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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자 거의 모든 중앙일간지의 가판용 신문들은 헤드라인과 2, 3면을 비롯, 사설, 만평에 이르기까지 '충성'문건과 관련된 안 법무장관 기사로 가득하다.

한겨레신문과 한국일보는 '충성'문건과 관련된 파문을 시간대별 상황으로 정리해 눈길을 끈다.


<21일>

오전 10시 : 청와대, 안동수 장관 임명 발표
오전 11시 : 안 장관, 변호사 사무실서 기자회견
오후 2시 : 안 장관, 사무실서 청와대로 출발
오후 3시 : 청와대, 임명장 수여
오후 5시 : 법조기자단, 지구당 사무실에 취임사 요청
오후 5시 20분 : 사무실 여직원 '취임사 초안'이라며 팩스 전송
오후 5시 30분 : 과천 청사에서 장관 취임식
오후 5시 40분 : 사무실 여직원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장관이 직접 작성"이라고 재확인
오후 6시 : 기자단, 안 장관 측에 해명 요청
오후 7시 : 이경택 변호사, 자신이 썼다며 해명
오후 9시 10분 : 법무부, "이 변호사가 '말씀자료'로 작성한 글로 장관은 본 적도 없다"고 해명

<22일>

오전 10시 10분 : 사무실 여직원 "안 장관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착각"했다며 재해명
오전 11시 : 이 변호사가 맡긴 초고와 장관의 문건을 합쳐서 타이핑, 큰 실수 했다는 전화받고 초고는 버렸고, 파일은 삭제


위의 상황으로도 알 수 있듯이, 안 장관측에서는 해명과 재해명 등으로 말을 계속 바꾸고 있으며, 의혹은 그만큼 더 커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안법무 취임사 썼다는 동료 변호사 작성시간에 골프 쳤다'는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이 변호사가 주장하는 문건작성 시간은 오후 3시 30분, 그러나 그가 사무실에 출근한 시간은 오후 4시. 또한 이 변호사는 "초안 두장 모두를 내가 작성했다"는 당초의 주장을 "두장짜리 문건 가운데 앞페이지는 내가 작성했으나 두 번째 페이지는 안 장관이 직접 만들었다"고 말을 번복했다.

한국일보는 30, 31면에도 안 장관과 관련된 기사로 지면을 할애했다. 한국일보 30면의 "인권변호사 맞나"라는 기사를 보면, 인권변호사로서 내세울만한 그의 활동은 10년 동안 해왔다는 월요무료법률상담이 유일하나, 이 마저도 사실상 '서초 을' 지역구 관리 차원의 활동이라 순수성이 떨어진다는 것.

또한, 안 장관이 지난해 16대 총선 출마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 내역은 36억 4400여만원으로, 자신과 가족 명의로 된 방배동, 당산동 등지에 부동산이 있으며, 헬스클럽과 골프장 등의 회원권 4장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안 장관의 전력에 대한 의혹까지 강하게 품고 있는데, 첫째는 1975년 인천지청에 근무하던 안 장관이 변호사 개업을 하게 된 사연이며, 둘째는 80년 신군부의 법조계 비리조사에 얽힌 부분이다.

당시 법무부와 검찰에 근무했던 법조계의 원로들은 "당시 검사가 옷을 벗는다는 일은 요즘처럼 단순히 변호사 개업을 한다는 의미와는 달랐다"며 "검찰 내부에 대한 은밀한 사정작업의 결과로 다른 검사와 함께 안 장관도 물러났다"고 말했다.

80년에는 영등포지역에서 개업 중이던 안 장관 등 변호사 2~3명이 판, 검사에 대한 골프 접대 등 유착관계로 인해 조사를 받았다.

본인이 쓰지 않았다는 '충성'문건 외에도 안 장관과 관련된 여러 가지 스캔들이 수면위로 떠올라 '자질'의혹을 비롯 김대중 대통령의 인사가 다시 한 번 구설수에 오르게 되었다.

동아일보는 3면에 '투기의혹.. 옷로비사건.. 격려금시비.. 각료 인선때마다 '삐끗''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실었다. 동아일보는 주양자 보건복지부장관, 김태정 법무부장관, 손숙 환경부장관, 송자 교육부장관 등 김대중 대통령 취임 이후 각료인선 때마다 인선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는 기사를 안 장관과 관련된 기사로 묶었다.

한편, 야당은 안 장관의 '해'임 및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여당은 '해'프닝이라면서도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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