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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죽도록 서러웠던 적도 있었지만'이란 제하의 기사가 오마이뉴스를 통해 보도 된 후, 주인공인 맹인 법학박사 길인배는 각 언론사의 취재요청으로 바쁜 날을 보냈다고 한다.

한국고시신문의 경우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그대로 인용 보도했지만, 대다수의 언론은 현지에 직접 찾아가서 취재했다고 한다. 길박사가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던 이후 가장 많은 기자들이 몰렸던 것이다.

지난 10월22일 기자를 만난 길인배 박사는 자신의 또 다른 삶의 뒤안길을 공개 했다. 마임을 하는 배우처럼 더듬거리며 서재로 간 길박사는 책 속에 끼워 둔 편지 한장을 아내 김용남 여사에게 내밀었다.

8년전 길박사가 춘천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상대로 강의를 다녔을 때, 그의 강의를 듣고 감동한 한 재소자가 보낸 편지 였다.

"이 기자님 덕분에 더 유명해 졌어요. 매스컴을 많이 타 보았지만, 이렇게 기자들의 전화가 폭주한 적은 없었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교만 해 질까봐 이 편지를 자주 봐요"라며 읽기 시작한 편지는 기자의 눈시울 마져 적신 감동의 글이었다.

춘천교도소의 검열인이 찍힌 재소자의 편지는 길박사 내외가 8년 만에 다시 읽게된 마음의 채찍질이라고 한다. 편지를 읽자마자 이들 부부의 눈가에는 보석 같은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곳에서 생활하던 중 선생님의 좋으신 말씀을 듣고 깊은 감명을 받은 바 너무나 크기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감히 펜을 들겠습니다.

저는 배다른 형제라 하여 어머님의 사랑과 형제간의 우애가 뭔지도 모르고 지난 23년을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날의 그릇된 삶으로 인하여 수인의 몸이 되어 생활한지 어느 덧 일년이 넘었습니다.

길다란 긴 시간 제 자신을 탓하기 보다는 남을 탓하며 살아왔는데 선생님의 특히 어려우신 신체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상인 보다 더욱 값지고 보람된 삶을 사시는 모습을 대하고 보니 저 자신이 너무나 깨달은 바 큽니다.

다시는 되풀이 되는 삶을 살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선생님 이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확실한 주소를 몰라 서신이 잘 도착 될련지 걱정이 됩니다. 두서 없이 드린 글 읽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93. 8. 6 송** 올림

존경하는 길인배 원장님께

시하 만추지절에 금일 김원장님의 더욱 더 행운을 기원 합니다.

소생 당년 65세로 춘천교도소에서 보건범죄로 복역 중에 있사오나 금일 김원장의 강의를 듣고 깨달은게 있어 몇자 적어오니 양해 바랍니다.

소생은 사회에 있을 때, 서울에서 한의원을 경영 하면서 일생 동안 침술 학술을 연구하였고, 태극침술 학술회장직으로 많은 문하생과 연구에 열중해 왔으나 임상 실험 상 몇 사람에게 침을 시술 하다가 보건범죄로 실형을 선고 받고 현재 춘천교도소에서 1년의 형을 선고 받고 있사오나 금일 김원장님의 장애적 불행을 극복한 인생사를 강의 받고 침으로 위대한 성공을 진실로 축하 드리는 바 입니다.

앞으로 저도 출소를 하면 기어히 이나라 침술의 발전과 제도적 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많은 인류의 질환과 고통을 줄인다는 집념을 갖고 노력 할 작정 입니다.

아무쪼록 사게의 선구자로써 많은 지도와 편달을 바라며 종종 침술계 소식도 전해 주시고 많은 지도 바랍니다.

기회에 방문을 드리옵고 내내 건강과 축복이 있으시길 기원 드리면서 이만 줄입니다.

춘천교도소 권** 올림

덧붙이는 글 | 길인배 법학박사 약력

1946년 강원도 화천에서 출생
1968년 춘천대 법대 수석입학
1972년 강원대 법대 수석졸업
1975년 계성학교 교사 김용남씨와 결혼
1977년 춘천시 효자1동에 '길인배침시술원'개원
1988년 강원대 법학석사
1996년 강원대 법학박사
2001년 국민에게 희망을 준 사람으로 청와대 초빙
2001년 현재 "길인배 침시술원" 원장으로 활약

길인배 박사는 현재 아내 김용남 여사와의 사이에서 
1남 1녀의 자녀를 둔 가장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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