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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1년 3월 26일 인근 와룡산으로 개구리를 잡으러 간 대구 성서초등학교 개구리소년들은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함흥차사' 가 아니라 '와룡차사'이다.

30년만에 부활된 지방의회 의원선거로 임시공휴일이었던 이날 인근 와룡산으로 떠난 소년은 김종식(당시 3학년), 박찬인(3년), 김영규(4년), 조호연(5년) 우철원(6년) 등 5명.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강산이 변해도 돌아오지 않는 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실종됐을까. 한명도 아닌 5명이 그렇게 된데 대해 실종 당시 전국이 떠들썩했다. '하늘로 솟아나 땅으로 꺼졌나.' 이들의 행방은 20세기 최대 미스테리로 기록될 정도로 묘연하다. 항간에 암매장설, 납북설, 외계인 납치설 등이 떠돌았으며 역술가들까지 동원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오리무중이다.

특히 실종직후 쏟아졌던 장난-제보전화도 이제는 뚝 끊어져 10년전의 사건이 이제는 잊혀져 가기에 이르렀다. 또 실종 소년들이 살았던 대구시 달서구 대곡동은 택지개발지구와 아파트단지로 크게 바뀌었다.

그러나 가족들은 혹시라도 이들이 찾아오면 집을 못찾을까 염려돼 옛날 그대로를 지키고 살다가 몇해전부터 한가구씩 이사를 가기 시작, 지금은 한 가구만 이곳에서 살고 있다.

이 소년들이 실종되면서부터 지금껏 경찰을 비롯, 주민, 군인 등 32만여명이 동원됐고 2억여장의 전단지가 뿌려진데다 이들을 주제로 한 영화와 '개구리소년'이란 노래까지 제작됐지만 모두가 허사로 돌아가 언젠가는 이들을 돌아올 것이라 믿고 있는 가족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들이 다녔던 성서초등학교에서는 아직도 이들을 제적처리하지 않고 있다. 또 경찰도 수사본부를 계속 가동, 이들의 실종에 대한 수사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특히 한국복지재단 '어린이찾아주기종합센터'(www.missingchild.or.kr)는 지난달 '미래디지털'이 개발한 '3차원 시뮬레이션' 프로 그램을 이용, 이들의 실종 당시 사진과 현재 가상모습을 함께 그려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 아직도 개구리소년 찾기는 끝이 나지 않았다.

올해 20세 안팎의 연령이 되는 이들이 어엿한 성인의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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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체 게바라의 금언처럼 삶의 현장 속 다양한 팩트가 인간의 이상과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되는 나의 뉴스(OH M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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