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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받을 사람은 지도 받기 싫다고 하는데 왜 저마다 자기가 더 훌륭한 지도자라고 우기고 싸우는지, 자기에게 지도를 받으면 더 좋다느니 하면서 아옹다옹하는지 도대체 알 수 가 없어요. 자연을 보면 그저 모두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할 뿐이지 누가 누구를 지도하고 누가 누구에게 지도 받고 하는 일이 없지요. 지도자가 되려면 먼저 지도 받고 아래로 내려가야 할 줄 알아야 하는 데, 요즘 지도자랍시고 나오는 사람들은 서로 잘났다고 만 해대지...쯧쯧"
요즘 우리나라를 시끄럽게 하는 민주당 대선 경선이야기를 꺼내니 이현주 목사님이 내뱉는 말씀이시다.
- 老子 ; 제59장 - 하늘 섬기는 데 아낌 만한 것이 없으니
治人事天, 莫若嗇, 夫唯嗇, 是以早服,
早服, 謂之重積德, 重積德, 則無不克,
無不克, 則莫知其極, 莫知其極, 可以有國,
有國之母, 可以長久, 是謂深根固抵, 長生久視之道.
치인사천, 막약색, 부유색, 시이조복,
조복, 위지중적덕, 중적덕, 즉무불극,
무불극, 즉막지기극, 막지기극, 가이유국,
유국지모, 가이장구, 시위심근고저, 장생구시지도.
사람 다스리고 하늘 섬기는 데 아낌 만한 것이 없으니 무릇 아낌을 일컬어 빨리 돌아감이라 한다. 빨리 돌아감을 일컬어 德을 거듭 쌓는다고 한다. 德을 거듭 쌓으면 이기지 못할 것이 없고, 이기지 못할 것이 없으면 그 끝을 알지 못하고, 그 끝을 알지 못하면 이로써 나라를 가질 수 있다. 나라를 가진 어머니는 길고 오랠 수 있으니 이를 일컬어 뿌리깊고 튼튼하여 길게 살고 오래 보는 길이라 한다.
이 해석은 우리가 보고있는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강의"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옮긴 것이다. 이 59장에서는 治人事天, 莫若嗇(치인사천 막약색)이 제일 중요한 포인트라고 목사님은 말씀하면서 색(嗇)을 잘 기억하라 하신다.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서 아끼는 것 만한 것이 없다. 하였는데 아낀다는 것은 풍족하면서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결코 없어서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다시 말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않는 것을 일컬어 색(嗇)이라 하는 것이지요. 만일 우리 사회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다면 정말 깨끗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부정도 없어지고, 공해도 없어지고, 향락도 없겠지요.
간디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배터지게 먹으면서 잘사는 사람 본적이 없다'고 하셨지요 뭐든지 적당하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색(嗇)하는 것입니다.
지식도 마찬가지지요.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나타내려 하고 가르치려하는 것은 색(嗇)하는 것이 아닙니다. 배우고 싶지도 않은 사람에게 가르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 어디 있습니까? 그래서 노자 56장에 보면 知者不言(지자불언) 言子不知(언자부지)라 하였습니다. 아무리 자신이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함부로 가르치려 하지 않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드디어 입을 열어 말을 하는 것이 도를 따라 사는 사람이지요.
예수님도 자기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입을 열어 말씀을 하셨지 배우고자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억지로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말씀을 하시고 난 후 이렇게 덧붙이셨지요 "들을 귀 있는 자만 들을 지어다"라구요.
농사가 또한 嗇(색)입니다. 농사는 모든 것을 아껴야 합니다. 씨앗도 아끼고 열매도 아끼지요, 농사꾼한테는 콩알이 그냥 콩알이 아니라 자기의 살과 마찬가지이지요. 아끼지 않을래야 아끼지 않을 수가 없지요. 하지만 농사꾼은 콩 한알을 아껴서 아낌없이 나누어줍니다. 멀리 사는 아들네 집에도 보내고, 동네사람들에게도 나누어줍니다. 언제인가 농사꾼들 모임에 갔더니 하나같이 모여서 하는 말이 "어떻게 하니까, 뭐가 잘되고, 뭘 잘하려면 무엇을 주면 좋고" 하면서 서로의 비법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카콜라는 어떤가요? 제조비법을 핵심 몇몇만 알고 절대로 나누어 주지 않는다고 하지요? 그런 마음으로 만드는 것이기에 코카콜라가 독이 되는 것이에요. 콜라에 사람 이를 담가 놓으면 어떻게 된다고 그러잖아요.
옛날에 어떤 명의가 있었는데 어느 날 신기한 약을 발명했다고 해요. 바로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약이지요. 그런데 이 비법을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고 자기만 알고 있었다고. 그러던 어느날 이 명의가 죽게되면서 아들에게 이렇게 유언을 남겼다고 해요.
"아들아 내가 죽거든 다락방에 꼭꼭 숨겨놓은 약이 있으니 그 약을 내게 발러 주어라" 그렇게 말하고 아버지가 죽자 슬퍼하던 아들이 그 약을 가져와 아버지의 발에 발랐더니 발이 살아나더라는 거예요. 아들이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약이 조금밖에 없는데 아버지에게 다 발라버리면 자기는 바를 것이 없을까 봐서 아버지에게 더 이상 바르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아버지는 다시 살아나지 않고 영원히 비법도 묻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요.
嗇(색)한다는 것은 무조건 아끼는 게 아니지요. 꼭 필요한 것에 필요한 만큼만 하는 것 그것이지요. 바로 이러한 색이 덕을 쌓는 것이요(謂之重積德). 그런 덕이 쌓이면 이기지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이지요(重積德, 則無不克). 사실 그렇지요.
끊임없이 자기 것을 나누는 사람을 어떻게 이기겠어요. 이러한 사람이야말로 나라를 다스릴 만한 사람이지요.
그 뒤로도 말씀은 계속되었지만 여기서 59장의 이야기를 마치려 한다.
지난 주 나는 민주당 대전경선현장에 부정선거감시활동을 피러 갔었다. 정말 듣기 싫은 대도 끊임없이 들어야 하는 "000 대통령","000"을 외쳐대는 소음의 범람 속에서 지옥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노자를 나누면서 그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물론 노자의 말처럼 살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이러한 마음만이라도 가지고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야기를 마치고 나오는 계룡산 기슭 공기는 참 시원했다. 너무나 아름다운 산과 상쾌한 바람, 그리고 새롭게 살아가는 힘을 얻고 돌아가는 발걸음은 항상 그렇게 기분이 좋다.
덧붙이는 글 | 나는 계룡산 기슭에 2주에 한번씩 간다.
이현주 목사님께서 계룡산 기슭으로 이사오신 이후로 지금까지 몇몇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이야기"라는 책을 놓고 함께 노자이야기,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러고 보니 벌써 2년이 훨씬 넘은 것 같다.
한번에 2-3시간 정도의 공부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노자는 2-3장 정도를 읽고 선생님은 뜻 해석과 함께 우리들의 사는 이야기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오는 것이 전부이다. 그래서 굳이 나는 '공자강의', '노자공부'라 표현하지 않고 '노자이야기'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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