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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은 셋째누나네 조카의 첫 돌잔치가 있는 날이었다. 큰 누나네와 작은 누나네가 함께 서울로 향했다. 길이 막히는 바람에 저녁 7시가 되어서야 식당에 도착하게 되었고, 늦게나마 조카의 돌을 축하하며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잔치가 다 끝이나자 셋째 매형은 큰 누나와 매형을 위해 호텔을 예약해 두셨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약간 취한 셋째 매형이 "밤도 깊은데 오랫만에 분위기 내보시라고..." 말하자 큰 매형은 쑥스러워 하시면서 알고지내던 친구네와 약속이 있다고 자꾸 사양하셨다. 이미 호텔은 예약된 상태였다.

시간은 9시를 지났는데 체크인 시간은 11시였으니 큰 누나는 은근히 가고 싶어하고 큰 매형은 친구네에서 얻어먹어야 한다고 하시는 바람에 이제 그 공이 둘째 누나네로 넘어가게 되었다. 둘째 누나네는 얘들을 데려와서 어렵다고 하자 셋째 누나 집에서 얘들을 재운다고 하여...

결국 둘째 누나네는 호텔로 향했다. 결혼한 지 10년만에 호텔에서 숙박하게 된 것이다. 15만원이 넘는 하루 숙박비는 서민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

어쨌든 술을 잘 먹지 못해 위 형님들로부터 구박받던 셋째 매형이 한 건 터뜨린거다. 거기에다 술이 취해서 우스개소리를 하면서 자꾸 권하니까 쑥스러움보다는 은근한 기대가 앞섰다고 할까?

애들을 누나네 집에 재우고 호텔로 가서 분위기 잡았던 두 사람. 결국 두사람의 호텔에서의 하룻밤 이야기는 놀라움으로 끝을 맺었다.

"세상에 칫솔도 사야하구, 치약도 사야하구, 면도기도 사야 한다니까!" 칫솔 2500원, 치약 900원, 면도기 4500원. 또 다시 돈이 나간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 그리고, 전복죽이 20000원이라서 식사도 않고 체크아웃 해버린 두사람. 그 부부의 이야기가 하룻밤의 웃음거리로만 여겨지지 않는 것은 나의 선입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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