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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사회학자 J 타르드(Jean-Gabriel de Tarde)는 '공중(公衆, the public)'은 분산하여 존재하지만 매스미디어를 통하여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조직적인 결합 없이 이루어진다고 했다. 이에 반해 '군중(群衆, crowd)'은 사람들이 동일장소에 집합함으로써 형성되는 것이다.

작가 한진수는 '군중'과 다른 또 다른 대중인 '공중'을 이야기한다.

군중심리에 의해 무리지어 이동하며 감정도 사태에 따라 무리지어 발끈하는 '군중'과 달리 '공중'은 자유롭고 독자적인 의견을 모은다. 하지만 그 어떤 공중도 자신의 모습과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작가 한진수는 자신의 작업의 출발점을 그 곳에 세웠다. 공중은 있고 개인은 없는 곳에.

현대사회에서 개인을 드러내는 것은 점점 수동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조직적인 실체로 개인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정지하고 있다.

한진수는 주체는 사라지고 현상만 남아 있는 '공중'의 모습을 전시장의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약 2만여 개의 백색인간 픽토그램으로 나타내고 있다.

회전하는 기계적인 형태의 자궁은 개인이 어머니의 뱃속이 아닌 사회의 일률적인 잣대에 의해 재생산된다는 것을 보여주며, 분수대에서 흘러내리는 백색액체는 여성의 젖과 남성의 정액을 의미하는 동시에 섹슈얼리티의 생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뒤덮고 있는 백색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공중'의 순수가 아닌 무관심이다. 무관심하기에 채워질 수 없는 세상, 그 세상의 색깔은 차갑고 백치같은 어두운 흰색이다.

한진수는 홍익대학교 조소과와 동대학원 동과를 졸업했으며 1999년 1회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2000 청년 작가전(서울 시립미술관)', '차이와 이질성의 수사학(문예진흥원 미술회관)'등의 기획전에 참가했다. 그의 개인전 '공중'은 9월 26일부터 10월 7일까지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미술공간에서 열린다.

덧붙이는 글 | "공중" 한진수 개인전 

전시기간 : 2001년 9월 26일(수) - 10월 7일 (일)  
장소 :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내 3층 인사미술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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