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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와 환경단체에서 보전가치가 높다고 권고한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초리 민통선 일대 '새울천' 주변 습지가 점원리에 이어 또 훼손됐다. 이 같은 사실은 9일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에 의해 확인됐다.

녹색연합과 주민들에 따르면 군은 미 스토리사격장으로 인해 사유권 행사에 피해를 입은 농민들을 위해 민통선 내 습지 5천여 평을 개간할 수 있도록 허가, 지난달부터 굴착기를 동원해 진입로 개설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개간지 진입로를 300여m 가량 개설했을 무렵, 100여 개의 지뢰가 쏟아져나와 9일 현재 1천여 평을 훼손한 채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녹색연합 서재철 자연생태국장은 "'새울천' 주변 습지가 지난해 5월 점원리 습지훼손 이후 실시한 합동조사에서 생태가치 보전을 위해 개간하지 않기로 합의한 지역임에도 국방부가 일방적으로 이 합의를 깼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 국장은 또 "군이 지뢰제거 작업도 민간인에게 떠넘겼다"며 "지뢰제거는 민간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군이나 전문적인 기술과 장비를 갖춘 허가업자가 해야하는데도 위험지역으로 농민들을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군은 오늘(9일) 군부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광개토부대 정봉훈 정훈참모는 "개답지는 농민들의 생계보전 차원에서 농민들의 요구에 의해 생태계 조사를 토대로 추진됐다"며 "지뢰문제도 농민의 필요에 따라 추진된 만큼 농민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추가 개간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또 "김귀곤 교수 등 학계에서 제한적으로 개간을 해도 된다는 의견에 따라 완충지역을 유지하며 개답지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5천 평 개답에 합의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귀곤 교수는 "습지 파괴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조사 과정에서 습지 중앙부가 약간 빈약하다는 말을 했지만 그곳을 개간하라고 한 말이 아니며 오히려 초리 지역은 습지생태계가 매우 잘 발달돼 있는데다 우리나라 습지 생태계 중 몇 곳 안 되는 중요한 곳으로 보존 가치가 높다는 최종 결정을 환경부와 국방부에 통보했었다"며 국방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군은 이날 습지훼손 현장을 환경단체와 보도진에게 공개했으나 지뢰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입구만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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