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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잠시 쉬어갈 겸 불교 미술에 이해를 도움 겸해서 부처와 보살 그리고 수인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먼저 중생 제도와 불법 전파를 하는 부처님과 보살에 대해서 알아보자.
부처는 참된 진리를 깨닫고 남들까지도 깨우치게 하며 지혜와 자비가 끝없이 원만한 이를 가리키는 말이다. 범어(梵語) 붓다(Buddha)에서 온 말로써 이를 한자로 佛陀(불타)라 쓰고 줄여서 불(佛)이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진리를 가르쳐서 자신 안에 있는 불성-불교에서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만물에 불성이 있다고 본다-을 깨닫고 온 우주를 지혜와 자비로 충만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곧 불교이다.
부처를 가리켜 '여래(如來)'라고도 하는데 이는 수행을 완성한 사람을 뜻한다.
이 부처에는 여러 분이 있는데 차례차례 그들의 역할과 특징을 살펴본다.
석가모니불 : 기원전 623년 중인도 가비라국 정반왕의 아들로 태어난 불교의 창시자이다. 흔히 '서가모니불'이라 발음하고 석가모니불이 모셔진 전각이 대웅전이다. 협시보살로 좌우에 문수, 보현보살이 있다. 수덕사 대웅전, 봉정사 대웅전이 유명하다.
비로자나불 : 불교의 진리를 상징하는 법신불(法身佛)로서 화엄경의 주존불이다. 진리와 광명을 온 세상에 비추며 포용하는 역할을 한다. 진리를 나타내기에 원래는 일정한 형상이 없으나 편의상 지권인을 한 모습을 하고 있으며 '대적광전'에 모셔진다. 해인사 대적광전, 금산사 대적광전
※ 화엄경 :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의 약칭으로 부처님이 깨달은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는 경전이다. 대승경전 중에서도 교학적·사상적으로 불교의 핵심을 가장 깊게 담고 있다.
아미타불 : '나무 아미타불(아미타불에 귀의한다.)'이라는 말을 통해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부처로 서방 극락정토를 관장하며 중생들을 극락으로 인도한다. '무량수불. 무량광불'이라고도 불려진다. '극락전. 무량수전'에 모셔지며 관세음, 대세지 보살이 협시보살로 서 있다. 봉정사 극락전, 부석사 무량수전
약사(여래)불 : 중생들이 겪는 모든 질병을 치유해주는 부처로서 대승불교(중생 교화를 우선 시 함)를 대표하는 부처임. 흔히 왼손에 약병을 들고 있고 '약사전'에 모셔지며 일광, 월광보살이 좌우에 협시하고 있다. 약사유리광여래, 대의왕불, 의왕선사이라고도 함.
대구 팔공산 약사여래불(머리에 갓을 쓰고 있어 갓바위 부처라 불림)이 가장 유명함. 전등사 약사전
미륵불 : 미래불인데 현재는 미륵 보살로 도솔천에 있으며 석가모니 사후 56억7000만년 뒤에 이 세상에 내려와 중생들을 구제한다고 함. 석가모니불과 거의 같은 형태를 띄고 있으며 '미륵전'에 모셔진다. 금산사 미륵전
<※ 도솔천 : 한문으로는 두솔천(兜率天)이라 씀. 온갖 보석으로 장식된 궁전이 있는 정토세계(淨土世界)로 내원과 외원으로 나누어 진다. 미륵불은 내원에 살고 있는데 이곳은 장래 부처가 될 보살의 주거지이다. 석가모니도 예전에 여기에서 수행했다.>
어떤 법당에 가면 삼분의 부처가 모셔진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삼신불 또는 삼세불을 나타낸 것이다. 삼신불은 진리를 의미하는 법신불(비로자나불), 중생을 위한 서원을 해 부처가 된 보신불(노사나불) 그리고 중생의 요구에 위해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나타난 응신불(석가모니불)로 이루어져 있다. 삼세불은 약사여래불, 석가여래불, 아미타여래를 일컫는다.
이러한 부처를 조각한 불상의 외현상 특징은 두광(頭光. 머리 부분의 빛을 표시), 백호, 삼도 등을 들 수 있고 대부분 연꽃 위에 모셔진다.
다음으로 대승불교(중생 구제를 우선 시함)의 발달로 등장한 보살을 알아보자. 보살은 부처가 되기 위해서 수행에 힘쓰는 이를 말하며 부처를 도와서 불법을 전파하기도 하고 독립적으로 중생을 구제하기도 한다. 또는 남녀와 연령을 뛰어넘은 불교의 이상적 인간상을 일컬으며 무엇보다 남을 살리는데 앞장서는 이타행의 상징이 바로 보살이다.
미륵보살 : 깨닫기 전의 미륵불. 석가모니 밑에서 수행한 제자이며 미래에 성불할 것이라는 약속을 받고 현재는 도솔천에서 수행을 하고 있다.
관세음 보살 :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보살로서 중생의 고난을 살피고 돕는 역할을 하기에 자비의 상징이다. 그 명칭도 '성관음, 천수천안관음, 십일면관음' 등 다양하다. 특히 천수천안(千手千眼)은 수많은 눈과 손으로 중생의 모든 고통을 보고 돕는다는 의미를 띄고 있다. 특징으로 보관에 아미타불이 새겨져 있다. '원통전, 관음전'에 따로 모셔지는 경우가 많다. 파계사 원통전, 개목사 원통전
지장보살 : 석가모니의 부탁으로 석가 입멸 후부터 미륵불의 출세 때까지 중생을 교화하는 보살이라고 하기도 하고 지옥의 모든 중생이 구제될 때까지 부처가 되기를 거부한 보살이라고도 한다. 보살 중에서 가장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보관이나 다른 장식이 없고 가사를 입은 채 삭발한 스님 형상이다. '명부전, 지장전, 명왕전'에 모셔진다.
문수보살 :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돕는 보살로서 반야(지혜)의 상징. 흔히 사자를 타고 있다.
보현보살 : 문수보살과 함께 석가를 도우며 대승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보살이다. 불법의 실천을 상징하며 코끼리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대세지보살 : 지혜의 빛으로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는 보살. 손에 보병을 들고 있다.
보살상은 여러 장식을 하고 있으며 여성스러운 분위기인데 이는 귀함과 자비로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머리에는 보관(寶冠)을 쓰고 있고, 몸에는 하늘을 날 수 있는 천의를 입고 있으며 목걸이, 귀걸이, 팔지 등도 하고 있다. 손에는 연꽃, 정병(감로수가 들어있는 병), 구슬 등을 들고 있다.
이상 부처와 보살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중생들은 자신들에게 맞는 부처님이나 보살님에게 귀의해서 자신의 업보를 씻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단지 믿는다고 해서 업이 없어지며 부처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부처와 보살은 단지 안내자일 뿐이다. 바로 자신이 피나는 노력을 해야지 자신이 지은 모든 업을 씻고 깨달음('무상정등각'이라고 함)에 이를 수 있다.
수인은 지난 시간에 잠깐 언급했지만 이해하기 힘들었지 않았나 싶다. 이에 수인의 여러 모습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한다. 그림이 있어야 하나 미처 준비를 못한 관계로 글로써 대신하는 점 양해해 주시길...
수인은 부처님의 덕을 표시하기 위하여 손으로 나타낸 모양을 일컫는 말이다. 그 종류로는 대체로 비로자나불의 지권인과 법계정인, 아미타불의 미타정인 그리고 석가여래의 근본5인, 합장인 등이 있다. 다음의 설명하는 수인들을 실제로 해 보자.
선정인(禪定印) : 석가모니께서 한 최초의 수인으로 깊은 명상(선정)에 잠겨 있음을 표시하는데 요즘 참선할 때 주로 한다. 결가부좌하고 양손을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해서 단전 앞에 놓되 오른손이 왼손 위에 오도록 하고 양 엄지를 맞댄다.
여원인(與願印) : 중생(衆生)이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는 표시. 앉아 있을 수도 서 있을 수도 있는데 왼팔을 아래로 내리고 손바닥을 바깥으로 보이게 하여 땅을 가리킨다.
시무외인(施無畏印) : 중생의 두려움을 없애주고 평안함을 준다는 표시. 오른팔을 들어서 손바닥이 바깥으로 보이게 하여 위로 향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주로 시무외인과 여원인이 함께 표현된다.)
설법인(說法印) : 중생에게 법(法)을 설하고 있음을 알리는 표시. 이 수인은 앉아 있거나 서 있거나 관계없이 적용되며 오른팔 혹은 양팔을 들어 엄지와 검지를 붙여 동그라미를 만든다. 동그라미는 법의 바퀴를 의미한다.
전법륜인(轉法輪印) : 문자 그대로 수레바퀴를 돌리는 모습인데 법(法)을 설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표시. 앉아서 오른손으로는 설법인(說法印)을 맺고 왼손으로는 그것을 받친다.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 깨달음을 나타내는 수인으로 '항마인, 촉지인, 지지인'이라고도 함. 왼손은 무릎 위에 그대로 놓고 오른손으로 땅을 가리킨다. 석가모니가 보리수 아래에 앉아 성도(成道)할 때 악귀의 유혹을 물리친 증인으로 지신(地神)을 불러 자신의 깨달음을 증명하였다는 내용에서 유래되었다. 이 수인을 맺을 때는 언제나 앉아 있는 모습이다.
공양인(供養印) : 부처님에게 공양을 올리는 모습을 나타낸 표시. 두 손을 마주 잡아서 연꽃 봉오리처럼 만든다. 보살이나 제자, 예배자, 협시자들만 취한다.
지권인(智拳印) : 비로자나불이 취하는 모양이다. 왼손 검지를 세우고 그 검지를 오른손 엄지를 맞대고 다른 오른손가락으로 말아진다.
아미타불의 구품인(九品印) : 아미타 정토(흔히 이야기하는 극락세계)에 다시 태어나는 중생의 근기(根機, 수행한 정도로 9단계로 나누어짐.)에 따라서 중생에게 설법하는 아미타불의 손 모양을 말하는 것으로 9가지가 있음.
이상 부처와 보살, 수인에 대해 알아 보았다. 조금은 어려운 듯 하나 절에 갈 때마다 하나씩 익힌다면 쉽게 이해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기사 : 운주사의 두 주인공 '와불과 칠성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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