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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이 험한 일을 했는데 월급 30만원이 말이 됩니까"

울산지역 정화환경노조(위원장 최병석)가 2일부터 울산시청 앞에서 쓰레기차와 분뇨차 40 여대로 도로를 막고 무기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정화환경노조는 지난 3월 19일부터 파업을 벌여왔으며, 회사측이 이에 맞서 22일 폐업 신고를 해 놓은 상태이다.

울산지역 정화환경노조는 울산환경청화협회(회장 권달천, 전 경남도의회 의원) 소속 16개 회사에 고용된 노동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분뇨 수거, 정화조 청소, 쓰레기 수거 등을 자치 단체로부터 위탁받아 일을 해오고 있다.

쓰레기와 분뇨 냄새 때문에 후각이 완전히 마비될 정도로 격무에 시달리던 이들이 평생 처음 일손을 놓은 이유는 비상식적인 임금과 근로조건 때문이다.

이들은 처음 입사할 때 "하루에 5톤 트럭 6대 분량의 일을 하는 조건으로 월 70만원, 일당 3만 5천원을 받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썼다. 하지만 이것이 '불가능한 작업량'이라는 것을 아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루종일 일해 봐야 4∼5 차를 채우기 힘들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회사측은 작업량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임금을 공제했고, 심지어 회사 사정으로 휴업을 해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손에 들어오는 돈은 월 30만원에서 50만원이 고작.

실제로 조합원 최모씨의 99년도 급여 명세서를 보면 1월의 경우 월 급여는 70만원이지만 지급 총액은 24만원에 불과하다. 가장 '두터운' 월급봉투를 받은 9월에도 25일을 꼬박 일하고 겨우 54만 5천원을 받았을 뿐이다.(사진 1)

그렇다면 월 30∼50만원으로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환경정화노조는 "이른바 '아르바이트'로 먹고 살았다"고 양심 선언을 했다. "정해진 요금보다 많이 받거나, 분뇨탱크에 물을 채워 분량을 늘이고, 정해진 규격 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쓰레기를 수거하고 돈을 받는 등의 편법으로 그나마 먹고 살수 있었다"는 고백이다. 결국 회사의 불법처우 때문에 시민들만 이중 부담을 지고 있었다는 것.

이에 대해 회사측은 "대행 단가가 낮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9년간 대행단가가 전혀 인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었다가는 적자가 난다"는 것.

그러나 노동조합은 "우리의 계산에 따르면 정화조 청소로 벌어들이는 돈이 연간 20억을 넘으며 이중 인건비, 차량할부금, 보험금, 사무실 유지비, 차량 유지비, 제세 공과금 등에 지출되는 돈은 10억 정도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이 문제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회사, 노동조합, 각 구·군청, 각 의회, 시민 단체 등이 참여하는 조사단을 공동을 구성할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했으나 아직까지 회사측은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시청을 포함한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신규업체가 선정되면 고용승계를 권고하겠다"는 소극적인 입장 표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북구청과 동구청이 "노조의 자유 입찰 참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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