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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간척사업 중단 여부를 놓고 정부와 환경단체들의 뜨거운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농림부에서는 새만금 방조제가 파도에 유실돼 매일 3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공사계속을 외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도 이러한 내용과 함께 방조제 공사 후에 갯벌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크게 보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농림부의 주장대로 새만금 방조제가 하루가 다르게 유실되고 있으며, 새만금 방조제 공사 완료 지역에서 갯벌이 새로 생겨나고 있을까.

우선, 농림부는 그 동안 새만금 방조제 완성 20년 후 620ha(현재 갯벌의 약 3%) 정도의 새로운 갯벌이 생성될 것이라고 예측해왔다. 그러나 새만금 사업의 타당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르자 갑자기 새만금 일대에 수천ha의 신규 갯벌이 생성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간척 공사 중단으로 인해 방조제가 유실되어 하루 3억원씩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농림부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오늘(26일) 서울대 해양학과 고철환 교수,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전승수 교수 등의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은 현장조사를 통해, 방조제가 환경재앙을 초래할 정도로 유실되고 있다는 것이나 방조제 바깥쪽에 대규모 갯벌이 새롭게 형성된다는 농림부의 주장은 사실 다를 뿐만 아니라 보강공사를 통해 충분히 방조제 유실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새만금 방조제 바깥쪽 대규모 신규갯벌 생성 주장은 사실과 달라

새만금 갯벌은 국내 유일하게 남은 '강 하구 갯벌'이다. 따라서 서해안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하구인 만경강, 동진강의 하구를 간척한다면, 갯벌을 형성하는 퇴적물 공급원이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에 새만금 간척사업 후의 광범위한 갯벌 생성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또한 방조제를 경사도가 심하고 수심이 10∼20m에 이르는 외해역에 건설하게 되면, 방조제 바깥쪽은 오히려 침식이 일어나는 환경으로 바뀌게 된다. 따라서 방조제가 완성되면 방조제 바깥에는 넓고 완만한 갯벌이 아니라, 오히려 좁고 경사가 급한 사질해변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

물론 지형적 조건에 따라서는 일시적으로 세립질(고운 모래입자) 갯벌이 형성되는 곳도 있을 수 있지만, 점차 사질 퇴적물로 덮이거나 일부는 침식해안으로 바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농림부에서 방조제 축조 후 새로운 갯벌 생성의 모델로 꼽고 있는 사례들도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제되었다.

◇화포, 진봉, 계화도 등의 사례

이들 방조제는 강하구를 막아 퇴적물을 완전히 차단하여 건설된 방조제가 아니며, 수심이 10m가 넘는 외해역에 쌓아놓은 방조제도 아니다. 따라서 새만금 방조제와는 전혀 다른 조건이기 때문에 새만금사업과는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

◇강화, 아산, 남양 등의 방조제

이들 갯벌의 위치는 퇴적물이 한강으로부터 유입되는 태안반도 북쪽해역에 위치하고 있고, 대부분 세립질 갯벌이 우세하게 발달해 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의 방조제는 방조제가 건설된 후에도 만의 형태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새만금 간척사업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뿐만 아니라 한강은 수중보가 있기는 해도 하구가 막히지 않아 여전히 퇴적물 입자의 주요한 공급원이 되고 있다.

◇일본의 이사하야만, 네델란드 돌라드만

이들 갯벌 또한 만의 내부에 위치하고 있고, 만 전체를 막는 간척사업이 아니므로 퇴적현상이 해안선에 평행하게 소규모로 장기간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따라서 만입형 또한 패쇄형 갯벌의 조건이 근본적으로 변화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방조제 유실로 1일 3억원 손실 주장은 새만금 사업 강행을 위한 조작된 논리

1999년 5월 새만금 민관공동조사단 활동이 시작되면서 새만금사업은 전면 재검토 작업에 들어갔으며, 새만금사업 추진 여부에 대한 정부입장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동안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는 방조제 전진공사를 중단했기 때문에 방조제 유실이 환경재앙을 불러온다며 과장된 홍보를 해왔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해양학자들의 현장조사 결과 그 동안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는 방조제 보강공사가 아니라 '전진공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방조제 유실은 오히려 공사 진행단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방조제공사가 중단되어 있는 2공구에는 유실된 흔적이 거의 없었으며, 안정적으로 이끼까지 형성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미 축조된 부분은 설계도면대로 완공하고, 방조제 공사 중단시 추가로 필요한 공사는 끝부분 보강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현장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맨 아래 그림과 같이 동일한 지역에 해양수산부에서 계획했던 새만금 신항만의 조감도에는 실제로 <독립 구조물>인 방파제(원내)가 계획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해양수산부는 임시보강공사를 위해 30억 원, 반영구적으로는 1000억원 정도면 충분히 방조제 공사를 현 단계에서 중단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방조제 보강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기술력과 경험을 충분히 지니고 있는 농림부와 농업기반공사가 그 사실을 은폐하고, 사업강행을 위해 방조제 유실을 방치하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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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대 고양시의원을 지냈으며, 현재 <환경운동연합> 중앙사무처 전략홍보국장으로 일하다, <희망제작소> 뿌리센터장을 거쳐, 2010년 7월부터 경기도의원으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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