 대성동초교에는 아쉽게도 2001년도 입학생이 단 한명도 없어 1학년이 없어지게 됐다. 4명이 졸업해 전교생도 21명에서 17명으로 줄어들었다. 교사들도 전출이 불가피하다.

대성동초교는 한국전쟁 휴전협정 뒤 마을이 형성되면서 주민 자치의 교육을 해 오다 55년 교육청의 협조로 강사를 초빙, 금촌초교 졸업장을 수여해 왔고 68년 5월 8일 3개학급으로 정식 개교했다.

99년 9월 1일 노영록 교장이 부임, 이날 33회 졸업식을 갖게 됐고 교장, 교감, 9명의 교직원과 기사 3명 등 총 14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유치원 7명을 포함, 전교생이 24명에 5개 학급이고 그 동안 13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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