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항공요금 자율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항공법 개정 당시 주무장관이 국회 임시회에서 “현행 항공법상 사업개선명령으로 항공요금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던 것으로 국회 회의록 확인 결과 드러났다.
이는 건설교통부 관계자가 지난 7일 “이번 국내선 항공요금 인상이 항공법 제122조의 사업개선명령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파장이 주목된다.
1998년 12월 열린 국회 임시회 결과 제199회 건설교통위원회의 국회 회의록(12월 28일자)에 따르면 당시 이정무 전 건교부 장관은 ‘항공요금 자율화에 따른 항공법 개정은 시기상조’라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항공법 제122조의 사업개선명령에 의해 운임과 요금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건교부가 갖고 있다”며 “항공법 122조로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전 장관은 “항공운임 자율화 문제는 현행 공정거래법으로도 규제가 가능하다”며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의 불공정거래행위 금지조항에 의해 담합행위를 규제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나와 있다.
당시 상임위에서 야당의원인 이국헌 의원은 "양 항공사의 경쟁력이 크게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자율적인 경쟁을 맡기기엔 너무 이르다"며“국적항공사가 2개 뿐인데 신고제를 폐지하고 요금을 자율화하면 규제할 방법이 없어 결국 국민들이 피해를 보게된다”며 요금 자율화 법개정에 거세게 반대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윤원종 의원도 "양 국적 항공사가 나름대로 균형을 갖출 때까지 신고제를 유지, 적정한 가격을 통제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당시 일부 의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교통부 장관의 현행법으로 충분한 규제가 가능하다는 답변에 '유야무야' 법개정이 통과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27일 항공법 재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여야 의원 156명 가운데는 98년 당시 법개정에 침묵한 의원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앞으로 이들 의원에 대한 사전 묵인 의혹 및 도덕성 시비에 따른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건교부 항공정책과 관계자는 28일 “항공법에 따라 자율적으로 실시된 요금 인상만으로 사업개선 명령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며 "인천공항 개항 이후 사업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법적 자문을 자세히 거치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국회 상임위원회 건설교통위원회 홈페이지에 가면 당시 상세한 국회 회의록을 볼 수 있습니다.
(http://node2.assembly.go.kr:4000/construction/public_html/sub_01_02.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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