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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 솔섬


뭍에 나왔다 돌아가는 길, 땅끝에서 배를 기다립니다.
폭풍주의보로 발이 묶였습니다.
섬을 떠나왔다 생각했으나 나는 여전히 고립되어 있습니다.

대저 섬이란 무엇입니까.
뭍으로부터 떨어져 바다에 둘려 쌓인 고립의 공간이 섬일까요.
그러나 바다는 결코 섬만을 고립시키지 않습니다.
바다는 섬처럼 뭍의 땅을 또한 고립시키지 않습니까.
섬이란 무엇입니까?

섬이란 결코 뭍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땅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뭍과 섬이라 불리는 각각의 땅들 사이,
그 단절의 공간이 섬일까요.

바다가 섬일까요.
하지만 바다는 그저 바다일 뿐 섬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섬은 어디 있는 걸까요.

그 단절의 공간은 어디에 있습니까.
그 단절의 시간들은 또 어디에 존재합니까.
섬이란 과연 실재하는 곳일까요.

대저 섬이란 무엇입니까?
나는 또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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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섬 활동가입니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당신에게 섬><섬을 걷다><전라도 섬맛기행><바다의 황금시대 파시>저자입니다. 섬연구소 홈페이지. https://cafe.naver.com/isla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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