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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0년대를 지나오며 우리 가슴 속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 민중가요. 민중가요 음반 배포의 근간이었던 사회과학서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시대가 변했다는 논리에 민중가요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시점인 듯하다.

이제 더 이상 민중가요는 우리 정서에 맞지 않고, 그저 386세대나 그리워하는 노래가 되어버린 듯한 현실에서 민중가요를 즐겨듣고, 그것을 뛰어넘어 민중가요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

세이클럽(http://www.sayclub.com)에 가면 민중가요음악방이 거의 24시간 올라와 있다. 채팅을 하면서 민중가요를 Winamp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개인방송을 하는 것이다. 이 곳에서는 한 명의 CJ(사이버쟈키)가 채팅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음악신청을 받고 멘트도 해가며 방송을 하는 방법이다. 세이클럽뿐만 아니라 하늘사랑(http://skylove.com)에도 이런 모임이 많다.

이런 세이클럽의 CJ들이 모여 "세이클럽 민중가요 방송연합(세민련:http://club.sayclub.com/@songforfree)"이라는 동호회까지 구성해 의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민련에서는 이제 단순히 민중가요를 듣고 보는 정도를 넘어, 매월 자발적인 회비(후원금)을 입금받고 그 금액으로 민중가요관련 단체에 후원을 하고 있다.

2002년 1월부터 6월까지 노래패 희망새(http://hms.jelzone.net)와 민중가요 포탈지향 PLSong(http://plsong.com)에 각각 매월 5만원씩 후원하고 있다.

또한 2월부터 시작될 민중가요 음반 공동구매 사업도 운영진 회의를 통과한 상태다. 매월 설문을 통해 공동구매할 음반을 선정한 후 해당 노래패와 협의 음반을 공동구매할 예정이다.

이는 민중가요 음반을 구매하고 싶어도 구매할 곳이 없는 현실에서 수용자들의 적극적인 음반구매행동이다.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희망은 있다' 등의 노래를 부른 윤미진 씨의 2집음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음반선구매 역시 세민련과 PLSong이 같이 손잡고 추진중에 있다.

세민련보다 더한 사람들도 있다., 가객밴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자객(http://cafe.daum.net/jagag)"의 경우가 그런 것 같다.

지난 2월 2일 있었던 가객의 콘서트에서 밴드 스스로 "우리는 노래만 불렀어요"할 정도로 많은 부분에 자객의 참여가 높았다. 공연기획에서부터 포스터 제작, 이런저런 공연준비까지 자객에서 다해줬다는 가객밴드의 설명이 따른다. 이런 내용은 "자객이 지키는 가객이 온다"는 타이틀로 노동일보에서 기사화 된 바 있다.

실제 이 날 만난 자객의 한 회원은 공연 당일 회사에서 월차를 사용하고 공연준비를 했다. 이유는 "좋으니까"였다.

"천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지트 - 천지인애(http://www.chunjyin.com/chunjyin)"는 아예 음반을 제작한 경우다.
90년대 초반 테잎으로 제작되어 5만장 이상이 팔린것으로 추정되고, CD로 나오긴 했으나 제작공정상의 실수로 판매되지 못한 천지인 1집을 새로운 디자인과 편집으로 복각해냈다.
복각과정에 들어간 비용은 모두 1만원제작자를 모집해 충당했다.
음반판매에 따른 수익금은 천지인지원에 쓰인다고 한다.

팬덤(fandom, fan과 kingdom의 합성어로 팬이 단순한 수용자가 아닌 적극적인 자기 목소리를 내는 현상)이 민중가요계에도 불고 있다.
어쩌면 민중가요계이기에 팬덤이 더 일찍 가능했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 이제야 불어온지도 모른다.

날이 지날수록 어렵다는 민중가요계에 새로운 희망이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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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가요 연구자로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으면서, 동네문화기획자로도 활동중입니다. 튀르키예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안경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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