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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의 한을 실은 경의선 열차가 운행이 중단된 지 49년만인 11일 남한 최북단 역인 도라산 역에 기적소리를 울렸다.

오늘부터 남북철도 연결 공사구간 중 민통선 지역 내 최북단에 위치한 도라산 역까지 열차가 연장, 운행되며 반세기 동안 멈췄던 기적이 메아리치게 됐다.

철도청은 오늘 오전 10시48분 개통식을 갖고 힘찬 기적을 울렸다. 이날 개통식이 끝난 뒤 실향민 등 일반승객 30여 명은 임진강 역에서 간단한 민통선 출입 절차를 마친 뒤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검색대를 통과해 열차에 올랐다.

오전 10시 43분, 실향민을 실은 열차가 서서히 북으로 향하기 시작, 차창 밖으로 보이는 임진강 철교(일명 독개다리)에 들어서면서 승객들은 6.25때 폭격으로 부서진 채 남아 있는 철교 교각과 도도히 흐르고 있는 임진강에 넋을 빼앗긴 듯했다.

열차 내에서 감흥도 잠시뿐 임진강 역을 출발한 열차는 반세기의 세월을 불과 5분만에 훌쩍 뛰어넘어 북녘 땅이 보이는 도라산역에 도착했다.

개성이 고향인 최연숙(72·서대문구 북가좌동) 씨는 "조금만 더 가면 내 고향 개성인데 더 이상 갈 수 없어 너무 아쉽다"며 "항상 북에 두고 온 아버지를 생각하면 불효자라는 생각이 들지만 올해 안에 개성까지 경의선이 연결되어서 고향 땅을 밟아 보고 싶다"고 말했다.

황해도 송화군이 고향인 임원무(78·고양시 일산구) 씨는 "도라산역까지 와보니 북녘 땅도 머지 않아 밟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며 "남북 경의선 완공과 함께 실향민들의 고향 땅 찾아보기 행사도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라산 역을 처음으로 방문한 실향민들은 도라산 역 개통식에 참여한 후 도라산 역사와 주변 민통선 지역을 둘러봤다. 그리고 철도청이 마련한 침목 서명대에 통일기원 글을 남긴 후 1시간 30분만에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올 들어 최대 명절인 설과 부시 미 대통령 방한 당시 등 두 차례 특별열차가 운행돼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던 이곳 도라산 역은 다음달이면 운행 횟수도 늘고 안보관광지인 제3땅굴, 도라전망대 등과 연계 관광도 시행돼 세계적인 명소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철도청 관계자는 "출입인원의 확인 및 통제 등의 문제로 1일 열차운행 횟수를 2회로 하고 1회에 3백명 이내로 출입인원을 제한할 계획이어서 사전에 승차할 역에서 승차권 구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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