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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유난히도 눈이 많이 왔다. 생전 처음으로 화이트 크리스마스도 맞이했고 좀 뜸하다 싶으면 또다시 눈이 내리는 등 정말 올 겨울은 눈과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지금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유례없는 폭설로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우리는 항상 어딘가로 가고파 한다. 이 겨울에 어디로 가면 좋을까? 이제는 쌓였던 눈도 대부분 녹고 모두들 봄이라고 부산을 떨고 있지만 그래도 난 아직 이 겨울을 즐기고 싶다.

겨울에도 가 볼만한 우리 땅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그 어느 곳보다 다양하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이곳이지 않을까?
운주사.

몇 회에 나누어서 운주사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함께 불교 미술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조금은 딱딱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듯이 이번 기회를 통해 별 느낌이 없었던 절과 탑들이 새롭게 다가설지도 모른다.
그럼 이제 함께 운주사로 가볼까? (본 기사는 각종 관련 자료를 참조했으며 이는 아래에 밝혔다)

운주사 그 신비의 도량!

우리 나라에는 수많은 사찰(寺刹)이 있다. 그 수많은 사찰들은 하나같이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곳에 위치해 있고, 그래서 사찰을 찾는 사람 중에는 불교 신자도 있지만 관광객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그 사찰들 중에 상당수 특히 신라와 고려 시대에 세워진 절들이 세워진 곳이 실은 풍수지리적으로 봤을 때 좋지 않은 자리라는 사실을 아시는지?

모두들 명당을 찾아서 난리법석인데 왜 가장 좋은 곳에 위치해서 부처님의 법을 전해야할 절들이 그런 곳을 마다하고 일부러 모두들 피하는 곳으로 들어갔을까? 우리는 이에 대한 대답을 운주사에서 찾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사찰(寺刹)※1-인도에서 중국으로 불교가 전파될 당시의 중국 관청(寺) 이름에서 유래된 것으로 사찰은 절(寺)에 당(불교 의식용 깃발)을 다는 찰(刹 당간 : 당을 다는 대)이 있다고 해서 생긴 이름임

사찰 주변의 경관

한가한 일요일 오전 혼자서 배낭하나 둘러메고 운주사를 찾아갔다. 답사라기보다는 복잡한 머리 속을 식히고자 갔기에 가는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는 않았다. 늘 그렇지만 대자연에게는 항상 미안한 것이 내 기분 좋을 때는 가서 신나게 놀다 오고, 우울할 때는 괜히 화풀이만하고 온다는 거다.

어쨌든 버스에서 내려서 좋아하는 해금 산조를 들으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우울한 기분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디 가고 없고 마음이 상쾌해지는 것을 보면 역시 자연은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가 아닐까?

답사지 특히 절에 갈 때마다 드는 생각인데 절 입구까지 펼쳐진 아스팔트는 답사 기분을 망치는 첫 번째 요소이다. 그 다음으로 답사지의 음식점과 상점들도 분위기 방해하는데 일조하지. 왜 우리는 가는 곳마다 똑같은 음식과 상품만을 볼 수 있을까?
하긴, 절도 자본주의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기에 운주사 앞의 아스팔트도 기분 망치는데 일조하지만 그리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그나마 이곳에는 음식점이 한 곳만 있다는 사실이 아직은 운주사만의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삼보사찰과 운주사

그럼, 이제 운주사로 들어가 볼까나?
운주사, 한자로는 運柱寺, 運舟寺, 運柱寺라고도 하는데 정확한 명칭은 雲住寺이다. `구름이 머무는 절' 괜찮은 이름이지 않습니까?
운주사는 화순읍에서 서남쪽으로 약 26㎞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천태산을 중심으로 동쪽에는 개천사가 있고, 서쪽에 운주사가 자리하고 있다.

운주사는 여러 면에서 특이한 절이다. 기존의 사찰과는 그 성격이 판이하다. 흔히 알려진 삼보사찰※2이나 그밖에 알려진 절-선암사, 동화사-과 비교하면 더욱 운주사의 독특한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운주사는 조계종-불교의 한 종파인데 이 외에도 천태종, 진각종, 태고종이 있다- 소속의 사찰로 송광사의 말사(지점이라고 생각하면 됨)이다.

·삼보사찰(三寶寺刹)※2 : 三寶란 불교의 세 가지 중요한 요소인 불(佛.부처님), 법(法.불교경전), 승(僧.스님)을 일컫는 말이다. 삼보 사찰은 이를 모신 사찰로서 불보 사찰 통도사(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으로 사리는 스님들의 유해를 화장하고 난 후 추려 낸 구슬 모양의 작은 결정체이다. 어떤 이는 수행의 결과라며 사리의 수와 수행 정도를 비교하는데 절대적인 관련은 없다)

법보 사찰 해인사(팔만대장경 : 부처님의 팔만 사천 법문을 목판에 새긴 것으로 고려시대 제작되어서 현재까지 해인사에서 보관 중임. 해인사에 잦은 화재가 있었지만 보관장소인 장경각(藏經閣)만은 단 한번의 화재 피해도 입지 않았다고 함. 그리고 그 보관 방법이 특이해서 주목받고 있다. 직접 가서 한 번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듯. 더 자세한 이야기는 www.kbs.co.kr `역사스페셜'이나 조계종 홈페이지를 참조)
승보 사찰 송광사(16분의 국사를 배출한 대표적 수도도량으로 알려져 있고 국제선원의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외국인 수도승이 많이 있슴)

다음 기사 예고 : 기이한 탑들의 전시장 '운주사의 탑'

* 관련 홈페이지 및 자료 출처
- 화순군청 : www.hwasun.chonnam.kr
- 과학 동아 : science.donga.com 에서 99년 7월호
- KBS 역사스페셜 : www.kbs.co.kr
- 조계종 : www.buddhism.or.kr
- 불교교양강좌 : studybud.buddhism.org/
- 월간 WIN : win.joongang.co.kr/199901/win44076_1.html
- 도서 자료 : 대원사 '운주사'. 문화유산 상식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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